영국 극작가 톰 파웰의 희곡 ‘침묵과 소음(The Silence and the Noise)’은 약물 중독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데이즈’와 마약 조직의 심부름꾼 소년 ‘벤’, 두 청소년이 어른들이 만든 고립의 세계 속에서 서로를 발견하고, 기존의 ‘싸움 방식’을 멈춰 세우며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2021년 영국 파파탕고 어워즈에서 신작 희곡상을 받았으며, 이후 영화로 먼저 제작되어 국제 브로드스테어스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연극 '침묵과 소음' 공연 포스터. 이미지 진윤선 제공
연극 '침묵과 소음' 공연 포스터. 이미지 진윤선 제공

올해 2025년 1인 연출가 프로젝트 ‘스칸도 프로젝트’를 시작한 진윤선 연출이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연극 <침묵과 소음>(작 톰 파웰, 연출 윤색 진윤선, 번역 최유솔)을 11월 삼일로창고극장 무대에 올린다. <침묵과 소음>의 국내 초연이자, 최초의 연극화이다.

진윤선 연출은 “청소년 고립과 정서적 단절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금,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이 더욱 절실해졌다”라며 기획의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 작품은 ‘고립’의 문제를 바라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처절한 현실에서 서로 대립하고 갈등합니다. 그들에게 남은 건 고립감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고립과 외로움은 성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도달하지 못한 채 평생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외로움은 세대를 건너 이어집니다.

<침묵과 소음>은 고립 속에서 서로를 만난 두 청소년을 보여줍니다. 그들의 만남은 감상적인 희망이 아니라 버티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서로의 흉터를 알아보고 처음으로 공감에 이르는 찰나에 우리는 고립으로부터 벗어날 가능성을 봅니다. 아이들이 서로의 손을 가볍게 맞잡았다 놓은 것처럼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작은 한 걸음을 내딛는다면 우리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침묵을 조금씩 깨나가는 모든 이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작은 연대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미지 진윤선 제공
이미지 진윤선 제공

이번 공연에서 배우 류원준이 런던 출신, 마약 공급 조직의 심부름꾼 ‘벤’을 연기한다. 류원준은 네이키드블루스의 <이 세상 너머>, 우리문화재단의 <봄밤>, 혜화동1전지의 <각방프로젝트:n개의 안전>와 <메리, 크리스, 마쓰>, 국립극단의 <햄릿>에서 열연했다.

켄트 지역 작은 마을에서 약물 중독자 어머니와 함께 사는 ‘데이즈’ 역에는 배우 박세인이 캐스팅됐다. 박세인은 정동극장 <도비왈라>, 혜화동1번지 <쿠기, 앤, 크림>, 을지공간 <만나러 갈게, 비는 오지만>, 대학로예술극장 창작산실 <이상한 나라의, 사랑>, 국립극단 <영지> 등에 출연했다.

이미지 진윤선 제공
이미지 진윤선 제공

연극 <침묵과 소음>은 오는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삼일로창고극장(서울 중구 삼일대로9길 12)에서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