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 윤진철 명창이 오는 11월 23일(수) 저녁 7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극장에서 전수생들과 함께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주제로 두 번째 공개행사를 개최한다.
윤진철 명창은 김홍남 선생, 김소희 보유자, 정권진 보유자에게 적벽가, 심청가, 수궁가, 심청가 등을 배웠으며, 특히 보성소리 적벽가를 올곧게 계승해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올해로 두 번째 공개행사를 갖는 윤진철 보유자는 이번에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주제로 전수생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윤진철 보유자가 초앞에서 군사설움(고당상)대목까지 소리를 하고 전수생들이 그 뒤를 잇는다.
국립민속국악원 지도단원이자 전주 국악방송 ‘온고을 상사디야’의 MC를 맡아 왕성하게 활동하는 방수미를 비롯해 전국에서 활동 중인 9명의 전수생들이 펼쳐내는 보성소리 적벽가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소리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초앞(삼고초려) ~ 군사설움(고당상) 대목 / 윤진철
2. 군사설움(자식생각) 대목 / 김소진
3. 군사설움(아내생각1) 대목 / 김송지
4. 군사설움(아내생각2) 대목 / 한금채
5. 군사설움(호걸제) ~ 늙은군사 탄식(옳더니라) 대목 / 방수미
6. 조조 군사 분발하는 대목 / 이이화
7. 동남풍 비는 대목 / 윤종호
8. 조자룡 활 쏘는 대목 / 최윤석
9. 오· 한 군사 분발하는 대목 / 윤영진
10. 적벽화전 대목 / 정윤형
11. 새타령 / 윤진철과 전수생
윤진철 명창이 사사한 정권진제 적벽가는 삼고초려 부분이 박봉술제보다는 다소 축소되어 있지만, 공명이 오나라 들어가서 활약하는 대목이 다채롭게 전개된다. 특히 화살 십만 개를 얻는 장면은 박봉술 바디에서는 볼 수 없다. 즉 제갈공명의 활약상이 상대적으로 강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정권진제 적벽가의 전승과정과 이 소리의 수용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대목이 될 수 있다. 이 소리가 박유전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맞다면 조선조 말의 문인 상류층의 기호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사설음 부분이 진양 고당상, 중중모리 자식생각, 중모리 아내생각, 중중모리 설렁제 위국자 불고가, 단중모리 싸움타령 등으로 짜인 것은 여느 바디와 같지만, 정권진제에서는 그 중간에 자진중중모리 ‘신혼이별 설움’이 들어있는 것이 특이하다. 이 대목은 노골적인 표현 때문에 도태된 것이 아닌가 하는데, 정권진제 적벽가에서 이 대목이 남아있어 고제 소리의 면모를 보여준다.
정권진제 적벽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은 진양으로 ‘동남풍 비는 대목’을 짜놓은 것과 자진모리 ‘조자룡 활 쏘는 데’에서 중간에 잠깐 중중모리 ‘작일 일모시’대목을 삽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길게 짜인 자진모리 활 쏘는 대목에서 중간에 잠깐 중중모리를 삽입하는 것은 옛날 적벽가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구성이다.
이 공연은 무료 관람이며 예약 문의는 010-3120-9667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