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은시 작가는 회화와 설치의 경계를 넘나들며 구조와 인식의 문제를 집요하게 탐구해왔다.
8월 6일 갤러리밈에서 개막한 개인전 《아틀라스의 어깨 끝》에서는 그동안 작가가 탐구한 작업을 볼 수 있다. 이번 개인전은 조은시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주제인 '불가항력적 구조'와 '관습적 시스템' 에 대한 조형적 사유를 바탕으로, 회화와 설치 작업을 병렬적으로 구성한 전시다. 평면 회화부터 공간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식 실험을 통해, 보이지 않는 힘과 인간이 만들어낸 구조 사이의 긴장을 시각화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주요 작품 중 하나인 '바람의 방향'(2024) 은 바람이라는 비가시적 자연 현상을 기호화한 대형 회화로, 바람개비, 풍향계, 종이비행기 등 다양한 시각적 상징이 화면에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다. 관람객은 이 이미지들을 따라가며 자연과 인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사유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단일 작품에 머무르지 않는다. 종의 분류, 속담, 단위 묶음과 같은 인위적 시스템, 그리고 자연재해나 혈연과 같은 통제 불가능한 질서에 대한 탐구는 회화와 설치작업 전반에 걸쳐 다층적으로 전개된다. 균형추, 행거, 천, 비정형 구조물을 활용한 가변 설치 작업은 평면 회화의 내부 논리를 공간적으로 확장하여 감상자에게 능동적 지각의 경험을 제공한다.
조은시 작가는 “우리는 어떤 전체의 일부이면서도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살아간다”고 말하며, 체계 속에 놓인 개별성의 조건을 회화적 언어로 번역한다. 그는 이미지뿐 아니라 그것을 지지하는 구조, 배치, 조건 자체를 작업의 일부로 포섭하며, 회화를 인식의 매개로 삼는다. 그 결과, 작품은 단지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하나의 인식적 장치로 기능하게 된다.

이번 개인전은 조은시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주제인 '불가항력적 구조'와 '관습적 시스템' 에 대한 조형적 사유를 바탕으로, 회화와 설치 작업을 병렬적으로 구성한 전시다. 평면 회화부터 공간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식 실험을 통해, 보이지 않는 힘과 인간이 만들어낸 구조 사이의 긴장을 시각화한다.
조은시 작가는 최근 2025 Kiaf Seoul ‘하이라이트 작가 10인’에 선정되고,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지원사업 및 아티팩츠 《알마낙: 50인의 한국 동시대 작가》에 참여하는 등 동시대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작가다.

이번 개인전은 Kiaf Seoul 개최에 앞서, 조은시 작가가 지금까지 쌓아온 조형적 실험과 사유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이자, 회화의 확장 가능성을 질문하는 동시대적 시도다. 회화, 설치, 언어, 질서, 구조가 겹겹이 교차하는 전시 공간 안에서, 관객은 그 다층적인 흐름에 능동적으로 개입하게 될 것이다.

작가 조은시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현재 동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개인전 《아틀라스의 어깨 끝》은 8월 6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밈에서 개최되며, Kiaf Seoul 갤러리밈 부스(A31)에서도 작품을 확인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