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매체 시대의 작가 강재원과 박현정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 "NET/복합체" 展이 갤러리 구조(Gallery KUZO)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 갤러리 구조]
포스트 매체 시대의 작가 강재원과 박현정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 "NET/복합체" 展이 갤러리 구조(Gallery KUZO)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 갤러리 구조]

포스트 매체 시대의 작가 강재원과 박현정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 <NET/복합체> 展이 갤러리 구조(Gallery KUZO)에서 열리고 있다.

강재원 작가는 디지털 조각 방식에 의해 조형되는 감각과 미래의 조각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작업한다. 작가는 인플레이터블, 금속, 3D 프린팅, 영상, 이미지 등 다양한 매체로 조각을 만든다. 3D 프로그램 안에서 편의를 위해 업데이트되는 기능들이 조각을 구성하는 원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와 매체의 조각을 만든다.

3D 프로그램 상에서 조각을 한다는 것은 현실의 물리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자연스레 조각이나 물성에 대해 접근하는 태도가 일정 부분 달라진다. 입체로 존재하는 재료를 두고 양을 깎고 붙여 만드는 일반적인 조각과 달리, 화면상에서 다양한 각도로 돌려보며 Move로 당기고 Smooth로 밀면서 폴리곤들의 배열을 바꾸며 형태를 만들어 나간다. 조형을 하는 중에 과거 시점이 어느 정도 기록되고, 언제든 과거 시점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복제나 수정에 용이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작부터 완성까지의 치밀한 계획을 따라 만들어지는 방식과는 달리 좀 더 즉흥적이고 우발적인 조형이 가능하다.

강재원 박현정 작가 "NET/복합체" 展 전시 장면. [사진 갤러리 구조]
강재원 박현정 작가 "NET/복합체" 展 전시 장면. [사진 갤러리 구조]

박현정 작가는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리는 새로운 시각 환경에 반응한 추상 회화를 그린다. 종이와 아이패드 액정을 오가며 이미지를 시뮬레이션하고 수행하며 작품을 완성한다. 매체를 양방향으로 오가며 작가의 상상력을 개입하는 과정에서, 추상 그리기의 전통적인 의미는 확장되기도 역전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미지를 만들 때 두 가지 상반된 방식을 사용한다. 즉흥적으로 몸을 사용하는 것과 계획에 따라 재료를 통제하는 것. 즉흥적으로 몸을 사용하는 스케치는 우연히 생긴 얼룩, 새롭게 발견하는 모양, 이전 단계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는

양상을 포함한다. 스케치를 구현하기 위해 계획을 세울 때는 재료 즉 종이, 물감, 붓과 에어브러시, 마스킹 도구 등의 특성을 고려해서 가장 효율적인 작업 순서를 정한다. 이때 아이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몸을 사용하는 일이라면 늘 그렇듯, 그리는 과정에서 계획은 수정되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발견하기도 한다.

강재원 박현정 작가 "NET/복합체" 展 전시 장면. [사진 갤러리 구조]
강재원 박현정 작가 "NET/복합체" 展 전시 장면. [사진 갤러리 구조]

 

끝없는 전유와 변주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매체와 복제의 미학은 20세기 후반의 현대미술과 결합되고 재창조되면서 새로운 미적 성취를 위한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매체라는 개념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며 다방면의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포스트 매체 시대의 작가 강재원과 박현정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강재원 작가의 인플레이터블, 신작 유니크 피스 조각들, 영상 작품과 박현정 작가의 대표 회화와 신작 30여 점이 전시된다. 또한 뮤지션 선종표가 작가와 전시에 헌정하는 곡도 함께 소개된다.

갤러리 구조 관계자는 “매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기능성과 가능성의 새로운 미학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NET/ 복합체> 전시는 2월 28일까지 갤러리 구조(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419 4층)에서 진행되며 네이버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