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강원갤러리 선정작가전 포스터. 이미지 갤러리은
2025 강원갤러리 선정작가전 포스터. 이미지 갤러리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갤러리은(Gallery Eun)은 2025 강원갤러리 선정작가전의 일환으로 8월 20일부터 25일까지 송병진 개인전 《자연+자아+일기》와 박서령 개인전 《빛과 여정》을 각각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5 강원갤러리 선정작가전의 세 번째 전시로, 강원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사)한국미술협회 강원특별자치도지회가 주관하며 지역 작가들의 창작 활동 지원 및 지역 미술 방향성 모색을 위해 마련되었다.

송병진 개인전 《자연+자아+일기》

1층에서 진행되는 송병진 작가의 《자연+자아+일기》에서는 자연과 자아, 그리고 삶 속에 스며든 인연을 회화로 풀어낸다. 

송병진,  인연의 일기, 2025, 먹 채색 화선지(rice paper), 162×97㎝(100호M). 이미지 갤러리은
송병진, 인연의 일기, 2025, 먹 채색 화선지(rice paper), 162×97㎝(100호M). 이미지 갤러리은

송병진 작가에게 자연은 빼어난 풍광을 넘어 마음을 씻고 고요한 울림을 전하는 존재다. 직접 마주한 풍경에서 받은 감정을 실경산수로 담아내고 세월 속 스며든 인연을 작은 문양으로 표현한다. 이 문양들은 일정한 크기로 반복되며 작가의 기억과 울림 그리고 노래처럼 이어져 화면을 구성한다.
자연에서 받은 감성은 자아의 토대가 되며 작품에는 만남과 이별, 희로애락, 생로병사의 순환이 담겨있다. 복잡한 해석 없이 자연과 자아 그리고 일기인 그의 작품은 모여지고 풀어지는 문양 속에서 깊은 여운과, 우연과 필연으로 이어질 인연의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송병진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소개한다. 

송병진, 同行-청평사 가는 길, 2023, 먹 채색 화선지(rice paper), 162×97㎝(100호M). 이미지 갤러리은
송병진, 同行-청평사 가는 길, 2023, 먹 채색 화선지(rice paper), 162×97㎝(100호M). 이미지 갤러리은

“나의 삶에 스며드는 수많은 관계 속에 어우러지는 인연들은 세월에 담겨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져 간다. 
심안(心眼)에 흐르고 채워지는 마음의 울림은 정제(整齊)된 모양으로 자리매김을 한다. 그러한 것 중에 우선하는 것이 자연의 모습을 옮겨 담아내는 실경산수이다. 
빼어난 풍광을 접하게 되면 복잡한 마음이 사라진다. 자연이 주는 감성이 내 몸 안을 휘 집고 적절한 순간에 종이와 붓 그리고 먹물이 감정이입을 통해 내가 보았던 자연의 모습을 조용한 마음으로 감사하며 표현한다. 이러한 실경산수를 그리면서 인간적인 삶 속에 녹아드는 인연을 생각하게 된다.
나의 인연들! 수많은 세월 속에 내 몸 안에 녹아 스며든 인연들은 정제되고 또 정제된다. 기억이 사라지기전까지는 나를 일깨우는 마음의 조각들이 흐르고 있다. 내 안에 세워진 自我를 향해 노래 부르듯 기억을 토해내고 오랜 시간을 통해 거르고 또 거른다. 작게 그리고 일정한 크기의 문양은 나의 인연들이다. 화면의 구성은 이들과 연관된 노래이며 소리이다. 밤하늘의 별들이 소리 없이 다가오는 것과 같다. 고요함의 소리이다.

