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맞는 하루의 시작은 0시 자정이다. 우리 선조는 자시(밤 11시~1시)를 시작으로 했다. 젊은 시절 흔히 우리는 잠드는 순간을 하루의 나머지 정도로 여기고 만다. 중년이 넘어가면서 수면장애를 겪는 일이 많아지면 비로소 충전할 수 있는 잠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하루는 0시 자정에 시작된다. 잠을 자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몸을 회복하는 시간이 하루의 시작인 것이다. [사진=Pixabay]
하루는 0시 자정에 시작된다. 잠을 자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몸을 회복하는 시간이 하루의 시작인 것이다. [사진=Pixabay]

획기적으로 효과 있는 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매일 회복하고 충전하는 것이 면역력을 높인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 몸이 갖고 있는 면역력은 어떤 항생물질보다도 뛰어난 힘을 가졌다.

수면건강학 전문가 사토 도미오는 그의 저서  ‘잠의 즐거움’에서 “잠을 자는 것은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아니다. 수면과 각성의 리듬을 비롯해 화학물질과 각종 호르몬, 신경세포 등은 생체시계가 흔드는 절묘한 지휘봉에 따라 생명의 심포니를 연주한다.”며 오전 0시가 하루의 시작임을 일깨운다.

하지만 현대인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생활리듬이 깨진 경우도 많고, 과로해서 몸은 피곤해도 뇌가 깨어있어 회복에 좋은 수면시간을 알면서도 잠들지 못한다. 차라리 영상에 빠져 절로 잠들기를 선택하며 번쩍이는 화면과 함께 아침을 맞이하기도 한다. 술에 의존하거나 수면제에 의지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잠은 질이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습관을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잠들지 못하는 여러 원인 중에는 대부분 낮에 쌓인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걱정과 염려 등을 알게 모르게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실험으로 똑같은 힘으로 이마와 가슴을 눌러보자. 십중팔구는 가슴이 훨씬 아프다.

의사는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주의하고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라고 조언하지만 그만큼 어찌할 바를 모를 경우도 없다. 뇌에서 만들어진 정보로 가슴에 차곡차곡 쌓인 화는 한국인의 질병이라 불리는 ‘화-병’을 불러오기도 한다.

온몸에 분포하는 면역기관인 림프절. 중완혈은 명치와 배꼽사이 위장의 중간에 있으며 배꼽 위 림프절이 갈라지는 위치 정도이다. [사진=한문화]
온몸에 분포하는 면역기관인 림프절. 중완혈은 명치와 배꼽사이 위장의 중간에 있으며 배꼽 위 림프절이 갈라지는 위치 정도이다. [사진=한문화]

이럴 때 중완혈中脘穴에 관심을 한번 가져보자.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앞쪽 중앙을 흐르는 임맥任脈에 위치한 혈자리이며, 명치와 배꼽의 중간에 있다. 위의 중간정도에 자리에 있다고 하여 중완이라고 한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방 체하는데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특히 중완 위치는 온몸에 분포하는 면역기관인 림프절이 상체에서 내려와 복부를 감싸고 하체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다. 또한, 우리 몸의 면역작용에 관여하는 T세포는 가슴뼈 아래쪽에 있는 흉선 속에서 성장하며, 면역세포의 70%가 복부에 존재한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흉선조직과 복부 장기가 위축되기 때문에 면역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브레인명상인 중완힐링명상과 편도정화명상 두 가지를 소개한다.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중완힐링. [사진=단월드]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중완힐링. [사진=단월드]

[중완힐링 명상]

1단계 중완 두드리기: 주먹을 살짝 쥐고 중완부위를 토닥토닥 가볍게 두드려 준다.

2단계 독맥 풀기: 배꼽힐링기(힐링라이프)나 막대를 이용해서 척추선을 부드럽게 자극하여 풀어준다. (앞서 말한 임맥과 반대로 독맥은 등 뒤쪽 중앙을 지난다)

3단계 중완 펌핑: 힐링라이프나 손가락으로 중완을 100번 가량 가볍게 펌핑 한다.

* 1~3단계를 하는 동안 호흡은 부드럽게 ‘후~우’ 내쉰다. 눈을 살짝 감고 가슴을 막은 에너지를 밖으로 내보내는 상상을 하면 도움이 된다.

