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대3기부터 수백만 년 동안 혹독한 환경을 견디며 우리나라 산의 정상인 해발고도 1,000m이상에서 적응한 구상나무숲이 사라져가고 있다.

지리산 구상나무숲. 수백만 년을 혹독한 환경에도 견디며 생존한 구상나무숲이 인간의 간섭, 기후변화로 1/3이 사라져 멸종위기종이 되었다. [사진=산림청]
지리산 구상나무숲. 수백만 년을 혹독한 환경에도 견디며 생존한 구상나무숲이 인간의 간섭, 기후변화로 1/3이 사라져 멸종위기종이 되었다. [사진=산림청]

산림청(청장 박종호)는 멸종위기 구상나무숲을 회복하기 위해 유전자(DNA) 이력관리를 이용한 복원재료 확보와 관리기술을 마련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1년 구상나무를 위기종으로 분류했다. 고산지대에서 자라 바위가 많고 흙이 적어 양분이 적고 눈비가 와도 수분을 오래 머금을 수 없어 건조한 날씨, 강한 바람과 낮은 온도 등 혹독한 환경에도 오랜 세월 우리 땅을 지키다.

그러나 최근 인간의 간섭과 환경변화로 서식지가 많이 감소해 2019년 산림청 전국실태조사 결과 구상나무 쇠퇴율이 약 33%로 나타나 유전자원 보존과 자생지 복원이 가장 시급한 수종으로 확인되었다.

아직 희망은 있다. 유전자 이력관리를 통해 구상나무 소규모 잔존집단 금원산 복원 시험지를 조성한 결과 어린 구상나무 99%가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019년 금원산 구상나무 잔존집단 복원시험지 조성모습. [사진=산림청]
2019년 금원산 구상나무 잔존집단 복원시험지 조성모습. [사진=산림청]

금원산은 구상나무 분포면적이 1헥타르 미만으로 어른 나무가 30본이 채 되지 않은 소규모 잔존 집단에 유전자 분석결과 유전자 다양성이 낮아 기후변화에 따른 소멸위협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경남산림환경연구원 금원산산림자원연구소와 공동으로 2019년 5월 어린 구상나무 1,350본을 심었고, 2020년 10월 조사 결과 99%가 생존했고 생육상태도 양호했다.

현재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구상나무와 같은 멸종위기종 복원 시 유전적으로 적절한 재료를 사용해 지역 고유성을 해치지 않는 유전 다양성 복원을 강력이 권장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는 유전자 식별표시(마커)를 이용한 분석을 통해 대상지역에 적합한 개체를 확보하는 유전자 이력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복원이 필요한 지역에 가장 적절한 개체를 선발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산림청 김원중 백두대간보전팀장은 “유전자 이력관리를 이용한 과학적 복원기술로 구상나무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취약한 우리나라 고산 침엽수종 숲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