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우리 교육과 사회의 믿지 못할 단면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많은 화제와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자식의 명문대 진학과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던 인물들이 마지막 회에 갑자기 개과천선한 돌변에 사람들이 의아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정신적 치료가 필요해 보였던 사람들이 정상적인 의식 상태를 회복한 것으로 마무리 된 것이 다행스러워 보였다.

내 아이와 남의 아이를 철저히 구분하고, 내 아이 내 가족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는 것쯤은 당연시하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서는, 탈출구가 없는 거대한 감옥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끔찍한 일일 것이다. 인간성을 상실한 이런 세상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이 겪는 것과 다름없는 거칠고 힘들기 그지없는 정글이고 감옥일 것이다. 이 감옥 안에서는 누구도 진정으로 행복하기 어렵다. 여기에서 자유를 얻는 길은 하나다. 양심과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교육은 학교 담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하나의 거대한 열린 학교이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이 거대한 학교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 그리고 사람들과 서로 교류하며 스스로 아이가 체험하는 그 자체가 가장 생생한 인성교육이다.

드라마에서 예서가 마침내 양심을 따르기로 마음먹고 학교를 나와서 자기 주도 학습을 선택하고, 자신을 알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고 세상 속 도전을 시작하는 선택을 한다. 아이들이 그런 용기를 이미 실행하고 서로 응원하며 함께하는 학교가 우리나라에는 이미 존재한다.

지난해 꿈을 찾는 1년간의 과정에서 국토종주 도전을 선택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 20여명이 살인적인 한여름 무더위 속에 2주간 매일 친구들과 온 종일 걷고 밥을 해서 먹고, 동고동락하는 여행 미션을 마쳤다. 국토종주 마지막 날 발표회에서 한 학생의 발표가 인상적이었다.

“처음으로 진심으로 친구들과 도움을 주고받을 줄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너무 소중합니다. 이 여행을 통해서 저는 침팬지에서 사람이 된 느낌입니다!”라고 말해 큰 웃음과 감동을 선물했다.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만 알고 지내다가, 교실 밖으로 나가 함께 목표를 이루는 힘든 과정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응원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가치, 빛나는 양심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는 솔직한 이야기다.

이렇게 인성영재 아이들은 양심의 빛으로 자신을 환하게 만들고 부모 가족, 친구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다른 사람들과 지역사회를 밝게 만든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서 돕고 필요한 곳을 청소하고, 지진이 난 이웃 나라 어르신과 또래 친구들을 찾아서 힐링을 해 주고,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활동한다.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된다.

인성영재 아이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길에서 예외 없이 이 빛을 만난다. 자신의 내면에 온전히 집중하는 뇌교육 명상 성찰의 시간에, 자연과 깊이 만나고 교감하는 시간에, 스스로 선택한 도전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자신을 보면서, 격려해주는 친구와 멘토, 열린 세상과의 만남을 통해서 아이들은 이 빛을 선명하게 만난다.

아이의 말이 맞다. 나와 내 가족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사랑을 원하며 더불어 행복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가진 하나라는 것을 알기 이전에는, 우리는 숲속에 사는 그들보다 기술이 조금 더 향상된 침팬지일 뿐이다. 드라마 속 아이 우주는 집과 학교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좋은 부모이지만 그래도 사회 속에서 살아가려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다녀야 한다며 애태우는 엄마 아빠에게 묻는다. 힘이 있으려면 자기가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선명하게 아는 데서 힘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라고.

남에게 휘두르는 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고 살아갈 힘, 함께 살아가는 양심의 힘을 찾는 교육에 용기 있게 힘을 실어가자. 양심을 밝히는 학교,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는 학교로 우주야! 예서야! 모든 아이들아! 인성영재가 되는 학교로 오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