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법정기념일이 오랜 심사 끝에 5월 11일로 확정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9일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로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이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올해 2월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선정위원회(위원장 안병욱, 이하 위원회) 구성에 이어 4개 지자체가 추천한 지역 기념일을 대상으로 역사성과 상징성, 지역참여도 등 선정기준에 따라 기념일의 적합성을 심사해 왔다. 지난 10월 17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서 무장기포출정일, 백산봉기대회일, 황토현 전승일, 전주화약일 총 4개 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동학농민군이 관군과 맞서 최초로 전투를 벌여 대승을 거둔 황토현 전적지.  전라북도 인터넷방송 전북생생TV ‘자랑스러운 역사! 동학농민혁명’ 방송화면 [사진=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동영상자료실]
동학농민군이 관군과 맞서 최초로 전투를 벌여 대승을 거둔 황토현 전적지. 전라북도 인터넷방송 전북생생TV ‘자랑스러운 역사! 동학농민혁명’ 방송화면 [사진=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동영상자료실]

이번에 확정된 황토현 전승일은 1894년(고종 31년) 동학농민군과 관군이 전투를 벌여 최초로 대승을 거둔 날이다. 위원회는 “황토현 전승일은 전봉준과 김개남, 손화중 등 동학농민군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군과 격돌해 처음 대승을 거둔 날로, 황토현 전승을 계기로 동학농민군의 사기가 크게 높아져 동학농민혁명이 전국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안병욱 위원장(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측면과 기념일로서의 상징성, 지역의 유적지 보존 실태와 계승 노력을 감안해 가장 적합한 날로 선정했다.”며 “이번 기념일 선정으로 동학농민혁명의 애국 애족 정신이 더욱 계승 발전되길 기원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기념일은 법령 개정 절차를 통해 행정안 전부의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반영될 예정이다.

황토현 전승일 전후 상황을 살펴보면 동학농민군은 5월 10일 어둠을 틈타 보부상을 가장하여 황토현에 진을 친 관군을 살피고, 관군이 깊이 잠든 새벽에 군대를 2대로 나누어 편성한 후, 일대는 서쪽과 남쪽의 정면에서, 다른 대오는 동북쪽의 뒤쪽에서 기습을 감행하였다. 5월 11일 동학농민군은 정읍을 점령하고, 죄 없이 갇힌 죄수들을 석방하고, 무기를 탈취했으며, 5월 12일에는 흥덕과 고창울 석권하고, 다음날에는 무장으로 진격하여 동학교도 40여명을 구출하고 성밖에 있는 고산봉에 진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