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집단 ‘창작19다’가 오는 3월 16일~17일 양일간 경기도 의정부 아트캠프 블랙에서 연극 〈Oh Girl!〉(원작 젤다 세이어 피츠제럴드 재창작 연출 시노그라퍼 강현욱)을 공연한다.

창작집단 ‘창작19다’가 오는 3월 16일~17일 양일간 경기도 의정부 아트캠프 블랙에서 연극 "Oh Girl!"을 공연한다. 사진 창작19다
창작집단 ‘창작19다’가 오는 3월 16일~17일 양일간 경기도 의정부 아트캠프 블랙에서 연극 "Oh Girl!"을 공연한다. 사진 창작19다

연극 <Oh Girl!>은 젤다 피츠제럴드(Zelda Sayre Fitzgerald, 1900~1948)의 작품 중 ‘Girl 시리즈’로 불리는 4개의 단편 소설과 자전적 에세이를 각색했다. 화려한 삶의 양면을 그려낸 <오리지널 폴리스 걸(The Original Follies Girl>(1929), 한 여자의 사랑과 파국을 이야기한 <미스 엘라>(1931), 댄서로서 천부적인 재능이 있지만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는 <재능있는 여자>(1930),  문화 이면의 퇴폐성과 비극적 결말을 얘기한 <미친 그들>, 젤다와 스콧 부부의 자전적 일대기 <F씨 부부를 소개합니다>. 젤다의 소설 4편과 한편의 에세이 속 이야기가 두 예술가의 현실과 맞물리며 그들의, 어쩌면 우리의 정체성을 되짚어 보게 한다.

젤다 피츠제럴드는 소설 《위대한 게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아내이다. 남편이 인기작가로서 일세를 풍미한 1920년대에 그와 함께 뛰어난 언동으로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아 스콧 주변에서는 남편의 재능을 질투하여 집필을 방해한 악처로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1929년부터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겨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남편이 죽은 8년 후인 1948년 입원한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젤다는 누군가의 아내나 뮤즈이기 전에 질투와 표절의 대상이 될 만큼 재능있는 문학가였으며, 화가, 발레리나였다.

연극 "Oh Girl!" 포스터 이미지 창작19다
연극 "Oh Girl!" 포스터 이미지 창작19다

젤다가 1930년 3월에 완성한 소설 < A Millionaire’s Girl>은 나중에 남편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젤다는 12편의 수준 높은 문학 작품을 남겼지만, 상당수는 남편 스콧의 이름으로 발표하거나, 공저로 발표되었다.  12편 가운데 5편이 스콧과 공저로,  2편이 스콧의 이름을 발표되었다.

스콧의 《위대한 게츠비》에서 데이지는 출산 후 태어난 아이가 딸이라는 것을 안 순간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 들려준다.

"고개를 돌리고 울었어요. 그러다가 말했죠. 괜찮아, 딸이라 기뻐. 바보가 됐으면 좋겠어. 이 세상에선 예쁘고 머리가 나쁜 바보가 여자로선 최고니까."

이 말은 딸 스코티를 낳고 젤다가 한 말이다. 딸이 태어난 순간에도 스콧 피츠제럴드는 아내의 이 말을 깊이 새겼을 것이다. 

젤다는 스물일곱에 발레를 진지하게 배우기 시작했다. 1927년 젤다는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산 카를로( San Carlo) 오페라 발레단으로부터 주연 무용수 자리를 제안 받았다. 입단했다면 아이다(Aida)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제안을 거절했다. 

젤다는 누군가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닌, 독립한 예술가가 되고자 했다. 그러나 여성이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없는 세상과 부딪혔다.

지혜 역 배우 유희리 사진 창작19다
지혜 역 배우 유희리 사진 창작19다

사후에 젤다의 이름이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낸시퍼드(Nancy Milford)가  전기 《젤다(Zelda)》를 펴낸 1970년이었다. 스콧과의 결혼생활 중에 발레에 빠진 젤다를 직업적 야심을 억압한 결과 광기에 빠진 비극의 여성으로 재평가한 이 전기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젤다는 제2차 패미니즘의 상징이 되었다. 이 책은 젤다의 전기로서 여전히 최고이자 가장 균형 잡힌 책이다. 

남편의 이름에 묻혀버린 예술가 젤다. ‘창작19다’는 그녀의 자전적 이야기를 우리 시대 시선을 통해 바라보려는 시도로, 연극 <Oh Girl!>를 창작했다고 밝혔다.

‘창작19다’는 연극 <Oh Girl!>을 통해 1920년대, 종속된 존재가 아닌 독립적인 예술가로 존재하기를 원했던 한 여성을 바라보고,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 시대의 자존이라는 가치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지오 역 배우 장희진 사진 창작19다
지오 역 배우 장희진 사진 창작19다

 

2023년 자신의 브랜드 론칭을 포기한 가죽 공예사 ‘지혜’(배우 유희리), 생계를 위해 대필 작가로 살아가는 ‘지오’(배우 장희진) 두 사람의 이야기가 미묘하게 엮이며 자신의 정체성에 새로운 답을 내리기 위한 두 예술가의 고찰이 시작된다.

연극 <Oh Girl!>은 이 시대 정체성을 찾아가는 많은 현대인의 공감을 끌어내며, 2월 24일부터 ~ 3월 9일 ‘텀블벅’을 통한 크라우드 펀딩을 하고 있다.

연극 <Oh Girl!>은 3월 17일(금) 오후 7시30분, 18일(토) 오후 4시, 7시 의정부역 아트캠프 블랙(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 161-1)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