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구조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가 최근 한반도 최남단 전남 해남에서 건강하게 국내의 다른 17마리 황새들과 어울려 활동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는 한국과 러시아 양국이 기울인 노력의 작은 결실로, 황새 보전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 가능성과 필요성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에서 탈진해 구조되었던 황새(오른쪽, 가락지 녹-048). [사진=환경부]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에서 탈진해 구조되었던 황새(오른쪽, 가락지 녹-048). [사진=환경부]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는 지나해 6월 극동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역에서 탈진한 어린 황새 1마리를 구조해 현지 재활센터에서 회복과정을 거쳤다. 이 황새는 8월 13일 항카호 북부지역 예브레이스카야 자치주에서 방사했다.

황새에 부착된 위치추적시스템(GPS)을 통해 확인 결과 극동 러시아 예브레이스카야에서 방사 후 한반도 북부와 12월 16일 전북 김제를 거쳐 12월 25일 전남 해남으로 이동한 것이다.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 연구진은 황새들의 이동경로를 주시하고 한반도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한-러 황새 보전 공동연구 기관인 국립생태원에 이 사실을 알렸다.

러시아에서 황새의 구조 후 방사까지 과정. [사진=세계자연기금 러시아]
러시아에서 황새의 구조 후 방사까지 과정. [사진=세계자연기금 러시아]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25일 전남 해남에서 월동하는 황새 18마리를 발견하고 이 중 한 마리가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에서 방사한 황새(가락지 녹-048)임을 확인했다.

국립생태원과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한반도 황새 생태축 보전을 위한 한-러 공동연구 협정을 시작으로 러시아 주요 황새 번식지 개선과 이동경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월동하는 황새들의 번식지 개선을 위해 지난해 3월 국제적 황새 번식지인 러시아 항카호습지와 한반도-러시아 이동경로상 중간기착지인 두만강 유역에 8개의 황새 인공둥지탑을 설치했다.

지속적인 번식 모니터링과 이동경로 연구를 통해 자연스러운 철새 황새의 러시아-한반도 이동을 유도하고 양국 황새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증진시켜, 안정적인 한-러 황새 생태축 보전을 이루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