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 유적인 몽촌토성(서울 송파구)의 옛 모습은 북문지 안쪽에 ‘회전교차로인 로터리’를 중심으로 남과 북, 동과 서, 성벽을 따라 돌 수 있는 회곽도가 나뉘어 갈라져 나가는 ‘격자모양’의 도로망이 펼쳐져 있었다. 사람과 물류의 빈번한 왕래가 있던 폭 10m의 포장도로와 회전교차로 안쪽에 사방 14m의 대형 집수지(물을 모으는 곳) 등이 설치되어 있어, 백제 왕도의 체계적 도시계획을 보여준다.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이인숙)은 지난 14일 오전 10시 30분 ‘2018년 몽촌토성 북문지 일원 발굴 조사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몽촌토성 발굴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2013년부터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 확인된 백제의 중심도로는 지금까지 확인된 도로 중 최대 규모이며, 자갈과 점토, 풍화암반토를 혼합해 25~50cm높이로 단단히 다진 포장도로로, 백제 도로의 조성과정과 토목기술을 잘 나타낸 유물로 평가된다.
고구려가 한성을 함락한 후 몽촌토성을 거점으로 일정기간 주둔했다는 것을 알수 있는 구체적인 고고자료도 확인되어 주목받고 있다. 원통형 삼족기와 호, 시루 등 다수의 고구려 토기가 출토되었고 백제 도로를 증‧개축해 사용한 고구려 도로와 백제 생활유구면 위에 20~40cm 성토대지를 조성하여 세운 건물지와 수혈(구덩이)유구 등이 확인되었다.
또한 ‘백제인의 얼굴’이 새겨진 백제토기 뚜껑꼭지를 비롯해 사슴뿔로 만든 골각기, 나무방망이 등 한성백제의 생활유물도 다수 발굴되었고, 한성백제의 활발한 교역활동을 보여주는 유물도 함께 출토되었다. 창녕양식의 가야토기 대부발(굽다리바리), 고구려 항아리, 왜의 스에키 접시조각, 중국 육조시대 청자와 시유도기 조각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