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지, 자유여행 in New York, 2024,  비단에 진채, 72.7 × 90.9cm. 이미지 갤러리 그림손
강민지, 자유여행 in New York, 2024, 비단에 진채, 72.7 × 90.9cm. 이미지 갤러리 그림손

전통의 가치와 현대적 이야기를 접목하여 각자 자신들이 추구하는 문화적 가치와 예술성을 비단에 표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갤러리그림손에서 6월 26일(수)부터 7월 8일(월)까지 기획전 《전통의 재해석》을 진행한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이 전시는 정해진진채연구소와 갤러리그림손이 협업하여 기획한 전시이다. 전시 타이틀과 같이 전통을 이어가되 현대인에게 재평가되어 새롭게 표현된 방식을 보여준다. 비단에 석채를 사용하여 진채법으로 작업하는 진채연구소 작가 강민지 김경아 노경아NoA박미영 박솔란 여설화 이선 이수진 장미리 정학진 최지현 최지희  총 13명이 참여했다. 매년 주제에 맞게 선정된 새로운 작가들로 구성하여 전시하여 주관적 창의력과 전통을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성을 볼 수 있다. 전통의 아름다움이 현대의 작가를 만나 그 아름다움이 어떻게 변화하고 이어가는지를 함께 탐구하고자 한다.

강민지 작가는 언제나 위엄 있고 웅장하며 한편으로는 어려워 보이던 동양적 배경 속 보살과 신중을 현대인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동양적 배경보다 오히려 더 익숙하게 느껴질지 모를 “뉴욕”으로 옮겼다. 자신의 작업을 강민지 작가는 이렇게 소개했다.

“전통 불화에서 언제나 엄숙한 모습으로 서 있던 보살들은, 마치 오랜 수행 중 잠시 휴식을 취하기라도 하는 듯 내 그림 속에서 자유여행을 떠나며 현대 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들었고, 이를 통해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아이러니함과 재미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림 속 가장 큰 모습으로 중심에 서 있는 보살은 1702년 성주 선석사 영산회 괘불탱 속 문수보살의 모습에서 따왔다. 생김새는 현대적으로 바뀌었으나 괘불탱 속 문수보살처럼 풍만한 체형과 자비로운 표정은 유지하였고, 원래의 하늘하늘한 옷을 입고 팔을 드러낸 착장은 뉴욕의 서늘한 계절에도 끄덕 없으시도록 두툼하고 멋진 코트를 입혀드리며 현대적 변형을 시도했다.”

노경아, 책거리스티커1, 2024, 비단에 진채, 72x60cm. 이미지 갤러리 그림손
노경아, 책거리스티커1, 2024, 비단에 진채, 72x60cm. 이미지 갤러리 그림손

노경아 작가는 “스티커”이 주목한다.

“스티커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다. 비싼 가방을 사고 싶지만 살 수 없을 때, 스티커를 사는 것으로도 마음이 달래진다.”

장미리, reborn-금동대향로, 2024, 비단에 진채, 55×97cm. 이미지 갤러리 그림손
장미리, reborn-금동대향로, 2024, 비단에 진채, 55×97cm. 이미지 갤러리 그림손

 

장미리 작가는 백제 금동대향로가 다양한 도상을 통하여 백제인들의 이상향을 표현했다면, 현시대에는 다양한 해석을 통해 나만의 독특한 향로가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정학진, 녹턴, 2024, 비단에 진채, 99X55cm. 이미지 갤러리 그림손
정학진, 녹턴, 2024, 비단에 진채, 99X55cm. 이미지 갤러리 그림손

정학진 작가는  '책가도'를 작업했다. 

"나의 작은 욕심, 나의 책가도는 작고 소박한 그저 나에게 주어진 자그마한 뜰 같은 존재다. 그곳에 내가 즐기고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놓은 소확행의 쉼터다.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며 느끼는 감정의 조각들을 나의 기물과 그림의 색상으로 표현해 보았다. 혼자 차 마시면서 잠깐의 여유와 사치를 부리는 나만의 공간에 자그마한 창문이 되기를 소망하며 그린 그림이다."

최지현, 각.첨성대 GAK Observatory, 2024, 비단에 진채, 70×55cm. 이미지 갤러리 그림손
최지현, 각.첨성대 GAK Observatory, 2024, 비단에 진채, 70×55cm. 이미지 갤러리 그림손

최지현 작가는  각(Center)에 주목한다. 

"'GAK 시리즈'. 생각을 기록하고 보관하는 각(Center) 우리가 보는 별은 사실 과거의 흔적. 어쩌면 같은 별을 봤을지 모르는 두 여왕 이야기. 그리도 또 그 별을 찾고 싶은 우리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