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은 모든 일상을 바꿔놓았다. ‘코로나 블루(우울)’라는 말이 일상용어가 될 만큼 우리 모두는 우울감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시기 흔들리는 우리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며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소망일 것이다. 어떻게 아이의 성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알게 모르게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줄 수 있을까?

최근 주목 받는 성격유형 검사 MBTI의 16가지 유형. [자료=글로벌사이버대학교 고건영 교수]
최근 주목 받는 성격유형 검사 MBTI. [자료=글로벌사이버대학교 고건영 교수]

성격유형 검사 방법은 다양한데 최근 방송과 일상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검사는 바로 ‘MBTI(Myer-Briggs Type Indicator)’이다. 많은 이들이 “나는 INFP야” “너는 ESTP인 것 같은데”라며 나 자신 또는 남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한다.

뇌교육 특성화 대학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고건영 교수(뇌기반 감정코칭학과 학과장)는 MBTI 검사와 관련해 “MBTI는 브릭스와 마이어스 모녀가 개발한 검사이다. 칼 구스타프 융의 심리유형론을 바탕으로 첫째, 자신의 에너지 방향성이 내향인가 외향인가(내향형I/외향형E), 둘째, 정보를 객관적으로 수집하느냐 직관적으로 수집하느냐(감각형S/ 직관형N), 셋째, 수집한 정보에 의해서 어떤 의사결정을 하느냐(사고형T/감정형F), 그리고 넷째, 이게 라이프스타일에 어떻게 적용해서 행동 방식으로 나오느냐(판단형J/ 인식형P)에 따라 16가지 유형으로 나뉜다”라고 했다. 

뇌교육 특성화 대학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기반 감정코칭학과 고건영 학과장. 그는 대학부설 뇌기반 감정코칭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사진=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 특성화 대학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기반 감정코칭학과 고건영 학과장. 그는 대학부설 뇌기반 감정코칭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사진=글로벌사이버대학교]

 

고건영 교수는 외향형(E), 내향형(I)에 관한 질문으로 “지칠 때 나는 어떻게 에너지를 충전하는가?”를 제시하고 “혼자만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은 I에 가깝다. 내 안으로 깊이 생각하고 성찰하는 걸 좋아하고, 말로 표현하기보다 글로 표현하는 걸 잘한다. 반면, E는 누구랑 만나서 에너지를 교류하고 함께하고 싶어 한다. 사람을 사귈 때도 I는 소수와 만나는 걸 좋아하고 깊이 사귀는 편이고, E의 경우 다수와 어울리며 대인관계가 넓은 편”이라고 했다.

정보수집 방식에 따른 감각형(S), 직관형(N)에 관해 “사과 하나를 보고도 S의 경우, ‘빨간색이고 주먹만한 크기에 어디에 점이 있다’라고 표현한다. 오감에 의존해서 파악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세부적인 관찰력이 뛰어나며 객관적인 증거가 굉장히 중요하다. 반면, N은 ‘이 사과는 어디에서 왔을까? 아기 엉덩이 같다’ 등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일할 때 S는 차례대로 차근차근 일 처리 하는 걸 좋아하고 일관성 있는 것, 안내 매뉴얼이 있는 걸 굉장히 편하게 생각한다. 나무 하나하나를 잘 키워서 결실을 맺으려고 한다. 반면, N의 경우, 전체적인 패턴을 보고 미래를 상상하고 고치고 하는 걸 좋아하고 틀을 정해놓는 것은 싫어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씨 뿌리는 걸 잘하지만 극단적인 N형인 경우 결과를 내기가 조금 어렵다”라고 서로의 차이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고 교수는 일률적으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는 “예를 들어 행동양식에 의한 구분인 판단형(J)이 여행계획을 세울 때 꼼꼼하게 계획을 세운다면 인식형(P)은 그냥 떠나서 갑자기 일어나는 변화를 즐기는 편이다. 그런데 여행계획을 철저히 하는데 막상 도착해서 흐름대로 즉흥적으로 다니는 사람도 있다. 그런 경우, P의 점수가 더 높을 수 있다”라며 “그리고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통합적으로 변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성격유형 검사 MBTI 를 통해 분류된 16가지 유형. [사진=고건영 교수]
성격유형 검사 MBTI 를 통해 분류된 16가지 유형. [자료=고건영 교수]

인터넷에서 해본 검사와 정식 검사를 했을 때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 고건영 교수는 “지능검사, 적성검사, 성격검사, 흥미 검사 등 다양한 영역이 있는데 그중 하나만 가지고 아이를 잘 이해하고 평가할 순 없다”라고 했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의 의식 구조에 따르면 내가 아는 영역인 의식, 집중하면 알 수 있는 전의식, 그리고 무의식의 영역이 있는데 그중 무의식의 영역이 가장 크다. 내가 아는 나는 빙산의 일각이다.”라고 했다.