송병진, 한계령에서, 2025, 먹 채색 화선지(rice paper), 130.3×80.3㎝(60호M). 이미지 갤러리은
송병진, 한계령에서, 2025, 먹 채색 화선지(rice paper), 130.3×80.3㎝(60호M). 이미지 갤러리은

들리지 않지만 보는 것으로 움직임을 말하고 감성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으로부터 얻어짐과 이를 이어주는 감성이 내 안에 쌓여진 원리 같은 틀이 자아(自我)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복잡한 이유와 원리를 붙여 억지로 해석해내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보다는 그냥 자연과 자아 그리고 나의 일기인 것이다.
인연의 촉을 작은 문양으로 풀고 그 원형은 셀 수 없는 나의 울림이고 노래 가락처럼 이어진다. 고요함 속에 파고드는 그 감성의 진동은 모여짐과 풀어짐의 깊은 여운을 통해 미지의 조명(照明)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우연과 필연으로 지속(持續)될 인연 속에 파생되는 그 울림을 표현하였다.

송병진, 인연의 여정, 2024, 먹 채색 화선지(rice paper), 162×97㎝(100호M). 이미지 갤러리은
송병진, 인연의 여정, 2024, 먹 채색 화선지(rice paper), 162×97㎝(100호M). 이미지 갤러리은

세상에 태어나 눈뜨고 살아오면서 나에게 주어지는 수많은 인연들은 삶의 궤적으로 쌓여져 마음의 길을 만들어 놓았다. 만남과 떠남의 소통 속에 희비가 교차하고 생로병사가 우주의 근본이고 원리인 그저 당연한 것을 깨닫게 한다. 내 안에 감춰진 나의 시계를 볼 수 없지만 지금까지 걸어왔고 앞으로 걸어 갈 나의 삶을 노래할 것이다.
2025년7월8일 작업실에서”

 
박서령 개인전 《빛과 여정》

갤러리은 2층에서는 장소와 시간 속 빛과 경치를 바라보며 감정의 여정을 담아낸 박서령 작가의 개인전 《빛과 여정》이 열린다. 작가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동해의 빛과 경치에서 받은 감성을 ‘수묵채색의 빛’으로 승화시켜 작품에 담아낸다.

박서령, 빛-나무 사이로, 2025, 한지, 수묵채색, 65x50cm. 이미지 갤러리은
박서령, 빛-나무 사이로, 2025, 한지, 수묵채색, 65x50cm. 이미지 갤러리은

그의 작품은 ‘빛 – 나무 사이로’, ‘바위결 따라 흐르는 빛’ 등 감정의 여정과 함께한 경물을 제목에 담아내며 마음의 흐름을 전한다. 반복적인 점과 선, 색을 더하는 작업을 통해 빛을 향한 소망과 새로운 에너지를 향한 의지를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빛과 감성의 여정을 통해 관람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박서령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소개한다. 

“빛과 여정은 
장소와 시간으로부터 
빛 - 경치(景致)를 바라보며 
감정의 여정(旅情)을 담은 작업들이다. 

나의 작업은 
동해의 삶의 시간으로부터 
동해의 빛 - 경치를 바라보며 
감정의 여정들을 ‘수묵채색의 빛’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빛과 여정은 
어둠으로 들어가는 시간과 어둠에서 빠져나오는 시간들의 경색(景色)들로부터, 
수묵 위에 색을 치는 수묵채색의 조형으로부터 감정의 여정으로 이어갔다. 

나의 그림 제목은 
감정의 여정들과 함께한 경물(景物)의 이름들이다. 

바다-바람결, 바위결에 따라 흐르는 빛 / 은은한 바다빛 / 빛 - 숲 사이로, 나무 사이로 / 설(雪)빛 – 눈(雪)바람 까막바위 / 빛-바다와파도와모래알 등의 제목을 붙이며 마음의 흐름으로 이어갔다. 

