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학교 이야기
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학교 이야기
  • 오주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 k-spirit@naver.com
  • 승인 2019.01.0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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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주원 교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무기력한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오랫동안 생명력을 상실한 교육을 받아온 결과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아이들은 서서히 생명력이 상실된 현대사회에 길들여지고 있다. 현대사회는 거대한 힘으로 아이들의 삶에서 활력과 새로운 경험, 모험심과 독립심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빼앗아가고 있다.

오주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오주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만 6세, 유아기 모습을 탈피하여 신체가 성장하고 운동과 활동이 필요한 바로 이 시기에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한다. 이들은 또래들과 함께 놀고 웃고 달리고 뛰고 싶어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제도권 학교는 온갖 배움을 가장하며 오직 ‘통제’라는 한 가지 기본원칙으로 아이의 마음을 가두어 버린다. 학생들은 언제 무엇을 배울지 어떻게 생각할지 일일이 지시받으며 아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고려하지 않은 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끌려 다니며, 어린 시절부터 학습지와 학습프로그램 등 철저하게 구조화된 활동의 공장식 교육에 길들여진다. 이러한 교육적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의 기회를 빼앗기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지 못한 채 권위에 고분고분 잘 따르고 공부 잘 하는 착한 아이가 된다.

심지어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도록 잘 교육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갖는 비교적 훌륭한 부모들조차도, 세상은 너무나 위험하여 부모가 아이를 보호해야 하고 아이들은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설정하기에는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부모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최소한으로 개입하고 아이가 스스로 자기 의지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게 만든다. 아이들은 먼지 하나 없이 잘 진열된 쇼핑센터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음악교습학원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고 부모들의 허락 하에 친구들을 만나서 미디어 게임을 하면서 논다. 부모의 말을 잘 듣고 따르는 것이 진정 바람직한 교육이 될 수 있을까?

참된 교육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이 존중되어야 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의사결정 할 수 있을 정도로 주체적이어야 하며 위험으로부터 영원히 보호받기보다 실수를 통해서 배우면서 생명력 있는 지식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한다. 또한, 타고난 재능을 찾아내 열정을 펼칠 수 있고 외부의 칭찬이나 보상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우리 인간은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외부의 통제를 강하게 거부하는 자기 내면의 어떤 보이지 않는 본질로부터 강한 에너지를 얻는다. 이러한 본질을 사람들은 혼 또는 얼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다이몬’(dimon), 그리고 몬테소리는 ‘호르메’(Horme)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두 인간 내면에 살아서 숨 쉬는 생명의 진화를 촉진하는 신비의 불꽃이며 내면의 소리를 의미한다. 이 생명력의 불꽃은 아이들이 스스로 되고자 하는 존재로 성장하도록 에너지와 힘을 준다. 아이들은 삶에서 신체적, 정서적 및 인지적으로 자유를 누려야 하고 스스로 배움을 이끌고 갈등을 풀어나갈 힘을 기를 수 있을 때 생기가 넘친다. 아이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불꽃은 삶을 이끄는 나침반이자 지혜의 원천으로 한 인간의 일생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며 때로는 꾸짖기도 한다.

최근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오늘날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시기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데, 이는 나약하고 길들여지고 만들어진 청소년들에게 끊임없는 변화의 물결로 다가올 미래는 엄청난 불안과 공포로 다가오기에 그 반작용으로 무기력감에 빠진 것이라고 한다. 어른으로서 요구되는 성숙함과 자기 자신에 대한 바른 인식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며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심리적 특성은 유아기부터 차근차근 발달의 단계를 밟아가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길러지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착각한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눈 깜짝 할 사이에 자율적인 어른으로 변신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다지면서 동요 없는 삶을 꿋꿋이 살아 내리라고 말이다.

‘대한민국에 이런 학교가 있었어’를 읽고,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교육으로 점철되어 있는 현시대에 이 책에 소개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시기적절하게 탄생한 학교라고 생각되었다. 일단, 이 학교에서는 국토종주, 등반, 패러글라이딩 같은 극한의 도전뿐 아니라 소소하고 다양한 도전거리가 매우 많다. 또한,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50인의 직업인 인터뷰, 바른 역사 알리기, 마을 벽화그리기, 네팔지진 모금, 뮤지컬 공연, 소설 쓰기, 콘서트, 봉사활동, 연극공연, 전시, 거리 공연 같은 다양한 방식의 프로젝트가 1년 내내 전국 곳곳에서 축제처럼 펼쳐진다. 재학 중 3개월 이상 아르바이트도 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기회들은 도전하고 실수하며 타고난 재능을 찾을 수 있는 열정을 불태우며 사회를 배우고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이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커리큐럼은 생명력이 펄펄 살아나는 활동들로 가득하다. 모든 활동이 자율적이고 자기주도적이다. 삶의 주체가 부모님이고 선생님이었던 상황에서 스스로가 삶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될 수 있음을 아이들은 알게 되고 매순간의 선택을 자신이 한다는 의식을 자동적으로 갖게 되면서 비로소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된다. 더욱더 놀랍고 멋진 발견은 벤자민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프로젝트의 주제가 개인에서 전체로 확장되어 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해보고 싶은 것 위주로 가다가 경험이 쌓이면서 차츰 지역사회와 연계되는 주제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점차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 사회적 관심을 갖고 사회적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들러심리학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미성숙하고 이기적인 한 인간이 어느 순간 자신의 경계를 넘어서서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타인과 공감하며 보다 큰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은 그 개인이 성숙하고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로 진화되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하물며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사회적 관심을 훨씬 넘어서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고 자신을 지구시민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정도의 의식 확장을 이루어내는 사례로 볼 때,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기 스스로의 내면의 소리에 따라 도전하며 실패를 하더라도 자신을 믿고 언제나 바른 선택을 하고 그러면서 지구시민으로 이 세상을 지켜나갈 수호천사의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들을 위한 큰 박수를 보낸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관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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