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년 만의 계엄으로 마지막 달을 보냈던 대한민국.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걱정스러운 전망 속에 맞이하는 새해 2025년은 을사년으로 외교권을 강탈당했던 을사늑약 120주년이기도 하다.
세밑 국제정세와 우리 역사의 관계를 조명하는 역사특강이 열린다. 고대사와 해양 교류사를 연구한 동아지중해 이론의 대가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는 31일 오후 1시부터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 3층 다목적홀에서 송년 역사문화강연을 개최한다.
‘(20세기) 조선의 멸망과 (21세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세계사적 배경’을 주제로 한다. 이번 강연은 120여 년 전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되는 국가 간 그레이트 게임을 중심으로 세계 질서의 이해와 국제 관계의 메커니즘 측면에서 우리 역사를 조명한다.

윤명철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한 지역에서의 분쟁이 아니라 세계 질서의 변화와 관련된 중요한 사건이다. 미국 중심의 1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전환되는 중이며,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 러시아, 유럽 연합 등이 각각 다른 전략적 이익을 가지고 충돌을 불사하며 미국과의 경쟁 속에 새로운 국제 질서를 형성해 가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러한 파워시프트(Power Shift, 권력 이동)의 중요한 사례로, 새로운 그레이트 게임(New Great Game)의 시작일 수 있는 사건”이라고 강연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레이트 게임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 대륙 세력인 러시아와 해양 세력인 영국이 흑해, 중앙아시아, 동아시아의 동해 등을 둘러싸고 벌였던 정치적·군사적인 경쟁을 의미하는데, 현재 국제 관계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러‧우 전쟁은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 과거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며 현재와 미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성을 시사한다”라고 한다. 국제적인 그레이트 게임 상황 속에서 국권을 잃었던 조선의 역사를 조명하며 현재 대한민국이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북한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상황에 대해 분석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 삶과 밀접하게 미치고 있는 영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강연이 열리는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 3층 다목적홀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에서 70m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