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샤잠! 신들의 분노"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 "샤잠! 신들의 분노"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DC코믹스 <샤잠! 신들의 분노>는 첫 번째 영화를 한층 업그레이드하여 신화와 현실을 오가며 볼거리와 캐릭터의 매력을 더하며, 메시지까지 충족하여 가족이 함께하여 기분 좋을 영화이다.  3월 15일 대한민국에서 최초 개봉한 <샤잠! 신들의 분노>는 문제아로 취급받던 신의 능력을 지닌 슈퍼히어로들이 인간에게 빼앗긴 힘을 되찾으려는 여신들과 세상의 운명을 건 위험한 대결을 펼치는 액션블록버스터다.

전편 <샤잠!>(2019)에서는 슈퍼히어로 샤잠(제커리 리바이)의 탄생을 알렸다면 이번 <샤잠! 신들의 분노>에서는 신들과의 대결을 통해 진정한 슈퍼히어로 탄생한다.  위탁 가정에 살고 있는 빌리(애셔 앤젤)가 우연히 만나게 된 마법사(디몬 하운수)에게 샤잠의 후계자로 선택받고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까지 신의 능력을 얻게 된다. 이렇게 각자의 초능력을 즐기는 사이 이들 앞에 자신의 능력을 빼앗긴 그리스 여신 아틀라스의 딸들인 헤스페라(헬렌 미렌)와 칼립소(루시 리우)가 나타난다. 

샤잠들은 평소에는 학교폭력에 시달리거나 대학 진학, 점점 다가오는 위탁 가정을 떠나야 하는 시기 등을 걱정하고 고민하는 평범한 청소년들이다.  이렇게 영화는 신화와 현실을 오가며 전개되는 절묘한 조화가 매력이다. 

영화 "샤잠! 신들의 분노"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 "샤잠! 신들의 분노" 스틸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그리스 신화를 소환하여 이 영화를 보면 재미가 배가한다. 이들 여신은 신들의 정원에서 황금사과들을 지키고 있었다. 이 황금사과들은 제우스가 헤라와 결혼할 때 대지의 여신 게(Ge)가 선물한 것이고 헤라는 이것들을 아틀라스 산 옆에 있는 신들의 정원에 심게 했다. 이 황금사과들을 머리가 백 개이고 온갖 상이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불사(不死)의 용과 더불어 아틀라스이 딸들, 아이글레, 에뤼테이아, 헤스페리아, 아레투사가 함께 지켰다. 그런데 헤라클레스가 열한 번째 고역으로 아틀라스를 이용하여 이 황금사과들을 가져갔다. 그뒤 아테네 여신이 이 황금사과들은 원래 있던 곳으로 가져갔다. 그것들을 다른 곳에 둔다는 것은 불경한 짓이기 때문이다. 신들은 무조건 불사의 존재로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불사의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특정한 음식을 먹어야 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헤스페리스의 사과였다. 이 사과를 빼앗는 행위는 곧 신들의 죽지 않는 본성을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영화에서 인간이 이 사과를 가져갔기 때문에 여신들이 분노했던 것이고 계속 찾아야했던 것이다. 

영화에서 황금 사과를 찾은 여신들 사이에 의견대립이 생기게 된다. 원래 있던 곳에 심어야 한다는 헤스페라에 칼립소가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황금 사과가 어느새 불화의 씨앗이 된다. 황금 사과를 둘러싸고 다투는 세 여신. 어딘지 기시감이 들지 않은가.  올림포스 최고의 세 여신 아테나, 헤라, 아프로디테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 앞에서 선 모습.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주는 황금 사과. 세 여신은 파리스에게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이 사과를 주라고 했고, 파리스는 황금 사과를 아프로디테에게 주었다. 아프로디테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파리스에게 약속했다. 파리스는 세계 최고의 미녀를 차지했으나 이로 인해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헤스페라(헬렌 미렌)와 칼립소(루시 리우)는 작품 속에서 복수심에 불타 고대 로마의 전사와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여 강한 인상을 준다. 이들은 박물관에 전시 중인 창을 훔쳐 신의 능력을 회복하고 인간의 마음을 조정하여 원하는 바를 얻고 엄청난 힘을 발휘하여 샤잠들을 하나둘 무력화한다. 

 두 번째 여신 칼립소 역 루시 리우는 언니를 죽이고 동생의 능력을 빼앗으면서까지 인간 세계를 완전히 멸망시키려는 악역으로 압도적인 빌런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영화에서는 칼립소가 사과를 지구에 심고 신들의 정원을 지키는 용을 불러 세상을 파괴한다. 사과나무가 자라면서 신화 속 괴물들을 부활시켜 이 세상을 혼돈에 빠트리게 만드는 등 액션과 스케일이 몰입감을 더하게 한다.  장면마다 웅장한 음악이 긴장감을 더한다. 

그 속에서 가족이란 무엇지를 생각하게 된다. 현실 속에서 위탁 가정에 살고 있는 빌리는 나이가 차 곧 위탁 가정에서 떠나가야 할 처지에 있다. 그렇게 떠나면 더는 가족이 아니게 될까. 이제 그는 가족을 잃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그는 그들이 항상 한 팀으로 일하기를 원한다. 여신들과 대결하여 큰 위험에 처하지만 가족이 모두 함께하면서 점차 어려움을 극복하게 된다. 그리고 위탁 가정을 떠나도 가족임을 느끼게 된다.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지만 이들은 강한 유대감으로 피를 나눈 가족보도 더한 가족이 된다.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는 메시지가 남긴 여운이 깊다. 이런 점에서 가족이 함께볼 좋은 영화이다. 

또한 앞으로 DC코믹스 <샤잠!>의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만큼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야기거리가 풍부하니 말이다. 그러니 다음 편을 위해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책을 미리 읽어두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