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현대 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선과 색으로 개념을 그리다!
영국 현대 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선과 색으로 개념을 그리다!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2-04-08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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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4월 8일 ~8월 28일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展" 개최
Private Dancer, Steel rod and oil paint on aluminium, 247.7× 175.3× 61cm. 1984. 이미지 제공 =unc. [사진=김경아 기자]
Private Dancer, Steel rod and oil paint on aluminium, 247.7× 175.3× 61cm. 1984. 이미지 제공 =unc. [사진=김경아 기자]

 영국 현대 미술의 거장이자 개념 미술의 선구자인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전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원화전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展》이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4월 8일 개막했다.

개념미술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 참나무(An Oak Tree,1973) 아시아 최초 공개, 1970년대 초기작부터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2022년 최신작까지, 회화, 설치, 디지털 미디어, 드로잉, 판화 등 총 150여점의 원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82세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예술인생을 총망라한 회고전이며 이를 기념하여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이 방한했다. 이 전시회를 주최ㆍ주관한 unc(대표 홍호진)는 개막에 앞서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전시의 의미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예술 세계를 소개했다. .

82세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예술인생을 총망라한 회고전이며 이를 기념하여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사진 가운데]이 방한하여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미지 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82세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예술인생을 총망라한 회고전이며 이를 기념하여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사진 가운데]이 방한하여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미지 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이번 전시는 작가가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개념미술의 대표작 참나무(An Oak Tree, 1973)를 포함하여 6개 주제로 구성되었다. Exploration(탐구: 예술의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 Language(언어: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 도구, 글자), Ordinariness(보통: 일상을 보는 낯선 시선), Play(놀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예술적 유희), Fragment(경계: 축약으로 건네는 상상력의 확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Combination(결합: 익숙하지 않은 관계가 주는 연관성)이다.

1관 Exploration(탐구)는 예술의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1960년대 예일대 재학당시 현대미술사에서 성행하던 개념들을 섭렵한 결과물이자 그의 첫 개인전 데뷔작 참나무(An Oak Tree,1973)를 포함한 70년대와 80년대 초기 작품들을 보며 마이클의 아이디어 탐구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마이클의 초기 작 참나무(An Oak Tree,1973)는 그의 인생과 영국 개념미술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작품이 되었고, 70년대 후반에 작업한 월 테이프 드로잉을 실제 크기로 재현해 놓아 작가의 의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참나무’, 이 작품은 유리 선반에 올려놓은 유리 물컵 한 개가 전부이다. 유리 물컵이 참나무라니 이게 뭔가? 궁금해하고 상상력을 펼쳐가기를 작가는 바라는 듯하다. 그래서 각자 예술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아보게 격려한다.

Untitled(loveglove),  Acrylic on aluminium, 200×200cm(unframed),  2011. 이미지 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Untitled(loveglove), Acrylic on aluminium, 200×200cm(unframed), 2011. 이미지 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2관 Language(언어: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 도구, 글자)에서 영어 알파베트를 찍어놓은 듯한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알파벳으로는 문자적 의미를 알 수 없다. 부제가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 도구’인 까닭이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자를 문자로 보지 않고 그림으로 본다면 뭔가를 알게 될 것이다. 여기에 관람객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단어를 읽을 수 있는 작품에서는 영어 단어를 소리내어 읽어보고, 단어 아래 그림의 영어 명칭을 발음해보면 뭔가 일치하는 게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전시를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마이클에게 글자란 또 다른 화면을 구성하는 매개체일뿐, 다른 의미부여나 주어진 상황은 없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화면을 윤곽만이 강조된 사물들과 원근법을 상실한 글자들로 꽉 채운다. 함께 있는 사물들과 단어의 뜻과는 별개로 시각적 매개체일 뿐이다. 마이클이 의도하는 작품에 대한 해석은 관람객 개인의 몫에 맡기는 것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Flashlingt, Acrylic on aluminium, 289.6×86.4cm(unframed), 2002. 이미지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Flashlingt, Acrylic on aluminium, 289.6×86.4cm(unframed), 2002. 이미지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3관 Ordinariness(보통: 일상을 보는 낯선 시선)에서는 우리가 생활하면서 늘 사용하는 것이 예술로 등장한다. 실용적인 것, 기능에만 집중하는 동안 생활용품에 깃든 미적인 요소를 소홀히 했다. 하나하나 작품을 볼 때 이런 깨달음이 더욱 강해진다. 그래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말이 진정으로 느껴진다.

“일상의 평범한 오브제들은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하기에 그 본질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본질을 보기 위해 일상을 보는 낯선 시선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궁극에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을 유혹하는 것은 자연보다 인공적인 산물입니다. 초원의 풍경보다 생활 속에서 흔히 쓰이는 공산품을 오브제로 즐겨 활용하는 그는,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는 일상의 사물들을 들여다보고 주변의 평범한 물건의 성질을 이해하는 것이 삶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상 속의 물건들이 없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미학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행복의 열쇠는 결국 나의 일상 한 모퉁이에 있다는 것을.” 그렇다.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라는 거다.

여기까지 보면 생활용품의 색과 그 배경색이 본래의 색이 아니라 작가만의 색임을 알 수 있다. 색의 선택과 배치에 주목하며 작품을 보면 색채가 주는 미적 감감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 작품 가운데 작품명이 ‘Untitled’ 즉 ‘무제(無題)’로 되어 있는 작품이 자주 보인다는 점이다. 작가가 작품명을 정해 어떤 고정된 생각을 갖게 하거나 상상력을 제한하는 대신, 관람객 스스로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 제목을 붙여보라는 의도이다. ‘Untitled’ 는 빈 괄호( )라고 생각하고 제목을 붙여 보자.

