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sense, 2024,  Mixed media on canvas, 91x65cm. 이미지 TYA
Nonsense, 2024, Mixed media on canvas, 91x65cm. 이미지 TYA

강솔 작가는 '선명한 완결을 위해 버려지는 것들을 구조하기'라는 주제로 작업한다. 이를 위해 실크스크린, 에어브러쉬, 그래피티, 오브제 콜라쥬 등 다양한 기법을 여러 차례 겹쳐 ‘모호함’을 표현한다. 최근에는 기법을 넘어 구상과 추상, 텍스트(언어)와 이미지의 관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서촌에 있는 TYA(티와이에이)는  2월 13일부터 2월 25일까지 강솔 작가의 개인전 《Hidden in the Sand》전을 선보인다.

강솔 작가는 《Hidden in the Sand》에서 총 11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의 록 밴드 Tally Hall의 노래 ‘Hidden in the Sand’에서 제목을 차용한 이번 전시는, 누군가를 완전히(또는 "잘") 이해하는 어려움에도 소심하게 사랑하는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에 주목한다. 작가는 종종 간과하거나 하찮게 여기는 것들을 조명하고, 시청자들이 더 자세히 보도록 제안한다. 작품에는 해변 위에 남겨진 낙서와 같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이미지들이 등장하는데, 이러한 이미지가 관객들의 상상력에 무한한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영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A Joke Worse than Death, 2023. Acrylic on linen, 91 x 72.7cm. 이미지 TYA
A Joke Worse than Death, 2023. Acrylic on linen, 91 x 72.7cm. 이미지 TYA

"뉴스, 만화, 영화, 광고 등은 매끈하고 선명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나는 반대로 부러 숨기는 것, 부러 흐리게 하는 것, 부러 날카로운 보호색을 두르는 데서 시작한다. 이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들, 말끔하게 드러내 보이는 것들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타인을 멀리서 관찰하고, 그를 이해하는 대신 선명히 감각하려 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의 두려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중첩을 통해 모호하게 만드는 행위와 얇은 레이어를 쌓아 하나의 시선을 만들어내는 일은 파도처럼 몰려오는 시간에, 몰려오는 두려움에 경도되지 않고 대안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이다.

  돌멩이가 모래알이 될 때까지 알알이 쓰다듬는 과정을 거치며, 모래사장에서 한 움큼 집어 들었을 때 시간의 흐름만큼 새어 나가는 모래알에 슬퍼하며, 세상에 대한 인식은 완벽한 정복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관계를 통해 점차 이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돌멩이가 모래알이 될 때까지 알알이 쓰다듬으며, 손가락 틈새로 흐른 모래알들을 구조하러 가자. 선명한 완결을 위해 버려지는 것들을 구조하러 가자. 오늘날 넘치는 정보 속 쉽게 읽어낼 수 있으나 동시에 온전히 이해하는 것과 같을 수 없는 타인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러 가자. "(전시 서문)

Never Cry Again Buttercup, 2023. Mixed media on canvas, 90.9x72. 이미지 TYA
Never Cry Again Buttercup, 2023. Mixed media on canvas, 90.9x72. 이미지 TYA

 강솔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표류하는 마음이 도달할 모래사장은 어떤 모습일지 관람객들과 함께 상상해 보려 합니다. 이는 꺼끌거리는 현실에서, 그럼에도 힘을 잃지 않게 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넘치는 정보 속 쉽게 읽어낼 수 있으나 동시에 온전히 이해하는 것과 같을 수 없는 타인을, 그럼에도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강솔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 판화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판화 전공)를 졸업했다. 

 서촌 TYA(티와이에이)의 전시 관람료는 무료이며, 관람 시간은 12:00 ~ 18:0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