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에 안동을 거점으로 활동한 항일 의병부대인 안동의진의 2대 의병장 척암 김도화 선생의 문집 책판이 독일의 작은 경매에 나와 매입‧환수해 국내로 들어왔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하 재단)이 국외 경매에 출품된 한국문화재를 모티터링하는 과정에서 지난 2월 독일 경매에서 발견해 3월 매입했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한 가족이 소장하던 것으로, 유교책판을 전문적으로 연구관리하는 한국국학진흥원과 긴밀히 협의해 마침내 독립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3월 독일 경매에서 매입환수한 항일의병장 척암선생문집 책판.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3월 독일 경매에서 매입환수한 항일의병장 척암선생문집 책판. [사진=문화재청]

돌아온 ‘척암선생문집책판’은 <척암선생문집>을 찍어낸 책판 1천여 장 중 하나로 권9의 23~24장에 해당한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이 20장만 소장하고 있는데, 2015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중 일부이다.

문집을 지은 척암 김도화 선생은 조선 말 대학자이자 의병장으로, 석주 이상룡 선생 등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안동 임청각 가문의 사위 중 한 명이었다. 명성황후가 일본낭인에 의해 시해된 을미사변과 단발령을 계기로 의병활동에 참여했다. 1983년 대한민국 건국포장, 1990년 대한민국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되었다.

특히 이번 책판환수과정에서는 온라인 게임회사 라이엇게임즈(대표 박준규)의 후원이 큰 역할을 해 기업의 문화재 사회공헌의 모범사례가 되었다. 2012년부터 문화재청과 문화재지킴이협약을 맺은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문화유산 보호와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와 누적 기부금이 현재 50억 원을 넘었다. 그동안 조선 불화 ‘석가삼존도’와 프랑스 경매에 출품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등 국외반출 한국문화재 환수 사업과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사업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척암선생문집책판’은 동일문집의 책판을 소장 및 관리하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관리하며, 앞으로 전문적인 관리와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