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황성공원에 뜨는 해님같이 밝은 얼굴”
“새벽 황성공원에 뜨는 해님같이 밝은 얼굴”
  • 신미조 기자
  • mjshin05@naver.com
  • 승인 2018.05.21 0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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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성공원 국학기공 동호회 김의식ㆍ 박화길 강사 부부

옛 화랑의 수행터였던 황성공원의 새벽에 북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자신의 아랫배를 북 삼아 두드리며 연신 “얼씨구! 좋다!”를 외친다. 아랫배를 10번 두드리고 “얼씨구! 좋다!”를 외치고, 다시 10번을 두드리기를 반복한다. 점점 가슴이 열리고 기운이 차오르는 듯 우렁찬 소리가 나온다.

이어 아랫배를 넣었다 내밀었다 하며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 국학기공 ‘장운동’ 동작을 하면서 자신의 출석을 스스로 신고하는 것처럼 들린다. 큰 목소리, 수줍은 목소리, 다양한 목소리로 자신을 부른다. 아침에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모습이 정겹다.

단전치기와 장운동이 끝날 무렵 올 사람이 다 온 것인지, 서로 마주 보며 인사를 하기 시작한다. 두 사람씩 마주 보고 “만나서 반갑습니다. 건강하십시오.”를 외치며 손뼉을 14번 마주친다. 한 사람과 인사가 끝나면 다른 사람과 인사하고, 그렇게 한 사람이 10여 명과 인사를 나누었을 때 인사가 끝났다. 웃으며 손뼉 치고 인사를 나누니 마음까지도 환하게 열렸다.

단태권고 경주도장 김의식 관장은 10년간 경주 황성공원에서 새벽에 국학기공을 지도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단태권고 경주도장 김의식 관장은 10년간 경주 황성공원에서 새벽에 국학기공을 지도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새벽 6시, 경주 황성공원의 국학기공 수련장에 시민 30여명이 모였다. 하늘은 곧 비가 내릴 듯이 잔뜩 찌푸려 있었다. 하지만 비 예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원을 찾은 동호회원들의 얼굴은 해님처럼 밝다. 40대에서 80대까지 나이는 다양하지만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겠다는 마음은 하나다.

어깨 돌리고, 목 돌리고, 손목 돌리고, 가슴 풀기를 한다. 가슴 풀기를 할 때 큰 소리를 내어 지른다. 몸에 남아있던 스트레스 찌꺼기를 다 날려 보내려는 것 같다. 이어 온몸을 위, 아래로 흔들어 털어내고, 전신 두드리기 동작을 연결해서 한다. 김의식 강사(경주 단태권도 관장)는 동작을 할 때마다 몸에 집중하도록 안내하고 동작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동호회원들은 자신의 몸을 느껴보려는 듯 아주 열심히 동작을 따라 한다.

단태권도 경주도장 김의식 관장과 부인 박화길 국학강사의 지도로 경주 황성공원에서 시민들이 국학기공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단태권도 경주도장 김의식 관장과 부인 박화길 국학강사의 지도로 경주 황성공원에서 시민들이 국학기공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그때 갑자기 비가 후두둑 쏟아졌다. 한 차례 소나기가 쏟아질 기세다. 급하게 서로 기차를 만들어 ‘학교종’과 ‘산토끼’ 노래로 등을 두드려주며 마무리를 한다. 평소에는 기체조를 하고 멋진 기공과 명상으로 마무리를 한단다. 김의식 강사는 기공 동작을 할 때 틀려도 너무 예쁜 어르신들의 모습을 못 보여드려서 아쉽단다. 동호회원들은 마무리 동작 후에 빗속에서도 단체 사진 모습을 멋있게 취해 주었다. 내일 아침에 보자며 서로 인사를 하고, 비 내리는 공원 숲속으로 우산을 들고 총총히 사라진다.

