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생존 여성독립지사 오희옥(94) 여사가 병상에서 떨리는 손으로 한 자 한 자 독립운동가 역사학자인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적어 내려갔다.

경기국학원이 지난 26일 ‘경기신흥무관학교 2기 5차 교육및 독립운동가 후손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소개된 영상으로 교육생들의 공감이 컸다. 이날 2기 과정에 참여한 경기지역 교사 80여 명이 생존 여성독립지사 오희옥 여사의 아들 김흥태 씨와 화상회의시스템으로 만나 3대 독립운동가 가문의 생생한 활약을 듣고 교류하였다.

경기국학원은 지난 26일 생존 여성독립지사 오희옥 여사의 아들 김흥태 씨를 초청해 '경기신흥무관학교 2기 독립운동가 후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교육에는 경기지역 교사 80여 명이 참여했다. [사진=경기국학원]
경기국학원은 지난 26일 생존 여성독립지사 오희옥 여사의 아들 김흥태 씨를 초청해 '경기신흥무관학교 2기 독립운동가 후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교육에는 경기지역 교사 80여 명이 참여했다. [사진=경기국학원]

경기도(도지사 이재명)가 올해 추진하는 ‘2020 경기도 문화예술 일제잔재 청산 공모사업’에 선정된 경기신흥무관학교 교관양성과정은 4차례 온라인교육에 이어 5차 교육은 충남 천안에 있는 국학원을 방문해 교육 및 투어로 진행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이날 교육 및 간담회는 ▲독립군가 및 국학원 소개 ▲국학운동사 교육▲독립운동가 후손 간담회 ▲김구 어록 낭독 ▲한민족 정신지도자 선언 등으로 이어졌다.

교육생들은 생존 여성독립지사 오희옥 여사가 2017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당시 91세의 나이로 애국가 독창을 한 짧은 영상과 백범 김구 선생께서 ‘직업이 독립운동’이라고 불러준 3대 독립운동가 집안 오희옥 여사의 활약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항일 의병장이던 오희옥 여사의 할아버지 오인수 선생을 비롯해 신흥무관학교 졸업 후 항일전투를 치른 아버지 오광선 장군, ‘만주의 어머니’라 불리며 독립군의 뒷바라지와 비밀연락을 수행한 어머니 정현숙(=정정산)여사, 남편 신송식 지사와 함께 광복군으로 활동한 언니 오희영 지사 등이 소개되었다.

김구‧이시영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을 ‘임정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자란 오희옥 여사는 14살부터 독립운동에 참여해 광복군 5지대에 편입되어 첩보활동, 민족문화 전파활동 등을 하셨다.

오희옥 여사는 광복군이 연합군과 함께 한반도 진입작전을 이미 세운 상황에서 일본이 사전에 항복함으로써 우리 광복군이 아닌 연합군 주도로 해방이 이루어져 남북분단의 빌미가 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다큐 영상 마무리 오희옥 여사께서 “(아직) 완전한 광복이 아니죠. 남북이 통일이 돼야 우리가 완전한 광복이 된 거야. 그때야 우리가 마음을 놓을 수가 있지.”라고 말씀하신 데서 교육생들의 공감이 매우 컸다.

아들 김흥태 씨는 “서훈을 받은 여성독립운동가 248명 중 생존지사가 4명이었다가 지난 달 유순희 지사께서 돌아가셔서 이제 세분 남았다.”고 전하고 “어머니도 지난해 3월 급성우뇌경색으로 서울중앙보훈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호전되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회복하려는 의지가 커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온라인 간담회에 참가한 교사들은 지사의 병환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한 김흥태 씨는 “광복이후 정부의 관심과 적절한 보상이 미미하고 지연되어 독립운동가 집안은 궁핍하고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반면 친일 집안은 별다른 제재 없이 권력과 부를 세습했다.”고 밝혔다. 실제 그의 집안에서도 오 지사의 어머니 정정산 여사와 언니 오희영 지사 모두 사후에 서훈되었고, 조부 오인수 의병장도 서대문형무소 수감 기록 전소로 표창을 받지 못했다.

김흥태 씨는 “어머니께서 병상에 눕기 전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는 온 국민이 단결하고 단합하여 잘 살고 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과거와 같은 아픈 전철을 밟지 않는다. 올바른 방법으로 남북은 통일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며 “독립운동사는 전 세계 ‘식민지 민족해방운동‘ 선상에서 연구하고 기념되어야 한다.”고 소견을 밝혔다.

생존 여성독립지사 오희옥 여사의 아들 김흥태 씨가 경기신흥무관학교 교관 교육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경기국학원에서 배운 배꼽힐링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경기국학원]
생존 여성독립지사 오희옥 여사의 아들 김흥태 씨가 경기신흥무관학교 교관 교육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경기국학원에서 배운 배꼽힐링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경기국학원]

간담회 이후 교육 참가자들은 설문지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교사들은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는데 이번 신흥무관학교 역사 프로그램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오희옥 지사의 존재 자체가 큰 희망이다. 나 또한 한민족의 정신 광복을 위해 제2의 오희옥이 되겠다.”, “독립유공자 후손과의 만남이 감명 깊고 이번 연수가 의미가 크다. 그동안 좋은 강의를 해준 국학원 강사들께 감사하다.”, “대한민국을 정말 사랑한다고 자부했는데 우리 고유한 역사‧문화‧철학을 교육하고 알리는 국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게 부끄럽다.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많은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국민으로 살겠다.”고 했다.

또한 “지사께서 병환에 계신 모습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도 큰 문제이지만 우리 스스로 역사를 왜곡하고 아직도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 더 문제이다.”, “이렇게 중요한 연수를 온라인으로만 듣게 된 것이 아쉽다. 우리 교사부터 더욱 깨어나서 함께 국조단군으로부터 이어진 올바른 역사와 홍익철학을 알려야겠다.” 등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그중 박인향(경기도 용인 서천중) 교사는 “교사들의 구겨진 자존심에 새싹이 돋아나게 한 교육이었다.”라며 “아이들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키워야 하는지 다시 알게 해준 교육이었고,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 아니라 살아있는 우리 모두의 기록이고 모두가 존중 받아야 한다는 걸 일깨워주었다. 일제 잔재청산은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스스로 주눅 들고 부당한 권력에 침묵하며 서로 비방하도록 만든 문화 사대주의를 빨리 걷어내고 우리 아이들이 자존감을 지니고 행복한 국민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교육해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신흥무관학교 교관양성 1기는 청소년 40여 명이 이수했고, 2기는 교사대상으로 모집하여 100여 명이 참여했다. 5기 교육을 받지 못한 교육생은 다음 진행되는 3기와 4기 5차교육에 참가하면 된다. 3기 과정은 현재 진행 중이다. 해당 과정 이수자는 민간등록자격증인 ‘한민족정신지도자’자격증을 취득한다.

교관 2기 과정에서 경기지역 교사의 참여를 기획한 강명옥 교사(평촌고)는 “교사들에게 우리나라 교육이념인 홍익정신이 어디에서 유래되었고, 그 정신이 얼마나 훌륭한 정신임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나도 대학에서 홍익정신과 단군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교사가 되었고, 이것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는 충격을 받았다.”며 “이번 연수에 참여한 많은 선생님이 '홍익정신의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 '국학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많이 보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