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 초현실주의 거장들展’이 4월 24일(일)까지 관람 기간을 연장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 초현실주의 거장들展’이 4월 24일(일)까지 관람 기간을 연장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 초현실주의 거장들展’이 4월 24일(일)까지 관람 기간을 연장했다.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과 경향신문, ㈜컬쳐앤아이리더스,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이 주최하는 이 전시는 유럽 전역에서 독보적인 초현실주의 작품을 소장한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판뵈닝언 박물관의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1924년 ‘초현실주의 선언’을 발표한 앙드레 브르통을 비롯하여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만 레이, 마르셀 뒤샹 등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180여 점을 소개한다. 코로나19로 지친 관람객에게 새로운 ‘초현실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이 전시는 ▲초현실주의 혁명 ▲다다와 초현실주의 ▲꿈꾸는 사유 ▲우연과 비합리성 ▲욕망 ▲기묘한 낯익음 총 6개의 부문으로 구성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 후 무의미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깊은 절망과 분노에 휩싸인 작가들은 19세기 성행한 '예술을 위한 예술'에 반대하면서 기존 사회 구조의 붕괴와 급진적 정치의 변화를 작품에 반영하였고, 이는 다다와 초현실주의 운동에 이르렀다. 전쟁의 참상은 작가들에게 반성과 새로운 영감을 불어 넣었고, 내면의 무의식적 세계에 주목하게 하였다.

이번 전시는 초현실주의 의식 혁명의 도화선이 된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을 비롯해 르네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 '그려진 젊음', 살바도르 달리의 '머릿속에 구름 가득한 커플', '아프리카의 인상', 마르셀 뒤샹의 '여행 가방 속 상자'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회화와 조각, 영화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선보여 초현실주의의 역사적 의미와 발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1. 초현실주의 혁명(Surrealist Revolution)

초현실주의는 문학과 시에서 시작되었지만, 빠르게 회화, 조각, 영화, 사진, 공연, 디자인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그것은 미학이나 문체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능력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다다이즘은 취리히에 본거지를 둔 문인과 예술가들이 엘리트주의와 문화에 대한 모든 관습적 사고에 대항하며 일으킨 반란으로 창립되었다. 초현실주의를 창립한 앙드레 브르통은 1924년, ‘초현실주의 선언문(Manifeste Du Surréalisme)’으로 초현실주의의 시작을 알렸다.

2. 다다와 초현실주의

초현실주의는 '다다(DADA)'의 여파로 나타났다. 초창기 다다주의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벌어진 참혹한 대학살로 인해 격렬한 분노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들은 그러한 참극의 원인이라고 보았던 것들, 즉 기득권 자체 및 이성, 논리, 규칙, 규제를 과신하는 기독권의 사고방식에 대한 불만과 냉소로 들끓었다. 다다이즘은 그 대신 비이성, 비논리, 무법에 기반을 둔 대안을 제시했다. 다다이즘은 제1차 세계대전 중 중립국인 스위스 취리히로 예술가들가 피난하면서 시작되었다. 취리히의 카바레 볼테르(Cabaret Voltaire)에서 그들은 자극적인 연극과 춤, 귀에 거슬리는 음악 그리고 비문맥화된 시로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다다주의 예술가들은 ‘찾아낸 일상용품(Objects trouvés:오브제 트루베)’을 이용하여 예술작품을 만들어 아름다움, 이성, 질서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다다와 초현실주의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초현실주의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아름다움을 추구했고 이들은 작품이 일으킬 초현실적 충격으로부터 미래에 새로운 현실이 도래될 수 있다고 믿었다.

3. 꿈꾸는 사유 (Dreaming Mind)

현대미술 사조의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초현실주의는 사회를 겨냥한 총력전을 시작했다. 좌파인 브르통은 부르주아 지도층에 위기를 불러일으켜 문명사회를 전복하려 했다. 초현실주의자들은 그러한 전복이 자신들의 반이성적 사고와 언행으로 말미암아 거대한 일탈로 이어지기를 바랐다. 

살바도르 달리의 '전쟁의 얼굴(1940)'. [사진=김경아 기자]
살바도르 달리의 '전쟁의 얼굴(1940)'. [사진=김경아 기자]

 초현실주의자들은 꿈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꿈이 길들여지지 않은 생각을 활용하기 위한 도구라고 믿었다. 예술가들은 그들의 작품에서 환상적이고, 종종 악몽같은 세계도 그렸다.

