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 white,  oil on canvas,  73×73cm, 2022  [사진 아트노이드178]
snow white, oil on canvas, 73×73cm, 2022 [사진 아트노이드178]

우리가 익히 아는 동화의 주인공 ‘백설 공주’는 영원히 아름다울까. 동화 〈백설 공주((Snow White)〉에서는 피부가 희고 순수하고 깜찍한 눈망울로 쳐다보는 한결같이 아름답다. 이런 ‘백설 공주’를 다르게 보는 화가가 있다. 바로 다양한 장르적 실험을 지속해온 이희상 작가로 어린이 동화가 아닌 전혀 다른 장르물 〈백설공주〉 이야기로 관객을 초대한다. 10월 12일부터 11월 1일까지 아트노이드178에서 개최하는 개인전 〈스노우 화이트 Snow White〉에서다.

이희상 작가는 백설 공주 인형과 함께 원작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사물들을 결합한다. 작가가 주목한 소재 중 하나는 꽃이다. 향기 없는 꽃, ‘조화(彫花)’와 백설 공주 인형의 변주를 시도한다.

snow white, oil on canvas, 194×130cm, 2022  [사진 아트노이드178]
snow white, oil on canvas, 194×130cm, 2022 [사진 아트노이드178]

조화는 반짝이는 아름다움과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고자 했던 여왕의 욕망을 상징한다.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과 영원히 늙지 않는 백설 공주. 그러나 “죽음과 노화를 극복한 백설 공주”는 영웅일까.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고 영원히 열네 살 소녀 얼굴로 살아간다. 그 백설 공주에게서 관객이 떠올리는 건 괴물, 몬스터가 아닐까. 이렇게 작가의 ‘감각적 비틀기’는 이어진다.

그런 백설 공주를 마주하는 관객은 당혹스러울 수 있다. 익히 알던 동화 속 백설 공주와는 완전히 낯선 백설 공주라니. 익숙한 것을 기대하고 그림 앞에 선 이들에게 이것은 어쩌면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여전히 백설 공주 얼굴은 깜찍하고, 반짝이는 검고 큰 눈망울과 통통한 볼, 볼록한 이마는 사랑스럽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snow white,_oil on canvas, 150×150cm, 2022 [사진 아트노이드178]
snow white,_oil on canvas, 150×150cm, 2022 [사진 아트노이드178]

김노암 미술평론가는 이희상 작가의 작업을 이렇게 본다.

"작가는 시들지 않는 조화 속에 파묻혀 늙지 않는 백설 공주 인형, 부처와 눈을 마주하는 백설공주 이미지를 통해 백설 공주의 전통적인 이미지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 부처와 눈싸움을 벌일 정도로 정신적으로 또는 영적으로 성장한 백설 공주야말로 작가가 희망하는 존재로 승화한 모습일 것이다."

이희상 작가의 전시 <스노우 화이트 Snow White>전은 전시 기간 중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월요일 휴관). 아트노이드178(성북구 삼선교로6길 8-5(B1))은 ‘경계-감각-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문화예술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