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은 옛말, 이젠 팔팔한 팔십 청춘들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은 옛말, 이젠 팔팔한 팔십 청춘들
  • 강나리 기자
  • heonjukk@naver.com
  • 승인 2018.07.23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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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세 교실] 서울 성북구 정릉동 정릉실버복지센터

“급할 것 없어요. 천천히~! 즐기면서 하면 됩니다.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못 따라가고, 좋아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못 따라 간답니다.”

매주 목요일 오후 정릉실버복지센터 3층 강당에서 열리는 국학기공 120세 교실 수련시간, 강석민(78) 강사는 평균연령 80대인 회원들에게 기공체조 동작마다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세세한 설명을 했다. 박수하나를 쳐도 손바닥으로, 주먹 쥐고, 손목 수근으로, 몸 앞뒤로 치는 등 다양한 박수를 치며 몸 속 각 장기나 경혈과 어떤 관련이 있고 어떻게 좋아지는지 전했다.

지난 19일 서울 성북구 정릉실버복지센터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강석민 강사(무대 오른쪽)와 안순이 강사를 따라 체조를 하는 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지난 19일 서울 성북구 정릉실버복지센터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국학기공 120세 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강석민 강사(무대 오른쪽)와 안순이 강사를 따라 체조를 하는 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힘들게 많은 횟수의 체조를 하지 않아도 어르신 회원들은 자신의 몸 변화를 머릿속에 그리고, 실제 체험하면서 차근차근 따라했다. 강석민 강사는 35년 간 교직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경험을 살려 회원들이 스스로 의지를 내서 자신의 몸에 맞게 기공체조를 하는 법을 쉽게 이해시켰다. 동작에 얽매이지 않고 무릎이 안 좋거나 허리가 아프면 그 상태에 맞춰 동작을 응용하도록 했다. 회원들은 각자 자신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고 공감한다고 한다.

강 강사는 서울시체육회에서 후원하는 120세교실의 정식교재인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책을 인용해 “늙었다고 생각하면 진짜 늙는다. 과학 실험결과도 그렇게 결과가 나왔지만 스스로 체험해보자. 자신감을 가지고 좋은 정보를 자신의 뇌에 주면 된다.”고 했다. 회원들과 체조를 하며 서로 “젊어 보이십니다!”라고 웃으며 덕담을 나누고 장운동을 하며 배꼽에 “감사해, 사랑해”라고 말해주었다.

어르신들의 몸 상태에 맞는 기공체조로 매일 매일 청춘이 되어 간다는 회원들. (시계방향으로) 접시돌리기 체조, 귀 운동, 가슴시원하게 두드리기 [사진=김경아 기자]
어르신들의 몸 상태에 맞는 기공체조로 매일 매일 청춘이 되어 간다는 회원들. (시계방향으로) 접시돌리기 체조, 귀 운동, 가슴시원하게 두드리기 [사진=김경아 기자]

이날 수련을 마친 이종례(82) 회원은 “우리 강사님은 8년 간 봐오면서 한 번도 지각하거나 거른 적을 본 적이 없다. 항상 일찍 와서 맞이해준다. 강사님이 증상에 맞는 체조를 가르쳐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자랑을 하며 “퇴행성 허리디스크가 있고 종아리에 자주 쥐가 나곤 했는데 발끝치기 체조를 알려주어 언제부터인가 없어졌다. 접시돌리기 체조를 집에서도 하면서 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도 좋아졌다. 남편이 전에는 ‘돌아다니는 종합병원’이었는데, 국학기공 체조교실이 당신 때문에 생긴 것 아니냐고 한다. 친구들도 많이 데려온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최금자(78) 회원은 “국학기공 수련한 지 6년 정도 되었다. 혈압이 높고 뇌혈관이 세 곳이 막혀 늘 두통에 시달렸다. 자식한테도 아프다 말 못하고 혼자 힘으로 이겨내려 했는데, 강사님이 누워서 경침을 베고 도리도리 뇌파진동 체조하는 법을 알려주어 매일 집에서 100번 씩 하니 아주 가볍다. 고관절이 좋지 않아 오래 걷기도 못했는데 이제는 버스 2정거장까지는 거뜬하다.”고 체험을 전했다.

정릉실버복지센터 국학기공반 회원들. 왼쪽부터 김순이(72) 회원, 최금자(78) 회원, 이종례(82) 회원. [사진=김경아 기자]
정릉실버복지센터 국학기공반 회원들. 왼쪽부터 김순이(72) 회원, 최금자(78) 회원, 이종례(82) 회원. [사진=김경아 기자]

김순이(72) 회원은 “류마티스관절염으로 30년 간 약을 먹었다. 발도 돌아가고 손도 틀어졌는데 이제 흔적은 남았지만 많이 좋아졌다. 소화도 잘 되고. 얼마 전 허리를 다쳤는데 조심조심 기공체조를 하며 풀었다.”며 “국학기공은 어르신들에게 정말 좋다. 게다가 우리 강사님은 과학적으로 잘 가르친다.”고 했다. 김 회원은 “인근 길음복지관에서 8년 전부터 300~400여 명 어르신들 점심봉사를 해오고 있는데 건강해야 봉사도 잘 할 수 있겠더라.”며 “우리들 건강하라고 서울시와 서울국학기공협회에서 이렇게 지원하는 게 정말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

강석민(78) 국학기공 강사는 정릉실버복지센터와 길음복지관을 포함, 6곳에서 300여 명의 회원을 만난다. [사진=김경아 기자]
강석민(78) 국학기공 강사는 정릉실버복지센터와 길음복지관을 포함, 6곳에서 300여 명의 회원을 만난다. [사진=김경아 기자]

강석민 강사는 국학기공을 수련한 지 22년 되었다. 이날 정릉실버복지센터 한 곳에서만 2시 치매어르신체조, 3시 국학기공 120세 교실, 4시 기공체조 정규반 수업을 진행했다. 이곳 외에도 길음복지관 등 6곳에서 약 300여 명의 회원을 지도한다. 수강 신청자가 많아 1년 넘게 기다리는 어르신도 있다.

강 강사는 수련 계기를 “평소 건강한 편이었는데 50대가 넘으니 숨이 가쁘고 어지러운 증세가 있었다. 국학기공 수련을 하면서 다 없어졌다.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긍정적으로 변화한 게 삶에 큰 변화가 되었다.”고 밝히며 “수련생들이 이구동성으로 건강해졌다고 할 때가 가장 보람차다. 수강자가 많다보니 당첨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나까지 행복하다.”고 한다. 현재 78세인 그가 느끼는 자신의 건강나이는 60대. 현재 교직경험을 살려 한문과 영어도 지도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국학기공 강사를 꾸준히 할 계획이고 이게 나의 천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릉실버복지센터에서 '서울특별시 국학기공 120세 교실' 수업을 지도하는 강석민 강사(오른쪽)와 안순이 보조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정릉실버복지센터에서 '서울특별시 국학기공 120세 교실' 수업을 지도하는 강석민 강사(오른쪽)와 안순이 보조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보조강사로서 어르신들의 자세를 잡아준 안순이(64) 강사는 “60세에 국학기공을 배워 강사자격을 딴 지 2년 정도 되었다. 지금은 성북구 SK노인정에서 봉사활동으로 체조를 지도한다. 내가 체험한 걸 알려주면서 자연스럽게 지도하는 법이 능숙해진다.”며 “국학기공은 내 노후대책이다. 생계가 노후대책이 아니라 내 몸을 내가 관리할 수 있는 건강이 진짜 노후대책이다. 국학기공은 그런 면에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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