1920년대 후반에 살바도르 달리는 편집증적 사고에 기초한 새로운 기술법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중 이미지가 나왔다. 달리는 편집증적 사고를 'Délire d’interprétation(해석의 광란)'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말은 하나의 이미지를 보면 끝없는 해석이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환각에 시달리곤 했던 달리는 그림으로 자신의 환각을 실체화하여 관객이 그의 그림에서 망상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달리의 초현실주의는 '몽환적 정경'을 그리는 방식으로 "혼란을 체계화하여 현실 세계를 완전히 불신하게"하는 의도를 품고 있었다.(윌 곰퍼츠, 《발칙한 현대미술사》)

살바도르 달리의 '전쟁의 얼굴(1940)' 작품은 전쟁의 참혹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무의미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깊은 절망과 분노에 휩싸인 작가들은 19세기 성행한 '예술을 위한 예술의 개념'에 반대하면서 기존 사회 구조의 붕괴와 급진적 정치의 변화를 작품에 반영하였고, 이는 다다에서 초현실주의 운동에 이르렀다.

전쟁의 참혹한 참상은 작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 넣음과 동시에 내면의 무의식적 세계에 주목하게 하였다.

4. 우연과 비합리성(Chance and the Irrational)

초현실주의자들은 무의식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다. 그들은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으며, 서로의 꿈을 기록하고 환각을 추구했지만 어떤 방법도 극단적이지 않았다.

'자동기술법(오토마티즘: Automatisme)'은 이성, 도덕성, 미학으로부터 자유로운 무의식적 사고의 표현을 의미한다. 앙드레 브르통은 초현실주의를 '순수한 상태의 심리적 자동화기술'이라고 정의했다. 1920년대에 초현실주의자들은 많은 자동화 기법을 개발했으며 이번 전시에서 기법이 적용된 많은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5. 욕망 (Desire)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사랑과 욕망은 매우 중요한 주제였다. 예술가, 작가, 디자이너들은 사회의 구조와 성에 대해 얌전한 체하는 인식을 허물었다. 그들은 육체와 통제할 수 없는 욕망을 때로는 매우 혼란스러운 방식으로 떠올렸다. 전시된 작품들은 나체와 성적인 주제를 포함한다. 달리의 오브제는 주로 성적으로 묘사되었다. 이번 전시는 관능적이고 기이한 물건, 사진, 빈티지 잡지와 초현실주의의 주요 주인공들의 특별 출판물들을 폭넓게 포함한다.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사랑과 욕망은 매우 중요한 주제였다.  [사진=김경아 기자]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사랑과 욕망은 매우 중요한 주제였다. [사진=김경아 기자]

살바도르 달리의 '서랍이 있는 밀로의 비너스(Venus de Milo aux tiroisr)'가 전시되며 폴 엘뤼아르의 관능적인 시와 레이의 유혹적인 사진들로 화려하게 디자인된 책, 그리고 엘자 시아파렐리가 의뢰한 파이프 모양의 향수병 ‘Snuff’도 이 전시회의 일부다. 마지막으로 욕망에 대한 주요 아이디어가 실렸던 유명한 초현실주의 잡지 'Minotaure'의 여러 발행호가 전시된다.

6. 기묘한 낯익음 (Strangely Familiar)

초현실주의자들은 우연한 만남에서 가능성의 세계를 보았다. 발견된 일상용품을 이용하여 예술가들은 익숙한 이미지와 사물들을 놀라운 방법으로 모아 묘하고 신비롭게 만들었다. 소설 '말도로르의 성가(Les chants de Maldoror)'는 초현실주의자들의 시금석이었다. 오래된 예술과 글은 그들이 창조하고자 하는 파괴적인 세계에 영감을 주는 원천이었기 때문이다. "재봉틀과 해부용 탁자 위의 우산이 우연히 마주치는 것처럼 아름다워...." [말도로르의 노래 중 일부], 그들이 특히 좋아했던 이 문구는 기묘하리만큼 연관성이 적은 임의의 물체가 만나 새로운 종류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르네 마그리트 '금지된 재현'(1937). [사진=김경아 기자]
르네 마그리트 '금지된 재현'(1937). [사진=김경아 기자]

교육 프로그램 '아트스튜디오(ART STUDIO) : 초현실주의 거장들의 비밀의 방'

소수 정예 미술관 교육 브랜드인 '미술관이야기'는 이번 전시 관련하여 '아트스튜디오(ART STUDIO) : 초현실주의 화가들의 비밀의 방'이라는 주제로 공식 교육프로그램을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비밀의 방'은 오감 자극을 통해 아이들에게 평소 익숙한 사물을 낯설게 만들어 '무의식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아트스튜디오(ART STUDIO)는 관람 전 초현실주의에 대한 배경을 알아본 뒤, 전문 스토리텔러와 함께 전시를 관람하고, 아트클래스에 참여해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성인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여 전시 관람에 대한 만족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미술관이야기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