4단계 중완호흡: 숨을 마시면서 배를 내밀고 중완을 지그시 누르면서 숨을 내쉬어 준다. 숨을 마시고 다섯을 셀 동안 배를 내민 상태에서 자극하고, 숨을 내쉬면서 다섯을 셀 동안 지그시 누르면 된다. 중완 부근이 딱딱하게 경직되어 있으면 통증이 느껴지는데 통증이 크게 느껴질 정도로 하지는 말자.

5단계 관절풀기: 어깨와 팔꿈치, 손목, 허리 관절 등을 짜주듯이 비틀어주면서 시원하게 풀어준다.

6단계 마무리 숨쉬기: 호흡을 편안하게 고르면서 몸의 느낌에 집중한다.

불면증은 우리 인체의 기혈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 머리 쪽에 몰린 에너지가 뇌를 압박하여 생긴다. 잠자기 전에는 격렬한 운동보다 가볍게 몸을 풀어주는 동작을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 머리에 몰려있는 화火기운을 아래로 내려주면 복부가 따뜻해지면서 내장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몸의 긴장도 풀린다. 이를 머리는 시원하고 배는 따뜻한 수승화강水昇火降 상태라고 한다.

감정회로의 핵심인 편도가 뇌 속 깊은 곳에 자리한다. [사진=한문화]
감정회로의 핵심인 편도가 뇌 속 깊은 곳에 자리해 있다. [사진=한문화]

 

[편도정화 명상]

수많은 정보로 인해 뇌 속 깊은 곳에 위치한 편도에 쌓인 ‘감정’을 객관화하여 우리가 가진 상상력을 통해 다루는 브레인명상이다. 우리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않는다. 두개골이라는 깊은 동굴 속에 있는 뇌는 눈을 비롯해 코, 피부 등 다양한 감각기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바탕으로 활동하기때문이다. 실감나는 상상으로 힐링을 해보자.

세계적인 뇌과학자 신희섭 박사와 자연치유명상의 대가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의 대담으로 이루어진 책 ‘뇌를 알면 행복이 보인다.’(한문화)에서는 “뇌는 우리가 잠든 동안 제 스스로 청소하고 정리정돈을 한다. 바쁜 낮에 임시로 저장해 둔 정보를 다시 검토하여 제자리에 기억시키거나 삭제하고, 불필요한 정보들로 꽉 찬 휴지통을 비운다. 그런데 개중에는 잘 삭제되지 않은 정보들이 있다. 주로 편도에 눌어붙은 감정정보들이 그렇다. 삭제되지 않는 이 정보들은 다른 정보가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거나, 갖가지 오류를 일으킨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지 말고 잠들기 전에 편도를 씻어 주자.”라고 제안한다. 편도정화 명상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감정회로의 중추인 편도 속에 쌓인 감정들을 씻어내는 편도정화 명상. [사진=단월드]
감정회로의 중추인 편도 속에 쌓인 감정들을 씻어내는 편도정화 명상. [사진=단월드]

1. 잠자리에 편안한 자세로 앉는다.
2. 눈을 감고 편안히 숨을 쉰다.
3. 양손을 손바닥이 위로 오게 하여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4. 어깨에 힘을 빼고, 자신의 뇌에 집중한다.
5. 뇌의 중심 부분에 알처럼 자리하고 있는 두 개의 편도를 느껴본다.
6. 두 개의 편도를 각각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 것을 상상한다.
7. 손바닥 위에 놓인 편도가 어떤 상태인지 살펴본다. '거뭇거뭇 얼룩져 있나요? 까맣게 때가 껴 있나요?'
8. 눈앞에 더없이 맑고 깨끗한 샘물을 떠올린다.
9. 편도를 샘물에 넣어 깨끗이 씻어낸다.
10. 깨끗해진 편도를 다시 머릿속 제자리에 놓는다.
11 눈을 감은 채, 뇌 속에서 밝게 빛나는 편도를 바라본다.

우리가 매일 잠들기 전 뇌 안의 수많은 정보와 가슴을 무겁게 누르는 감정들을 잠시 내려놓고 내 자신을 사랑해주는 치유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참고] ‘뇌를 알면 행복이 보인다’(이승헌‧신희섭 저, 2006년, 196쪽)
         ‘잠의 즐거움’(사토 도미오 저, 2006년, 2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