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청뱀의 해 을사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사진 Pixabay 이미지
2025년 청뱀의 해 을사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사진 Pixabay 이미지

금강산
뻘 속 천 년 이무기.

폭우 뚫고
승천해
청룡 새끼로
하늘 못에 살다

홍익인간하라는
아비 뜻 따라.
아내 손 놓고
내려와
世波(세파) 맞아가며
한 해 내내
在世理化(재세이화) 하느라
상처투성이 될 때.

삼신 할매,

도당산 당나무
그늘 품에
두꺼비들 불러 모아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께
새 집 다오.'

날 마다 날 마다
손바닥 두드리며
천둥 소릴
내더니.

끝 날.
청룡. 하늘로 회향하고

새 날.
청 뱀. 흰 구름 타고
쌕 쌕
날라와
헌 집 옆
새 집에 착지한다.

무지개 피어올라
하늘과 세상 잇는다.

또 한 해
몸뚱이 허물 가득차더라도
청 뱀
홍익인간 할게다.

기운 차리자.
새 날이다.

청뱀 따라
훌 훌
허물 벗고
청빛으로 재생하자.

청뱀 해 첫 날 첫 아침에.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 우즈베키스탄 국립사마르칸트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 우즈베키스탄 국립사마르칸트대학교 고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