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지긋한 여성이 배꼽힐링기를 가득 담은 가방을 양손에 들고 경로당 앞으로 다가왔다. 정인숙 국학기공강사(61)다. 정인숙 국학기공강사는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 경로당에서 국학기공을 지도한다. 서울특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국학기공협회가 주관한 “몸튼튼 마음튼튼 뇌튼튼 서울특별시국학기공 120세 교실”을 지난 6월부터 운영한다. 한 달 후면 끝나는 국학기공 120세 교실. 지난 10월 31일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 경로당을 방문해 정인숙 강사가 어르신들과 국학기공으로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현장을 취재했다. 이날 17명 어르신들이 참여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10월 31일 기공으로 몸을 풀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10월 31일 기공으로 몸을 풀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정인숙 강사가 경로당 안으로 들어가자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으며 이곳저곳에서 인사를 한다. “선생님~ 오서 오세요.” 정인숙 강사와 보조를 맞추는 백명희 강사가 방석을 깔고 어르신들에게 배꼽힐링기를 나누어준다. 어르신들은 방석에 앉거나 소파에 편하게 앉아서 배꼽힐링기를 들고 배꼽힐링을 한다. 편안하게 몸에 부담을 주지 않게 한다. 경로당 현관으로 어르신들이 계속 들어온다. 3시가 되자 오기로 한 사람이 다 왔다는 말이 들렸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 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서는 어르신들의 몸에 맞는 기공으로 몸을 부드럽게 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 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서는 어르신들의 몸에 맞는 기공으로 몸을 부드럽게 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정인숙 강사가 환하게 웃으며 국학기공지도를 시작한다. 어르신들이 강사 앞으로 줄을 지어 강사가 말하는 동작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허리운동 3회. 허리를 느끼며 연신 시원하다는 말이 이어진다. 방광경락 풀기, 고관절을 푸는 체조. 음악에 맞춰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동안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몸을 풀고 나자 배꼽힐링기로 배꼽힐링을 한다. 음악이 그 사이 북장단으로 바뀐다. 배꼽힐링기를 들고 서서 접시돌리기를 한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양손으로 교대하면서 하여 온 몸을 부드럽게 한다.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발끝치기, 박수. 기공체조를 마무리하고 편안하게 앉아서 이번에는 명상에 들어간다. 어깨에서 힘을 빼고, 입으로 숨을 토해낸다. 10분을 명상을 하니 어르신들 얼굴이 편안해진다. 마지막은 웃음으로 마무리하고, 서로 인사한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서 어르신들이 배꼽힐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서 어르신들이 배꼽힐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팔십 넘은 어르신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시간 동안 진지하게 기공을 한다. 웃음이 얼굴에 가득한 김영희 풍림경로당 회장(82)은 “6월부터 하는데, 우리가 몰랐던 것도 많이 알고 기쁘다. 강사님이 밝고 환하게 웃으며 가르쳐 주니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며 “11월 말에 끝난다고 하니, 그 뒤에도 혼자라도 꾸준히 하여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송경옥 어르신(80)은 “기공으로 힐링을 하면서 몸이 혈액순환이 되고 좋아졌다. 이 교실을 통해 어머니들이 침목도 도모도 하니 좋다. 선생님이 밝고 명랑하게 기공을 잘 가르쳐주어 평상시에도 할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 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 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박운성 어르신(89)은 “살이 너무 빠져서 고생하고 걱정했는데, 이 국학기공교실에 나오면서 1킬로그램 늘었다. 내가 1킬로그램 느는 것은 다른 사람 10킬로그램 느는 것만큼 힘들다. 소화가 잘 되고 식욕도 생겼다. 전에는 소화제를 가지고 다니며 먹었는데, 지금은 안 먹는다. 몸을 만들어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박운성 어르신은 120세 교실에 참가하는 유일한 할아버지이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 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 참여한 (위쪽부터 시계방향) 김영희 회장, 송경옥 씨,  이경애 씨. 박운성 씨.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 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 참여한 (위쪽부터 시계방향) 김영희 회장, 송경옥 씨, 이경애 씨. 박운성 씨. [사진=김경아 기자]

경로당 어르신들은 건강이 좋아진 것 못지않게 서로 위하고 화목한 분위기를 더욱 귀하게 생각했다. 이경애(61)씨는 친구가 국학기공 120세 교실을 알려주어 오게 됐다. 이 씨는 “경로당에 오는 것 자체가 좋다. 사람들이 좋다.”고 말했다.

백명희 강사는 국학기공을 한 지 5~6년이 됐다. 다른 곳에서 지도를 한 적 있고 풍림경로당에서 지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영희 강사는 “여기 와서 국학기공을 지도하니 모두 즐거워하여 보람을 느낀다”며 “내가 기분이 좋으니 전부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6월부터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 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을 운영해온 정인숙 국학기공강사(오른쪽)와 백영희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지난 6월부터 서울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 경로당 국학기공 120세 교실을 운영해온 정인숙 국학기공강사(오른쪽)와 백영희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정인숙 강사는 “어르신들이 기다려주고 환영을 해주어 늘 오고 싶다. 지도를 하면 눈이 또렷또렷하게 뜨고 잘 받아들인다. 횟수가 늘어가면서 얼굴이 밝아졌다. 형제자매처럼 화목하게 지내는 것을 보니 오히려 많이 배운다. 어르신들에 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나이와 몸을 생각해 무리가 가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기공을 중심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11월말로 120세 교실이 끝나도 여기서 계속 지도하고 싶다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르신들이 큰소리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다. 그런 어르신들에게 정인숙 강사가 일일히 응대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