박서령, 바위결 따라 흐르는 빛, 2025, 한지, 에수묵채색, 45.5x53cm. 이미지 갤러리은
박서령, 바위결 따라 흐르는 빛, 2025, 한지, 에수묵채색, 45.5x53cm. 이미지 갤러리은

빛 경치로부터 감정의 여정으로 이어가는 작업은 빛을 향한 절실한 소망과 희망, 그리고 새로운 에너지를 향한 승화의 의지이다. 
지속적으로 점을 찍고 선을 긋고 색을 치는 반복적 행위의 정성들이다. 

‘나무는 자연이 아니라 정신이고 충동이 아니라 의지이다’라는 
헤르만 헤세(나무들)의 사색과 사유를 하며... 흐르는 바람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 집중을 한다.
‘빛과 여정’에 대한 작품 설명은 다음과 같다.

새벽빛 – 나무 사이로
어둠에서 나오는 시간에 나무 사이로 비추는 주황빛과 그림자 같은 실루엣의 대비로부터 오는 강렬한 인상을 표현한 것이다. 주황빛과 어두움의 대비로부터 오는 에너지는 삶의 시간의 고통과 기쁨이 공존하는 사유에 대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저녁 빛 - 숲 사이로 
솔나무로 우거진 숲사이로 보이는 저녁 빛의 경치를 표현한 것이다. 

박서령,  설(雪)빛-눈바람 까막바위, 2025,  한지, 수묵채색,  65x91cm. 이미지 갤러리은
박서령, 설(雪)빛-눈바람 까막바위, 2025, 한지, 수묵채색, 65x91cm. 이미지 갤러리은

설(雪)빛 – 설한풍(雪寒風) 까막바위 
바람이 많이 불고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밤에 까막바위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까막바위는 뒤에서 보면 주황색이 감도는 표면에, 절벽 같은 납작한 조형 이미지를 갖고 있다. 나는 설한풍이 있는 깜깜한 밤의 까막바위로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밤길에서 캄캄한 절벽을 만난 것처럼 체념의 감정이 이입되었고, 한편으로는 바람과 하얀 눈이 거세게 날리는 상황에서 주황색이 감도는 바위의 모습은 새로운 에너지로 다가왔다. 그리고 하얀 눈빛은 소망(素望)의 사유로 이어졌다. 

박서령,  은은한 바다빛, 2025,  한지, 수묵채색, 117x80cm. 이미지 갤러리은
박서령, 은은한 바다빛, 2025, 한지, 수묵채색, 117x80cm. 이미지 갤러리은

바다 – 은은하게 떠다니는 빛 
비가 온 후 저녁 시간에 바다 위에 은은하게 떠다니며 움직이는 빛으로부터 하늘빛으로 하나가 되는 바다의 황홀한 광경을 담백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바다 - 바람결 따라 흐르는 빛
정면으로 불어오는 파도의 그늘진 바람결을 맞으며, 동시에 멀리 보이는 신기루 같은 수평선은 사색의 자극을 불러왔다. 붓질은 굴곡진 파도의 그림자로부터 잔잔하게 흐르는 수평선으로 이끌어 가며 평온으로 가는 소망으로 이어졌다.

박서령, 바다-바람결따라 흐르는 빛, 2025,  한지, 수묵채색,  72x53cm. 이미지 갤러리은
박서령, 바다-바람결따라 흐르는 빛, 2025, 한지, 수묵채색, 72x53cm. 이미지 갤러리은

바다 – 바위결 따라 흐르는 빛
바위 조형은 바다에 은은하게 떠다니는 빛 경치와 먹 빛으로 그림자 같은 실루엣의 대비기법으로 조형하고, 수묵위에 채색으로 치는 붓 터치로부터 바위 결 따라 흐르는 빛을 표현하고자 했다. 바람과 파도와 눈비, 생명들이 사는 바다에서 다양한 환경을 받아들이며 굳건하게 그 자리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은 삶의 소망과 에너지의 여정으로 이어졌다.”

2025 강원갤러리 선정작가전은 9월 1일까지 갤러리은에서 이어지며, 강원 지역 작가들의 개인전이 순차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