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꿈은 아니다
직업이 꿈은 아니다
  •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 k-spirit@naver.com
  • 승인 2018.12.14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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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모든 뉴스가 한편의 드라마이고 드라마들은 현실을 담고 있다. 최근 입시지옥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성공의 욕망을 담은 인기드라마에 나오는 한 아이는 1등과 의대 입학을 강요하는 부모의 권위에 숨막혀하며 부모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한다. 마침내 합격한 후에 복수를 실행에 옮기고 가정이 파탄이 난다. 소위 최고의 직업이라고 하는 젊은 의사가 왜 의사가 됐냐는 질문에 ‘엄마가 시켜서요’라고 답하는 장면도 나온다. 성공과 동일시되는 부모의 직업을 아이에게 물려주려는 몸부림이 죽음까지도 불러온다. 정말 아닌 것 같은데 분명 우리의 모습이 담겨있는 듯 싶다.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요즘 전국 시·도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습관별로 학생들이 1년간의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인성영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졸업 공연이라고 할 수 있는 이 페스티벌은 학생들이 모든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다. 자신이 주인이 되어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온 1년의 시간을 돌아보면서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성장한 면모를 다양한 공연에 담으면서 밤을 새워 준비하고 부모님과 친구들, 선생님과 멘토들을 초대해서 즐거운 잔치를 벌인다.

다른 사람 앞에서 춤추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아이가 신나게 춤을 추고, 다투고 부딪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준비한 연극 공연을 하기도 하고, 자신이 1년 동안 체험한 변화를 성장스토리로 발표한다. 선배들이 달려와 후배들을 응원하며 학교 댄스를 어울려 함께 추고 열정을 나눈다. 어느 학생의 절절한 ‘엄마’ 노래에 눈물바다가 되기도 한다. 난생 처음 자신의 힘으로 프로젝트를 도전하면서 만들어낸 자신의 성장스토리를 발표한다. 모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독특한 스토리로 자신만의 빛과 결을 드러내며 감동을 준다.

최근 만난 한 중학교 진로교사 선생님은 인성영재 페스티벌에서 학생들이 발표하는 성장스토리가 매우 신선하게 와 닿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 아이는 “교실을 벗어나, 정해진 틀을 벗어나서 세상 속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 제가 원하는 장래의 직업을 찾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 일이 무엇이 되었건 간에 그 일을 통해서 지구를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 저의 진정한 꿈이며, 직업 자체는 꿈이 아니다. 꿈을 이루어내기 위한 도구이다”라는 진지한 발표에 놀라고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학생들이 꿈을 찾는 1년 동안 각자의 벤자민 프로젝트와 체험활동에 도전하는 동안 좋아하는 것, 만나는 멘토들, 하고 싶은 직업도, 생각도, 모두 다 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 목소리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며 꿈을 펼치는 터전인 세상과 자연, 지구와 자신과의 연결성을 느끼게 되었고 지구사랑을 함께 하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기쁜 꿈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출발은 공교육 속에서 가정과 학교가 생활의 전부였던 아이들이 벤자민 프로젝트를 하면서 비로소 자신이 사는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 자신의 눈으로 둘러보는 것에서 시작이 된다. 우리지역 문화재 돌보기, 우리 도시 해변 정화활동, 도심 거리를 바꾸어 낸 환경지킴이 활동, 우리지역 어르신 봉사활동 등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서 자발적으로 실행한 프로젝트가 아주 많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이전에는 관심이 없었던 지역사회가, 나와 관련 있는 사람들과 자연이 연결되어 살아가는 소중한 삶의 공간으로 느껴진다.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문화와 언어,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활동을 펼치는 지구시민 프로젝트로 발전한다. 일본 벤자민학생들과 함께 한일 청소년 지구사랑 프로젝트를 하고, 우리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지진이나 재난을 겪은 나라의 아이들을 돕고, 해외 청소년 자원봉사활동 등 지구를 무대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실행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깊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기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더 넓은 지구 저편의 모든 사람과 자연에 더 많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나누는 기쁨을 진심으로 원한다.

드라마 속 세상과 그대로 닮은 현실의 치열한 성공과 경쟁 속에 놓쳐버린 생명력과 인성, 창의성을 회복한 인재, 자연사랑, 지구사랑의 정신을 실천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전국 벤자민 학습관이 펼치는 인성영재 페스티벌에서 세상과 대자연을 무대로 도전하고 부딪치며 스스로 인재로 성장한 고등학생 아이들의 꿈 이야기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 인성영재 페스티벌을 볼 때마다 희망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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