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교육혁신가이자 미래학자인 마크 프렌스키는 젊은이들이 우주산업의 발전에 따라 우주여행을 하게 될 것이지만 지구 안에서도 우주여행 못지않게 멋진 일이 가득 펼쳐질 것이라고 말한다. ‘역량강화로 가는 새로운 여정(The New journey to Empowerment)’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역량강화로 가는 여정은 대략 2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 기간은 21세기에 태어난 현재의 청소년이 성장해서 세상을 주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맞먹는다. 그가 쓴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 온다》(허성심 옮김, 한문화, 2023)는 지금 청소년 세대와 그들의 역량이 점차 강화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2040년쯤 청소년 세대가 생활할 공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기에 21세기 청소년들을 위한 미래교육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마크 프렌스키 지음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 온다" 입체 표지. 사진 한문화
마크 프렌스키 지음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 온다" 입체 표지. 사진 한문화

지금의 청소년은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다.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이미 여러 가지 면에서 20세기에 태어난 이들과 완전히 다르다. 겉보기에는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이제 더는 ‘우리가 아는 그 아이들’이 아니다. 그들은 살아가는 세상과 함께 그들의 능력과 생각도 빠른 속도로 그리고 급진적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그러므로 이들을 교육하고 양육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의 성장 과정, 호칭, 생활 공간, 학습과 기술, 직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인식(프레임) 전환’이 필요하다. 20세기 방식으로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청소년의 시대를 ‘성장을 위한 역량강화의 새 시대’라고 부른다. 저자가 생각하는 역량 강화는 ‘주도적인 방향 결정’과 ‘영향력 있는 사회참여의 실현’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역량이 강화된 청소년들은 부모나 조상들이 그 나이에 할 수 있었던 수준을 뛰어넘어 인류에게 유익한 일을 해내고 세상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량강화로 가는 여정의 목표는 수십억 명에 이르는 새로운 세대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어릴 때부터 종종 작은 팀을 구성해 세상에 이롭도록 그 힘을 사용하게 돕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 아이들을 돕고 싶다면 어른들은 가장 먼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청소년 보호’에서 ‘청소년 역량강화’로 새롭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지금의 청소년을 날 때부터 테크놀로지와 한 몸을 이룬 ‘하이브리드형 인간’이라 정의한다. 그가 20년 전에 제시한 신조어인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s)’ 1세대이기도 하며, 지금의 어른들과는 완전히 다른 역량과 가치관, 신념을 가진 신인류이자 알파세대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2023년의 키워드로 떠오른 챗GPT부터 생성형 인공지능, 메타버스와 클라우드까지,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빠른 속도로 현실화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새로운 기술과 그 덕분에 다가올 변화에 주로 주목했을 뿐, 실제로 이것을 활용하면서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이할 우리 아이들은 고려하지 못했다. 기성세대가 새롭게 다가올 세상을 두려워한다면, 아이들은 오히려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를 신나는 개척지 같은 곳으로 여긴다.

마크 프렌스키 지음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 온다" 표지 사진 한문화
마크 프렌스키 지음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 온다" 표지 사진 한문화

 

이 신인류, 알파세대를 돕기 위해 우리가 마주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인간과 테크놀로지의 공생관계가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되도록 빨리, 완전히 실현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테크놀로지를 사용하지 않고는 새롭고 색다른 일을 수행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계가 우리를 돕고, 우리 또한 기계를 돕는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공생’이라 부르는 것이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류의 생활 공간이 실제 생활 공간, 제2의 생활 공간이라는 ‘상상력의 세계’에 더하여 제3의 세계라고 불리는 세상, ‘클라우드’가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존재하게 되었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클라우드 세상 안에서 수익성 있는 사업을 포함해 온갖 종류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고 그것도 집이나 스크린 앞을 떠나지 않고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 예전에는 전혀 할 수 없거나 간신히 할 수 있었던 일들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현실 세계와 클라우드 세계가 어느 한쪽이 더 좋거나 더 중요하다고 보는 관점에서 두 세계가 동등하다는 관점으로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요한 사실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신념을 바꿔야 하는 건 청소년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기성세대란 점이다.

저자는 역량강화의 새 시대에는 교육에 관해서도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학업적 성공이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이미 수없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모든 청소년에게 학문 교육이 유용하고 모두가 이런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이 긍정적인 영향력을 펼칠 수 이는 목표를 실현함으로써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역량강화의 새 시대에 맞춰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학습 프레임은 특정한 학문을 일정한 형식으로 배우는 ‘형식 학습’을 그 자체로 가치 있는 목표이자 필수 과정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진짜 세상에 유용한 일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다. 저자는 “학습 자체를 최종 목표로 설정하는 건 우리가 지금까지 유지했던 중대한 실수 중 하나”라고까지 말한다. 우리의 목표는 ‘모든 이가 적극적으로 사회참여 실현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나 ‘모든 이가 긍정적이고 유용한 일을 해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 학교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제안한다. 21세기 청소년의 새로운 목표는 역량이 강화된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이고, 역량강화는 곧 자기 주도와 영향력 있는 사회참여 실현임을 꼭 기억하자고 한다.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 온다》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새로운 세상에 관한 혁신적이면서도 시의적절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며,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기성세대와는 너무나 다른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교육자, 스마트폰과 비디오게임과 유튜브에 빠져 사는 자녀를 둔 부모, 교육의 미래가 궁금하거나 사고방식의 전환을 추구하는 모든 이에게 미래를 이해하고 대비하는 최고의 비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