그는 ‘조아리의 창’이론에 의한 구분으로 “내가 알고 다른 사람도 아는 영역을 ‘열린 영역’이라고 한다. 나는 모르겠는데 다른 사람은 ‘너 그렇잖아’라고 알고 있는 영역도 있다. 그걸 나는 보지 못한다고 해서 ‘맹인영역’이라고 한다. 또 나는 알고 있는데 남은 모르는 ‘비밀영역’이 있다. 그리고 나도 모르고 다른 사람도 모르는 창 ‘미지의 창’이 있는데 이 영역이 무의식에 가장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MBTI가 내가 알고 있는 나의 ‘열린 영역’을 점검하는 자기보고식 객관검사라면, 무의식 영역인 ‘미지의 창’을 점검하는 주관검사도 있다. 그중 하나가 아놀드 브람스와 아브라함 옐친이 개발한 일명 ‘빗속의 사람(PITR)’검사이다. 직접 그린 그림 속 인물의 연령과 크기, 자세, 시선의 방향, 우산, 우비, 장화 등의 유무와 크기, 구름의 양 등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스트레스의 정도와 대처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검사이다.

(왼쪽)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에 따른 의식구조. (오른쪽) 조하리의 창. 심리학자 조셉 러프트와 해리 잉햄이 개발한 의식구분. [자료=고건영 교수]
(왼쪽)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에 따른 의식구조. (오른쪽) 조하리의 창. 심리학자 조셉 러프트와 해리 잉햄이 개발한 의식구분. [자료=고건영 교수]

고 교수는 “검사 결과를 우리 아이에게 적용할 때 알아야 하는 것은 우선, 결과가 아이의 심리상태를 추측할 수 있는 단서 중 하나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검사 결과보다 아이와 대화할 때 정서적 공감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게 가장 핵심이다. 심리적 안정감을 줄 때는 선택권을 자꾸 아이한테 넘겨주어야 한다. 아이가 해결책을 더 잘 낼 수 있다. 엄마가 걱정돼서 방법을 제시하기보다 아이의 생각을 묻고 당장 모르겠다면 기다려주면서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아울러 고 교수는 “몸과 마음, 육체와 정신이 연결되어 있다”라는 제임스 랑게의 이론을 기반으로 아이의 정서 조절력을 키우는 법을 제시했다.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신체적 변화나 흥분이 일어나고 그에 따라 감정이 발생한다는 이론인데 정서심리학에서 정설로 평가된다. 몸이 먼저 반응하고, 그 몸에 대한 반응으로 감정이나 정서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입꼬리를 올리고 화난 경험을 기억하는 것과 입꼬리를 내리고 화난 경험을 기억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부설 뇌기반 감정코칭센터 센터장을 겸직하는 그는 오랫동안 명상 기반 심리상담과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로서 쌓은 경험과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했다.

고 교수는 “몸을 스스로 통제하면 감정과 마음을 조절할 수 있다. 그동안 상담할 때 뇌교육적인 접근을 많이 진행했다. 뇌교육에서는 뇌체조와 HSP GYM 등 자신의 몸을 다루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5분 정도 뇌체조를 하는 것만으로도 집중력이 높아지는 걸 볼 수 있는데 몸에 집중하는 순간 의식이 내부로 들어간다”라며 “내가 나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자기 통제감의 형성은 자존감의 가장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체력과 함께 알아차림의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알아차림의 힘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명상’이다.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대나 구글 등 글로벌기업, 유럽에서도 명상이 트랜드가 되고 있다. 알아차림의 힘이 커지면 내 생각과 감정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통제감이 커지면 몸을 다룰 수 있고, 생각과 감정을 조절할 수 있으면 다시 자기 통제감이 커져서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이다.”

고건영 교수는
고건영 교수는 "몸을 스스로 통제하면 감정과 마음을 조절할 수 있다. 자기통제감은 자존감의 가장 핵심"이라며 지식을 우선하던 지덕체智德體 교육에서 체덕지體德智교육으로의 전환을 말했다. [자료=한국뇌과학연구원]

끝으로 고건영 교수는 “유발 하라리가 ‘AI에게 수학, 과학을 맡기고, 감정지능 과목을 개설하라’고 했다. 그만큼 정서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감정은 ‘마음으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했다.

“마음을 조절하기 위해 빠르게 접근하는 방법이 몸을 다루는 것이다. 과거 교육의 방향이 지식이 먼저고 덕을 쌓아 마음을 다루고 몸을 다루는 지덕체智德體 교육이었다면 이제 체덕지體德智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완훈련이나 명상, 신체 조절 기법으로 심리적 안정이 되면 학습이나 인지훈련을 했을 때 훨씬 효과적이다.”

[참고]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고건영 교수 BR뇌교육 학부모 특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