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에서 ‘겨레말 큰사전’ 남북 공동편찬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행정안전부(장관 김부겸)가 572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10월 9일 오전 10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개최한 경축식에서 축하말씀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세종대왕이 한글과 땅을 주셨을 때 우리 겨레는 하나였다. 그러나 세계냉전은 겨레와 땅을 두 동강 냈다. 조국분단 70년은 말의 뜻과 쓰임새마저 남과 북에서 달라지게 바꾸고 있다”며 “2005년 노무현 정부는 북한과 함께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일은 남북관계의 기복으로 멈추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이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572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축하말씀을 하고 있다. [사진=국무조정실]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572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축하말씀을 하고 있다. [사진=국무조정실]

 

이 총리는 “이렇게 남과 북이 달라진 것들을 서로 알고 다시 하나 되게 하는 일을 더는 늦출 수 없다”며 “이런 일이 쌓이고 또 쌓이면, 남과 북이 세종대왕 때처럼 온전히 하나 되는 날도 좀 더 빨리 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겨레의 말과 글을 지키고 다듬으며 가꾸는 것도 우리가 마땅히 할 일이다”며 “한글학회를 비롯한 학계, 시민단체와 함께 모두가 애쓰자. 정부가 앞서겠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방탄소년단에게 문화훈장을 수여한다는 내용도 밝혔다. 이 총리는 “이미 한글은 우리만의 글이 아니다. 한글을 배우는 세계인이 갈수록 늘어난다. 2007년에 세 개 나라, 열세 곳에 문을 열어 한글을 가르친 세종학당이 올해까지 쉰일곱 개 나라, 백일흔네 곳으로 늘었다”며 “세계의 젊은이들은 방탄소년단의 한글 노랫말을 받아 적고 함께 부른다. 정부는 자랑스러운 방탄소년단께 문화훈장을 주기로 어제(8일)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글날 경축식에는 한글 발전 유공 포상 수상자와 한글 및 세종대왕 관련 단체 관계자, 주한외교단, 시민‧학생 등 1,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번 경축식은 한글날이 국경일로 격상된 2006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실외행사로 개최됐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제572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국무조정실]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제572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국무조정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의 ‘2018 한글문화큰잔치(10.8.~10.9.)’와 연계해 경축식 전후로 다양한 전시‧체험프로그램과 문화‧예술행사를 함께 개최하여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을 널리 알리고 한글의 가치를 온 국민과 함께 공유하는 축제의 장으로 진행했다.

한글 발전 유공자 포상은 30여 년 간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한글과 우리말 연구에 평생을 바친 故 김수업 선생(前 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 등 8명(개인 5, 단체 3)에게 수여됐다.

보관문화훈장을 받는 고 김수업 (사)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은 30년간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40여 편의 논문과 1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또한 국문학과 국어 교육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학문과 교육을 한글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등 한글과 우리말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 국립국어원 국어심의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우리말 순화를 위해 힘썼고, (사)진주문화연구소를 세워 지역 문화를 살리는 데도 헌신했다.

화관문화훈장을 받는 일본 이와테 현립대학교 강봉식 교수는 일본에서 30년 이상 한국어를 교육해 오면서 한국어 교육을 학문으로 정립시키고, 처음으로 일본 전국 규모의 ‘일본 한국어교육학회를 설립해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어 교육 발전에 기여했다. 저서 중의 <일본인을 위한 한국어 입문>은 영어판, 중국어판, 태국어판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 한국어 교육기관에서 교과서로 사용되는 등 한국어 교육의 국제화에도 일조했다.

고토브 에르데네치메그 몽골 국립대학교 교수는 몽골에서의 한국학 기초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 변정용 동국대학교 교수는 한글의 정보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포장 수상자로 결정됐다.

한국방송(KBS) <우리말 겨루기> 제작진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국어진흥재단은 대통령표창을 받았으며,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와 김진량 스리랑카 캘라니야 대학교 교수는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