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릉지 제천시설, 후대에 마을 가까이로 내려오다
구릉지 제천시설, 후대에 마을 가까이로 내려오다
  • 최수민 안동국학원장
  • k-spirit@naver.com
  • 승인 2022-07-03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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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동북아 선도제천문화로 바라본 한국의 마을제 문화 10

한국 마을제시설의 양대 계통: 마을로 내려온 제천시설 계통(1)

2. 마을로 내려온 제천시설 계통

처음 산꼭대기나 구릉지에 위치하던 제의시설들은 세월이 지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점점 민인들이 살고 있는 마을 가까이로 내려오는 경향성을 띈다. 세월이 지나면서 마을제 문화가 그만큼 대중화되고 저변이 확대되어 민인들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제천의 의미가 약화되고 희석된 부분도 있지만 더 많은 대중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생겨난 자연스런 흐름이라고 보게 된다. 앞서 살펴본 ʻ구릉성 제천시설ʼ 계통처럼 ʻ마을로 내려온 제천시설ʼ 계통 역시 적석단 유형, 고인돌 유형, 신목 유형, 제천사 유형이 각각 또는 복합되어 나타나는 양상인데 여기에 장승과 솟대가 더해져 제천시설이 더욱 다기해지는 것이 구릉성 제천시설과 큰 차이점이라 볼 수 있다. 장승과 솟대는 마을로 들어오는 액을 막아주며 산신제의 보조신격 역할을 하기에 단독으로 모셔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ʻ구릉성 제천시설ʼ에 비해 ʻ마을로 내려온 제천시설ʼ은 단종 유형보다는 2~3가지 이상의 제천시설이 다양한 방식으로 복합된 경우가 많아 박잡한 양상을 띤다. ʻ마을로 내려온 제천시설ʼ의 유형을 분류해 보면 단종 유형과 2종 복합유형, 3종 이상 복합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1) 단종 유형

단종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적석단 유형, 고인돌 유형, 신목 유형, 제천사 유형, 장승 유형, 솟대 유형 등이 있다. 구릉성 제천시설 계통에 비해 장승 유형이 많아지고 솟대 유형이 새롭게 더해졌다.

(1) 적석단 유형

마을로 내려온 제천시설 계통에서 적석단 유형은 대부분 막돌을 쌓아올린 적석탑 형식이 많았다. 동북아 선도제천문화의 원형기에 시작된 적석단 문화가 시대적 상황에 따라 형태는 바뀌었지만 돌을 쌓은 제단이라는 면에서 같은 계통이다.

대전시 대덕구 장동 산디마을 탑제는 마을 입구 숲 거리에 두 기의 돌탑(적석탑)을 모시고 제를 지낸다. 할아버지탑과 할머니탑으로 불린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매년 음력 1월 14일에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한 탑제를 지내고 있다. 동네 어귀에서 지내는 탑제인 만큼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정숙하게 지내는 산등성이 산신제에 비해, 여자와 아이들, 외부인들에게도 개방되며 마을 주민들이 한바탕 즐기는 마을의 축제로서 대동제의 성향을 띈다.

충청남도 금산군 부리면 아랫담·윗담마을의 탑제는 상탑, 중탑, 하탑으로 불리는 3기의 탑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데 상탑은 윗담마을 앞 도로변에 위치하며 장방형 돌축대 위에 원통형 탑을 쌓고 머릿돌을 세웠다. 상탑에서 동북쪽으로 200m 떨어진 아랫담 마을에 2기의 탑이 마주하고 있는데 할머니탑, 할아버지탑으로 불리는 두 탑 모두 흙으로 된 언덕 위에 커다랗게 축조되어 있으며 원뿔대 모양으로 돌을 쌓고 맨 꼭대기에는 머릿돌을 세워놓았다.

<자료 25> 적석단 유형 사례

죽전리 직당마을 적석탑 [사진 제공 최수민]
죽전리 직당마을 적석탑 [사진 제공 최수민]

경상북도 영천시 화북면 죽전리 직당마을에서는 마을 입구에 돌무덤(적석탑)을 쌓아 골맥이할아버지라고 부르며 제사를 모신다. 원래는 귀목나무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지고 그 자리에 돌무지를 쌓아 대신하고 있다. 앞에는 돌로 만든 제단도 있다. 제일은 음력 1월 15일이다.

(2) 고인돌 유형

선돌의 경우 1개나 3개가 세워진 경우도 있지만, 2개가 짝을 지어 서 있으면서 할머니선돌, 할아버지선돌로 불리어지는 경우도 많다.

김제시 교동·월촌동 입석마을 선돌의 경우 마을 입구 도로 맞은 편 길가에 세워져 있으며 높이 210cm, 너비 62cm, 두께 40cm 크기의 화강암이다. 할머니당산 또는 미륵님으로 불리며 정월 대보름날 제를 지낸다.

제천시 송학면 입석리 선돌은 마을 삼거리에 위치하며 마고할미 둘이 힘자랑하며 던진 돌이라는 전설이 전해온다. 선돌의 형태는 전체 3단, 총 7개의 돌로 이루어졌으며 맨 아래 부분은 땅에 묻혀있어 보이지 않는다. 가운데 부분은 높이 66cm에 폭이 넓은 3개의 돌로 구성되어 있다. 음력 10월에 선돌제를 지내고 있으며 상고시대부터 전해오는 시월 제천행사와 연관 지어 보게 된다.

<자료 27> 고인돌 유형 사례

교동·월촌동 선돌. [사진 제공 최수민]
교동·월촌동 선돌. [사진 제공 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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