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대일, 박호산 등이 출연하는 연극 '무제(無題)의 시대'가 30일까지 공연한다.

극단 모이공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2022년도 정기공연연극 '무제(無題)의 시대'를 무대에 올린다.

주인공 비형랑은 '슬기로운 감빵생활', '나의 아저씨' 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는 박호산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인 임대일이 맡았다.

'비형랑'역의 배우 임대일. ©Aejin Kwoun). [사진=극단 모이공 제공]
'비형랑'역의 배우 임대일. ©Aejin Kwoun). [사진=극단 모이공 제공]

 극의 몰입도를 치솟게 만든 임대일, 박호산의 명품 연기가 극의 몰입대로를 치솟게 한다.

그동안 매 작품, 캐릭터마다 개성 있는 연기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배우 임대일은 이번 작품에서도 인물이 지닌 응축된 서사와 감정을 코로나 이후 새로운 문화의 혼돈과 갈등 속의 표류하는 현 인류의 정서를 더해 연기했다.

연극 ‘무제의 시대’는 메타버스 시대,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뒤섞인 현재에 신화 속 인물 비형랑(임대일, 박호산)을 소환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비형랑' 역의 배우 임대일. ©Aejin Kwoun. [사진=극단 모이공 제공]
'비형랑' 역의 배우 임대일. ©Aejin Kwoun. [사진=극단 모이공 제공]

 창의적인 스토리와 탄탄한 연기력이 만나 탄생한 감각적인 이 작품은 김수미 작가가 작품을 썼고, 극단 모이공 상임연출 송갑석 연출이 연출을 맡았다.

비형랑은 《삼국유사》 ‘기이편'에 등장하는 신라의 설화 속 인물이다. 그는 반귀반인으로 귀신 세계와 인간세계를 오가는 경계인이기도 하다.

기록을 보면 신라 진지왕 및 진평왕 때 사량부에 살던 서민의 딸 도화랑(桃花娘)이 진지왕의 혼백 사이에서 아들 비형랑(鼻荊郞)을 낳았다. 비형랑(鼻荊郞)의 출생이 신이(神異)하였기에 진평왕이 궁중에 데려다가 길렀다. 15세에 집사(執事)가 되었는데, 밤마다 궁성 밖으로 나가 놀았다. 이에 왕이 병사를 보내어 살펴보니, 매번 월성(月城)을 날아 넘어 서쪽의 황천(荒川) 언덕 위에서 귀신들과 놀고 있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병사들이 사실대로 왕에게 보고하자, 왕이 그를 불러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게 귀신들을 부리어 신원사(神元寺) 북쪽 개천에 다리를 놓게 하였다. 또한 귀신 가운데 정사를 도울 만한 자를 추천하라는 왕의 요구에 따라 길달(吉達)을 천거하였다. 이에 길달은 각간(角干) 임종(林宗)의 아들이 되어 집사의 직무를 충직하게 수행하였으나, 어느 날 갑자기 여우로 변하여 도망하였으므로 비형랑이 귀신을 시켜 잡아 죽였다. 그러므로 귀신들이 비형의 이름만 들어도 두려워 달아나므로, 당시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다 비형의 집이라고 글을 붙여서 귀신을 물리쳤다고 한다.

작품 속에서 비형랑은 자본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 위화감을 느끼고, 인간의 세계(현실)와 귀신의 세계(비현실)가 구분되어 있던 신화의 세계로 간다. 그리고 인간의 세계에서 상실한 무언가를 찾는다.

귀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오가는 비형랑의 모습은 인터넷과 현실이 교차되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