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뜬, 구름은 고전의 대중화 시리즈 세 번째 연극으로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의 단편 <외투>를 각색한 연극 <외투>를 2년만에 1월 5일부터 대학로 무대에서 앙코르 공연을 한다. 

극단 뜬, 구름은  연극 '외투'를 2년만에 1월 5일부터 대학로 무대에서 앙코르 공연을 한다. [사진=극단 뜬, 구름]
극단 뜬, 구름은 연극 '외투'를 2년만에 1월 5일부터 대학로 무대에서 앙코르 공연을 한다. [사진=극단 뜬, 구름]

 리얼리즘 문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은 러시아 문학사에서 중단편소설의 시대를 연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전까지의 러시아 문학이 주콥스키, 푸시킨 등이 주도하는 ‘시의 시대’였다면 고골은 ‘산문의 시대’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고골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외투>는 이후 대부분의 러시아 단편소설의 모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러시아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외투>는 고골의 단편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삶의 목표가 고작 외투인 소시민의 모습과 비인간적인 관료제도를 희비극적으로 그려낸다. 고골은 억압받는 아까까예비치 바쉬마치킨아카키의 모습을 동정과 연민으로 그려내며 부조리하고 비인간적인 관료제도를 비판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목표가 외투에 지나지 않는 보잘것없는 인간을 멸시하고 비웃으며 희극적으로 풍자하기도 한다. <외투>를 읽는 독자는 아까까 아까까예비치 바쉬마치킨의 비극을 보며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처럼 고골은 ‘눈물 속의 웃음’이라는 특유의 시선으로 당시 러시아 사회와 그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을 놀라우리만치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연극 '외투' 아까까 아까까예비치 바쉬마치킨. [사진=극단 뜬, 구름]
연극 '외투' 아까까 아까까예비치 바쉬마치킨. [사진=극단 뜬, 구름]

 이번에 무대에 올리는 연극 <외투>에 나오는 아까까 아까까예비치 바쉬마치킨는 어떤 모습일까?

주인공 ‘아까끼 아까끼예비치 바쉬마치킨’은 러시아 뻬제르부르그의 위치한 어떤 관청에서 근무하는 9급 관리이다. 기계처럼 반복되는 업무와 적은 봉급에도 자신의 업무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남루한 옷차림에 사교적이지 못한 ‘아까끼’는 승진도 못하는 만년 9급 관리라고 동료관리들에게 조롱을 받으며 지낸다.

한파가 몰아친 어느 날 ‘아까끼’는 외투가 낡아 더 이상 수선이 불가능해지자 자신이 모아둔 전 재산으로 새 외투를 맞춘다. 새 외투를 입고 관청에 출근한 ‘아까끼’는 관청의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되고, ‘아까끼’의 상사로 부터 정식으로 저녁 식사 파티에 초대를 받는다. 난생처음 파티에 참가한 ‘아까끼’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에 취한다. 게다가 파티에서 자신의 승진 소식을 듣게 되고, 파티에서 만난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아까끼’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다. 이 모든 것이 외투를 새로 맞춰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게 된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시 파티를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에 ‘아까끼’는 강도를 만나 외투를 강탈당하게 되는데....

연극 '외투'  단체 사진. [사진=극단 뜬, 구름]
연극 '외투' 단체 사진. [사진=극단 뜬, 구름]

 

연극 <외투>는 대도시 뻬쩨르부르그를 통해서 자본주의가 가져오는 인간의 도덕적,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파괴를 예리하게 전면에 부각하여 도시문명 및 기계 발전, 외적 가치와 물질적 가치만을 추구함으로써 오는 인간 정신의 파괴와 정신적 공허감, 인간성의 상실 등의 문제를 다룬다.

연극 <외투>는 180년 전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소설 <외투>를 극단 뜬, 구름의 키치적 저항정신을 토대로 재해석한다. 획일화한 사회 속에서 휩쓸리지 말고 껍데기를 탈피하여 자신의 본 모습을 찾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관객들과 함께 고민하는 작품이다.

”연극 <외투>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뻬쩨르부르그는 늪지대위에 건설된 인공도시로서 물질과 물질로 이루어진 파편화된 사물의 세계입니다. 허위적인 물질만이 난무한 허위와 허상의 세계인 것입니다. 인간이 물질적인 것만 얽매이고 외적인 조건에만 신경 쓴다면 결국 인간은 물질이 되는 것입니다. 인간 사회에서 인간이 아닌 사물들이 가득할 때 그 사회는 더는 의미체계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진실한 정신이나 영혼이 사라진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허위와 환영일 뿐인 사회가 될 것입니다.“

극단 뜬, 구름이 밝힌 연출의도이다.

극단 뜬, 구름의 앙코르 공연 연극 <외투>는 서울 대학로 소극장 아름다운극장에서 2022년 1월 5일부터 1월 16일까지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