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탄금대(명승 제 42호)의 남쪽 경사면 구릉지에서 3~4세기 백제의 대표적인 원형 제련로 9기가 발굴되었다. 이는 백제의 제철기술사를 복원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에 대한 3차 조사결과 탄금대 남사면 구릉지에서 9기의 백제 원형제철로가 발굴되었다. 발굴지 전경. [사진=문화재청]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에 대한 3차 조사결과 탄금대 남사면 구릉지에서 9기의 백제 원형제철로가 발굴되었다. 발굴지 전경. [사진=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5년부터 울산, 양양과 더불어 국내 3대 철광산지로 손꼽히는 충주 일원을 중심으로, 고대 제철기술을 복원하기 위한 중장기 학술연구를 진행해왔다.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은 올해까지 3년간 약 600m² 면적에서 총 20기의 제련로가 발견되어 국내에서 단위면적당 최대 유적으로 확인되었다. 제련로는 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드는 가마를 말한다.

특히, 이번 3차 발굴조사에서는 약 200m² 밖에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무려 9기나 나왔으며, 100년이 넘는 오랜 기간 제철조업을 위해 제련로가 수명을 다하면 폐기 후 폐기물을 쌓고 그 위에 다시 제련로를 축조하여 총 3개 층으로 중첩하여 축조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국내에서 알려진 바로는 유일하다.

(시계방향으로) 중첩 사용흔적이 있는 노벽, 목재로 바닥을 채우고 둘레에 목제 말뚝을 박은 방습시설로 칠금동 유적에서 가장 주목되는 지하구조, 제련로를 중첨하여 축조한 흔적으로 왼쪽은 하층의 목재 방습시설이며, 오른쪽은 중층의 제련로 목조시설이다. [사진=문화재청]
(시계방향으로) 중첩 사용흔적이 있는 노벽, 목재로 바닥을 채우고 둘레에 목제 말뚝을 박은 방습시설로 칠금동 유적에서 가장 주목되는 지하구조, 제련로를 중첨하여 축조한 흔적으로 왼쪽은 하층의 목재 방습시설이며, 오른쪽은 중층의 제련로 목조시설이다. [사진=문화재청]

이 유적에서 주목되는 특징은 제련로의 ‘지하구조’이다.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한 제련로 축조 전에 바닥에 목재를 치밀하게 채우고 바깥쪽에 목재말뚝을 박았다. 바닥에 목탄과 점토, 모래를 채워 만드는 1차 방습시설 외에 이중으로 방습시설을 만든 것이다. 하층에서 상층으로 갈수록 제련로가 간단한 방식으로 축조되었는데, 이는 제철기술이 발달하면서 후대로 갈수록 폐기층 위에 조성되어 방습의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사결과 충주 칠금동에서 중복적으로 철 생산이 가능했던 이유로, 첫째 주변에 다수의 철 광산지가 있고, 둘째 수로를 이용해 목탄 연료를 쉽게 조달했으며, 셋째 한강 수운(水運)을 통한 유통망이 발달한 충주의 탁월한 지하자원과 입지 조건 때문이다.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에서 나온 유물들. (시계방향으로) 백제 토기편, 송풍관련 유물, 노벽편, 철 슬래그. {사진=문화재청]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에서 나온 유물들. (시계방향으로) 백제 토기편, 송풍관련 유물, 노벽편, 철 슬래그. {사진=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22일 오후 2시 충주 칠금동 발굴현장에서 발굴 성과를 일반에 공개한다. 연구소 측은 “지난 3년간 시행한 조사를 주변 지역으로 확장하여 심층적인 학술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발굴조사뿐 아니라 제철기술 복원실험과 자연과학적 분석, 민속조사 등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 조사연구를 진행해 고대 제철기술을 복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