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밝히는 짙은 어둠, 불안에 잠겨 드는 순간”
“빛이 밝히는 짙은 어둠, 불안에 잠겨 드는 순간”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2-08-11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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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노이드178, 강규건 작가 개인전 '지금, 여기의 날들' 8월 10일~ 30일 개최
기다리는 사람, oil on canvas, 91.0x72.7cm, 2022. [사진 아트노이드178]
기다리는 사람, oil on canvas, 91.0x72.7cm, 2022. [사진 아트노이드178]

강규건 작가의 개인전 <지금, 여기의 날들 Nowhere Days>이 8월 10일부터 8월 30일까지 아트노이드178에서 개최된다. 사진을 기반으로 작업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사진-이미지로부터 의도적으로 서사를 배제한 ‘예측불가능한 장면’들을 화면에 풀어냈다. 그는 산화하는 불꽃처럼 밝게 빛나는 순간을 그린다. 그 순간은 ‘지금, 여기’로 분절된다. 과거-현재-미래로 흐르는 시간의 연속을 통해 읽어낼 수 있는 맥락에서 벗어난 ‘알 수 없는 순간’이다. 그사이 두려움과 불안이 엄습한다. 이런 상황에 놓인 인간은 본능적으로 ‘왜 그런 것인지’ 그 의미를 찾게 된다. 강규건 작가 작품에서 의도적으로 삭제한 맥락은 이렇게 새로운 서사를 요청하고, 밝은 조명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빛은 짙은 어둠의 시간을 드러낸다. 그의 작품이 주는 불안하면서도 아련한, 멜랑콜리한 분위기는 관객이 자신의 이야기와 마주하도록 이끈다. 거기에는 언제나 우리 주변인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날들이 존재한다. 

아트노이드178 김태은 디렉터는 강규건 작가가 불안한 세계에 던져진 인간을 이해하는 최소한의 장치로 차용한 ‘관성’이라는 개념에 주목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동일하게 유지하려는 최소의 방식을 관성이라고 표현하는 작가는 이런 관성을 따른다고 해도 우리가 미래를 구성할 수 없고 불안을 누그러뜨릴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다. 미래는 결정되지 않은, 언제나 유동적으로 열려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저 자신의 불안을 온몸으로 짊어지고 미래를 맞이할 뿐이다. 이 지점을 강규건 작가는 자신의 회화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고 본다.

멈춘 걸음, oil on canvas, 130.3x162.0cm, 2021. [사진 아트노이드178]
멈춘 걸음, oil on canvas, 130.3x162.0cm, 2021. [사진 아트노이드178]

 강규건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의 내가 그리고자 하는 그림은 과거로부터 온 감각을 예측 불가능한 미래로 던져 놓는 것과 비슷하다. 작은 습관들과 같이 체득된 것들은 오차를 남기기 마련이고 안정함은 동시에 불안정함을 암시한다. 때문에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타임라인의 연장선은 온통 모호한 것투성이다. 나는 불확실한 미래에 노출되어 있는 불안정한 모습을 그린다.” (강규건 '작가 노트' )

현재를 살면서도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불확실한 것들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강규건 작가가 <지금, 여기의 날들>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아련하면서도 강렬한 매혹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선선한 밤산책 길에 만나는 일상처럼, 관객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지금, 여기’의 일상 속에서 만나온 ‘날들’에 집중해 보기를 바란다.

강규건 작가의 전시 <지금, 여기의 날들 Nowhere Days>전은 전시 기간 중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월 휴관). 아트노이드178(성북구 삼선교로6길 8-5(B1))은 ‘경계-감각-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문화예술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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