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탄생부터 제례까지 일생의 의례와 주요 절기와 명절에 빠질 수 없는 ‘떡’을 만들고 나누는 생활관습이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 예고되었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는 8일 ‘떡 만들기’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예고 했다. 7월 7일까지 30일 간 예고 기간 중 가계 의견을 수렴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문화재청이 8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 떡 만들기. 떡메로 떡을 찧는 모습. [사진=국립민속박물관]
문화재청이 8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 떡 만들기는 나눔과 배려, 정을 주고받는 문화의 상징으로 공동체 구성원 간의 화합을 매개하는 특별한 음식이다. 떡메로 떡을 찧는 모습. [사진=국립민속박물관]

‘떡 만들기’는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 향유하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 ‘해녀’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곡식가루를 시루에 안쳐 찌거나 쪄서 치거나 물에 삶거나 혹은 기름에 지져서 굽거나 빚어서 찌는 음식이다. 한국인이 일생동안 거치는 의례와 행사때마다 사회구성원과 함께 나누는 음식이다. 나눔과 배려, 정을 주고받는 문화의 상징으로 공동체 구성원 간의 화합을 매개하는 특별한 음식이다. 오늘날에도 개업떡 이사떡 등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문화가 지속적으로 전승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떡을 언제부터 떡을 만들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청동기‧철기 유적에서도 시루가 발견되고 황해도 안악 3호분 벽화의 부엌에 시루가 그려진 점으로 볼 때 고대에도 떡을 만들어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 떡을 뜻하는 글자 ‘병(餠)’이 확인되고, 《고려사(高麗史)》를 비롯해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이색(李穡)의 《목은집(牧隱集)》등 각종 문헌에서 떡을 만들어 먹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떡에 담긴 상징정 의미도 다양하다. 일례로 백일상의 백설기는 깨끗하고 신성한 음식으로 아이가 밝고 순진무구하게 자라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고, 팥수수경단은 귀신이 꺼리는 붉은 색으로 아이의 생에 있을 액厄을 미리 막기 위해 올렸다. 백일 잔치 후 떡을 백집에 나누어 먹어야 아이가 무병장수하고 복받는다는 속설에 따라 되도록 많은 이웃과 나누었다.

(왼쪽 위) 충재 권벌 종가에서 불천위 제사에 올린 떡. (왼쪽 아래) 떡살. (오른쪽) 청태콩을 소로 넣어 송편을 빚는 모습. [사진=충재 권벌 종가, 국립민속박물관, 서애 류성룡 종가]
(왼쪽 위) 충재 권벌 종가에서 불천위 제사에 올린 떡. (왼쪽 아래) 떡살. (오른쪽) 청태콩을 소로 넣어 송편을 빚는 모습. [사진=충재 권벌 종가, 국립민속박물관, 서애 류성룡 종가]

혼례 때 신부집의 혼인 허락에 감사한 뜻을 담아 신부용 혼수 등을 함에 넣어 보낼 때 함을 ‘봉치 시루’에 올렸고, 그 시루 안에 붉은 팥시루떡이 담겨 있었다. ‘봉치떡(봉채떡)’이라 불리는 떡은 양가의 화합과 혼인을 축복하는 의미가 있다.

회갑상과 제례때 올리는 ‘고임떡’은 각각 부모님 생신을 축하하고 만수무강을 축원하며, 돌아가신 조상의 은덕을 기리고 예를 다하는 의미가 있다.

‘떡 만들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게 된 것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는 점 ▲ 삼국 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떡 제조방법 관련 기록이 확인되는 점 ▲ 식품영양학, 민속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 ▲ 지역별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떡의 제조가 활발하고, 지역별 떡의 특색이 뚜렷한 점 ▲ 현재에도 생산 주체, 연구 기관, 일반 가정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하여 떡을 만드는 전통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가치있다고 평가되었다.

지정 예고기간 동안 문화재청 누리집, ‘케이(K) 무형유산 동행’ 인스타그램을 통해 ‘떡 만들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