Untitled(8 panels), acrylic on canvas Each 254×1016cm(unflamed), 2001. 이미지 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Untitled(8 panels), acrylic on canvas Each 254×1016cm(unflamed), 2001. 이미지 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4관 Play(놀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예술적 유희)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회화뿐 아니라 필름, 판화, 디지털 미디어 등의 장르를 통해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작가이다. 놀이는 자유롭게 표현한 흔적으로 드러내며, 동시에 절제의 흔적도 보여준다. 작품을 회화화 하기 전 단계의 드로잉들을 공유하고, 여러가지 스포츠들을 해석한 그의 색다른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비디오 룸에서는 우리가 자주 만날 수 없었던, 작가의 주요 활동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이곳에서 웃음을 머금게 하는 작품을 볼 수 있다. 안경점의 시력검사판을 재현한 라이트 박스이다. 이 라이트 박스는 글자를 이미지로 대체했지만, 단계별로 이미지 크기를 달리해서 실제 시력검사에 활용할 수 있다. 보통 시력검사판은 흰색바탕에 검은색 글씨가 쓰여 있지만, 마이클 크레이그 마친은 이 고정관념을 깨고자 컬러플한 이미지를 사용했다. 또 이미지들이 빛나고 대비되어 잘 보이도록 검은색 배경을 적용했다고 한다.

오브제의 모습은 단순하지만 정확하게 그리는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맥락, 그림자, 세부정보를 제거한 후 사물의 부분을 파편처럼 떼어내 표현한다. 이미지제공=unc.[사진=김경아 기자]
오브제의 모습은 단순하지만 정확하게 그리는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맥락, 그림자, 세부정보를 제거한 후 사물의 부분을 파편처럼 떼어내 표현한다. 이미지제공=unc.[사진=김경아 기자]

 5관 Fragment(경계: 축약으로 확장하는 상상력)의 작품들은 일상의 평범한 오브제들이 마치 특별하게 보이도록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오브제의 모습은 단순하지만 정확하게 그리는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맥락, 그림자, 세부정보를 제거한 후 사물의 부분을 파편처럼 떼어내 표현한다. 그는 이를 클로즈업(closed-up)이라고 하지 않고 경계(Fragment)라고 한다. 프레임 밖으로 일부가 잘려나간 작품은 관람자에게 눈에 보이지 않은 부분까지 상상하도록 한다. 또 오브제의 일부만 보고 전체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호기심은 작품과 작가의 의도에 한 걸음 다가오게 한다. 마이클이 예술은 상징적인 것은 소설이 아니라 시(詩)라고 표현한다.

Untitled(with tennis ball), Acrylic on aluminium, 120×120cm(unframed), 2020. 이미지 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Untitled(with tennis ball), Acrylic on aluminium, 120×120cm(unframed), 2020. 이미지 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6관은 Combination(결합: 익숙하지 않은 관계가 주는 연관성)이다.

마이클은 각 사물에 조화와 생명을 주어 존재감을 드러내게 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마치 이야기를 주고받는 듯이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부여하고, 그 이상의 전시장 내 작품들까지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한다. 결국엔 그가 전하는 메세지를 전시 관람객들과 나누고 싶은 것, 바로 소통이다.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展' 전시 모습. 이미지 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展' 전시 모습. 이미지 제공=unc. [사진=김경아 기자]

  이 전시에서 보듯이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는 대형 작품이 많다. 이에 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늘 경이로운 경험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품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작품을 크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죠. 익숙한 것을 거대해 보이게 하는 것, 이것만큼 쉽게 사람을 감동시키는 방법은 없으니까요.”

작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Martin)은 1941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후 60년대 초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 학부와 대학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이후 1966년부터 영국으로 이주하여 그의 대표작이 된 개념미술 작품 참나무(An Oak Tree, 1973)로 1969년 런던 로완 갤러리(Rowan Gallery)에서 첫 개인전으로 데뷔하였다.

영국 현대미술의 중심에서 작가로서 입지를 다지는 동시에, 1974년 부터 1988년 그리고 다시 1994년부터 2000년까지 두차례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Goldsmith College)에서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의 지도로 현대미술의 중심에서 활동하는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트레이시 예민(Tracy Emin), 사라 루카스(Sarah Lucas), 게리 흄(Gary Huem), 줄리안 오피와(Julian Opie) 같은 주요 작가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에, 영국 현대미술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영제국훈장(CBE: Commander of British Empire)을 받았고 2016년에는 영국 왕실에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

또한 그는 파리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 뉴욕 현대미술관(MoMA), 독일 뒤셀로르프의 쿤스트페어라인(Kunstvereins in Dusseldorf), 오스트리아의 쿤스타우스 미술관(Kunsthaus Bregenz) 등 세계적인 미술관 및 국제 비엔날레에서 영국을 대표했다. 주요 컬렉션으로는 런던 테이트, 뉴욕 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 센터 등으로 현재 영국 런던과 이탈리아 베니스를 오가며 거주하고 작업한다.

unc(대표 홍호진)가 주최ㆍ주관한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展》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F 제 1, 2 전시실에서 8월 28일(일) (매주 월요일 휴관)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10:00 ~ 19:00 (18:00 입장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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