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미국 존스홉킨스 소아청소년정신과 지나영 교수가 십대에게 ‘딴딴’한 마음 단련법을 전한다. 최근 펴낸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자음과모음, 2023)에서다.
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정신과 의사로서 만성 난치병을 앓는 환자로서 겪은 경험과 생각을 십대들과 나눈다. 또 누구에게나 처음이고 쉽지 않은 청소년기를 좀더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팁도 소개한다. 세상에서 뜻을 이루며 재미있게 살아가는 방법, 그 과정에서 때때로 찾아오는 어려움을 잘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여기서 정신건강의학이나 심리학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영업 비밀’이라는 중요한 치료법을 털어놓는다. 바로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이다. 이를 바탕에 두고 지 교수는 생각을 전환함으로써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방법을 이야기해준다.
지 교수는 ‘내면의 힘’을 강조한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로서 그가 해주고 싶은 말은 “외부 상황과 상관없이 스스로 단단히 설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기르자”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면 ‘나를 지탱해 주는 건강한 마음(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건강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 선택과 행동이 청소년의 미래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 교수는 학생들에게 내면을 잘 관리하는 것도 커다란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지 교수는 20년 가까이 청소년을 만나면서 한 가지를 깨달았다. 그것은 “내면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환경에 처하든, 어떤 힘든 문제를 겪든 옆에서 도와주고 방법을 알려 주면 시간은 걸리지언정 대부분 회복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잠재력을 깨워서 얼마나 꺼내어 쓰는가에 달려 있다고 지 교수는 강조한다.
이를 위해 지 교수는 자신에게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다”고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일깨운다.
왜? 우리는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부터 부정적인 메시지를 들었다면 그것은 진심이 아니라 더 열심히 하라고 채찍질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가 자신의 가치와 존엄성을 해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사실이 아닌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는 대신 외쳐라.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다”
또한 명상과 호흡을 가르칠 때도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를 되뇌이라고 권한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것은 “그 누구도 ‘나’보다 가치를 크게 두면 안 된다”는 점이다. 자신의 가치를 남과 비교하여 스스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혹시 둘 중 한 사람을 더 존중해야 한다면 그건 ‘나’여야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을 더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여야 해요. 내가 아닌 남에게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내 생각과 의견, 시간과 에너지를 일방적으로 희생하지 말기를 바라요.”
아울러 그 방법 또한 알려준다.
지 교수는 자신에게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yity disorder) 가 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런데도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비결로 ‘김밥 요법의 결과’라고 밝혔다. 이는 ‘작은 스텝으로 시작하라!’였다. 김밥을 통으로 먹으려면 힘들고 목도 막히지만, 한입에 들어갈 크기로 자르면 훨씬 먹기 쉽다. 지 교수는 하루에 공부할 분량을 정하고 그날에는 그만큼만 해내면 된다. 그렇게 조금씩 하다 보면 배움의 기쁨과 성취감을 느껴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말했다.

지 교수 또한 처음부터 영어를 잘했던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의사로서 환자가 하는 말을 거의 못 알아듣는 상황은 정말 참담했다. 한심하게 느껴지고, 환자한테도 미안한 마음에 혼자 몰래 운 날도 많았다. 정신과 의사를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해야 하나 고민도 했다. 하지만 환자를 만나 열심히 이야기를 듣고 말로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점차 영어를 잘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좀 더 쉽게 다른 언어를 배울 방법이 충분하다. 온라인 강의, 유튜브,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공부할 수 있다.
그러니 지 교수는 “영어를 잘못한다는 이유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지 말라”라고 한다. 지금 당장 어떤 부분이 모자라다고 해서 너무 자책하지 말라는 것이다. 조금씩 익히고 연습하면 된다. 꾸준히 배우고 연습한다면 어느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실력이 금세 쌓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지 교수는 ‘닥터 지와 함께 Let’s do it!’에 따로 정리해 이를 쉽게 실천할 수 있게 했다.
부록으로 “하기 싫은 일도 즐겁게 만드는 마법 같은 말”을 두어 자신을 바꾸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방법대로 하면 생각이 바뀌고 감정이 변하고 행동도 달라진다.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는 자신의 행동을 바꾸고싶다면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