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촬영" 스틸   이미지 한국영상자료원
"기념촬영" 스틸 이미지 한국영상자료원

서울단편영화제는 삼성나이세스(삼성영상사업단) 주최로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총 4회에 걸쳐 개최하여 ‘대기업이 주최하는 최초의 단편영화제’로 주목받았다. ‘단편’이라는 어휘 탓에 얼핏 ‘작은’ 영화제였을 듯하지만, 서울단편영화제는 참신한 작품과 역량의 신인 감독들을 발굴하며 새로운 한국영화의 공급원과 같은 존재였다. <우중산책>(임순례, 1994), <생강>(정지우, 1996), <간과 감자>(송일곤, 1996), <기념촬영>(정윤철, 1997) 등이 모두 서울단편영화제를 통해 관객과 만났다. 이 작품을 연출한 감독들은 이후 충무로로 진출해 한국영화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 이하 ‘영상자료원’)은 1990년대 새로운 한국영화의 공급원이었던 서울단편영화제의 역사를 조망한다.

3월 17일(금)부터 서울단편영화제 관련 자료 39점을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컬렉션을 통해 공개한다. 이어 서울단편영화제 특별상영회를 3월 23일(목)부터 25일(토)까지 시네마테크KOFA(서울 상암동 소재)에서 개최, 주요 작품 25편을 상영한다.

"우중산책" 스틸  이미지 한국영상자료원
"우중산책" 스틸 이미지 한국영상자료원

영상자료원이 공개하는 ‘서울단편영화제 컬렉션’은 1회(1994년)부터 4회(1997년)까지, 서울단편영화제 4년의 역사가 기록된 39점의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단편영화제 현장의 열띤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사진들을 비롯해 영화제 홍보 포스터와 전단, 상영작품 시놉시스와 감독 이력 및 영화제 규정 등이 정리된 티켓 카탈로그, 당대 영화인들이 당면한 현안과 담론을 살펴볼 수 있는 세미나 자료집들이다. 이 중 23장의 사진에는 회차별 서울단편영화제 현장이 담겨있는데, 특히 제1회 영화제 폐막식(시상식) 현장을 기록한 사진들 속에는 폐막식 사회를 맡았던 故 정은임 아나운서와 당시 EBS ‘시네마천국’을 진행했던 정유성 교수의 모습을 비롯해 수상자 임순례(<우중산책> 최우수작품상, 프레스상 수상), 김진한(<경멸>(1994) 우수작품상 수상), 문승욱(<어머니>(1994) 예술공헌상,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육상효(<슬픈열대>(1994) 관객상 수상) 감독 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단편영화제 컬렉션’에서 특별히 주목해볼 것은 영화제 전 회차에 걸쳐 진행된 세미나 자료집들이다. 여기에는 감독, 평론가, 프로그래머 등의 영화인들이 참여해 단편영화를 비롯한 독립영화 전반을 역사적, 미학적, 산업적, 제도적 관점에서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에서 발표된 원고들이 수록돼 있다.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심사위원과 수상자. 이미지 한국영상자료원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심사위원과 수상자. 이미지 한국영상자료원

역대 서울단편영화제의 역사가 기록된 ‘서울단편영화제 컬렉션’은 17일(금)부터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영상자료원은 ‘서울단편영화제 컬렉션’ 공개와 연계하여 3월 23일(목)부터 25일(토)까지 시네마테크KOFA에서 ‘서울단편영화제 PLAY-RE-PLAY’ 특별상영회를 개최한다. 신규 영화 감독의 발굴, 영화인력 세대의 교체, 영화진흥법 제정 및 사전심의 위헌 판결 등 다양한 영화계 이슈가 대두되던 1990년대 한국 영화사의 분기점에서, 신진 영화인 등장의 발판이 되었고 이후 한국 영화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서울단편영화제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기획전으로, 당시 상영된 본선 경쟁작/수상작 중 화제작 총 25편의 단편 작품을 선보인다.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폐막식. 이미지 한국영상자료원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폐막식. 이미지 한국영상자료원

 

또한 영화 상영과 연계한 임순례, 송일곤, 정윤철 감독과의 관객과의 대화(진행: 이도훈 영화평론가), 김대현, 민규동 감독과의 대화(진행: 허남웅 영화평론가), 그리고 서울단편영화제 집행위원으로 활동한 정성일 영화평론가와 김홍준 영상자료원 원장의 대담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들이 마련되었다.

특히,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리틀 포레스트>(2018)에 이어 최신작 <교섭>(2022)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임순례 감독이 첫 연출작 <우중산책>의 생생한 제작기를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