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철, Middle ground, 2024, oil on canvas, 194x130cm (120F). 이미지 갤러리박영
정재철, Middle ground, 2024, oil on canvas, 194x130cm (120F). 이미지 갤러리박영

정재철 작가는 현대인이 맺는 수많은 관계 속의 이야기를 작업에 담아낸다. 인물에서 시작한 그의 작업은 점차 인물을 배제하고 추상으로 나아가며,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감정을 순화하는 표현 방식에 집중해 왔다.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 텍스처가 어우러져 감정의 물질적 형태를 연상하게 하며, 화면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컬러와 질감은 작가가 만들어낸 ‘타협’의 흔적을 담고 있다. 작가는 때로 계획과 다르게 흘러가기도 하며, ‘모순’을 주제로 한 인물 위에 추상을 덮어씌우고, 비구상 작품과 렌티큘러(lenticular) 기법을 결합하여 작품을 완성해 간다.

갤러리박영이 11월 5일 서울 청담동 전시관(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16 B2, 더트리니티플레이스)에서 개막한 정재철 작가 초대 개인전 《Middle Ground: 해체된 시선》에서는 이러한 작가의 작업을 볼 수 있다.

정재철, Middle ground, 2024, oil on canvas, 194x130cm (120F). 이미지 갤러리박영
정재철, Middle ground, 2024, oil on canvas, 194x130cm (120F). 이미지 갤러리박영

이번 전시의 부제목인 ‘해체된 시선’은 정재철 작가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함축한다. 단순히 보이는 대상을 넘어 그 너머의 의미와 시각을 탐구하는 정재철 작가의 작품들은 정형화된 틀과 정의를 허물고, 새롭고 다층적인 시각적 경험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작가의 작품은 현대 사회의 모순된 관계와 갈등 속에서 해체적 시선을 통해 진정한 의미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박영에서 열리는 정재철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물감의 질감을 두텁게 사용하여 컬러를 아름답게 표현한 <Middle ground> 추상회화 시리즈와 유명 인물을 렌티큘러 기법을 사용하여 인간의 근원적 모순을 표현한 ‘Unfamiliar face’의 신작과 소품까지 한 자리에 모아 정재철 작가의 새로운 추상 세계를 소개한다.

정재철, Unfamiliar face (Venom), 2024, oil on canvas, 116.8x80.3cm(50P). 이미지 갤러리박영
정재철, Unfamiliar face (Venom), 2024, oil on canvas, 116.8x80.3cm(50P). 이미지 갤러리박영

정재철의 대표 연작 ‘Middle Ground’ 시리즈의 120호 대형 신작 3점을 포함해 다양한 크기의 추상 회화를 통해 진화하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탐색할 수 있다. 이 120호 작품들은 물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에서 발전하여 긁기 작업이 작품에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작가의 또 다른 연작인 렌티큘러 작품 ‘Unfamiliar Face’ 시리즈를 통해 역사와 시대 속 인물의 모순을 해체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유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최근 개봉한 화제작 <베놈: 라스트 댄스>(2024)의 주인공을 재해석한 ‘Unfamiliar Face(베놈)’ 작품도 선보여, 영화 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재철, Unfamiliar face (Deadpool), 2024, oil on canvas, 116.8x80.3cm (50P). 이미지 갤러리박영
정재철, Unfamiliar face (Deadpool), 2024, oil on canvas, 116.8x80.3cm (50P). 이미지 갤러리박영

1980년에 태어난 정재철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갤러리박영청담 정재철 초대개인전 《Middle Ground : 해체된 시선》은 11월 30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