8년째 경주 황성공원에서 국학기공을 한 권순금 회원은 동호회 홍보대사이다. 아들이 김의식 관장 덕분에 건강을 회복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10년째 경주 황성공원에서 국학기공을 한 권순금 회원은 동호회 홍보대사이다. 아들이 김의식 관장 덕분에 건강을 회복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황성공원에서 김의식·박화길 강사 부부가 1주일씩 번갈아 국학기공 수련지도를 한다. 부부는 각각 태권도 7단과 4단의 사범이고 국학기공 베테랑 강사다. 올해로 10년째인 황성공원 국학기공 동호회에는 이들 부부 강사와 함께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회원들이 많다. 8년째 공원에 나오고 있는 박옥년 회원과 문정희 회원, 10년째인 권순금 회원이 그들이다.

박옥련 경주 황성공원 국학기공동호회 박옥련 회원은  8년째  황성공원에서 국학기공을 하고 있다. 박옥련 씨는 국학기공 기체조하고 명상하면 하루가 신나고 즐겁다. [사진=김경아 기자]
박옥련 경주 황성공원 국학기공동호회 박옥련 회원은 8년째 황성공원에서 국학기공을 하고 있다. 박옥련 씨는 국학기공 기체조하고 명상하면 하루가 신나고 즐겁다. [사진=김경아 기자]

경주시내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권순금(63) 회원은 동호회 홍보대사다. 권순금 동호회원은 아들 이야기부터 꺼낸다. “아들이 서울에서 증권 일을 했는데 지나치게 무리해서 몸을 뒤집지도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어요.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데 10여 분씩 걸렸어요. 김의식 관장님 태권도장으로 아들을 데리고 가서 부탁드렸어요. 지금은 다 나아서 타일 시공전문가로 일하고, 작년에 결혼도 했습니다. 제 가족에게 관장님은 은인입니다. 관장님 부부와 자녀 같은 사람들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매일 새벽에 시민들 건강을 위해서 봉사하고요. 제 사진관에 관장님 가족사진 걸어놓고, 밴드에도 매일 아침 수련 사진을 올립니다. 경주시민이 다들 황성공원에 와서 건강해졌으면 좋겠어요.”

경주 황성공원 국학기공동호회 문정희 회원은 문정희 동호회원은  몸이 안 아픈 곳이 없었는데  국학기공하면서 건강에 자신감이 생겼다. [사진=김경아 기자]
경주 황성공원 국학기공동호회 문정희 회원은 문정희 동호회원은 몸이 안 아픈 곳이 없었는데 국학기공하면서 건강에 자신감이 생겼다. [사진=김경아 기자]

박옥련(65) 동호회원은 “정말 이런 데가 없어요. 우리 황성공원 국학기공이 최고예요! 우리 나이가 되면 다들 몸이 안 좋아요. 한 달만 아침에 국학기공하면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상쾌해져요. 예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찌뿌둥 했는데, 여기 나오고부터는 아픈 데도 없고 너무 좋아요. 자기도 모르게 좋아져요. 새벽 4시에 공원 와서 일곱 바퀴를 돌아요. 그리고 국학기공 기체조하고 명상하면 하루가 신나고 즐겁습니다. 강사님이 항상 우리를 보고 웃어 주세요. 정말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경주 황성공원에서 새벽에 국학기공을 하는 국학기공동호회 회원들. [사진=김경아 기자]
경주 황성공원에서 새벽에 국학기공을 하는 국학기공동호회 회원들. [사진=김경아 기자]

문정희(68) 동호회원은 “식당을 오래 했어요. 처음 여기 왔을 때는 팔도 잘 안 펴지고 어깨가 안 돌아갔어요. 몸이 안 아픈 곳이 없었어요. (팔을 돌려 보이며) 근데 지금은 팔도 잘 돌아가고 건강합니다. 88세 어르신도 나오세요. 저도 그 나이까지 계속할 거예요. 국학기공하면서 건강에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단태권도 경주도장 김의식 관장과 부인 박화길 씨, 자녀 김병석 군과 김나현, 김민지 양은 매일 새벽 황성공원에서 국학기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단태권도 경주도장 김의식 관장과 부인 박화길 씨, 자녀 김병석 군과 김나연, 김민지 양은 매일 새벽 황성공원에서 국학기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새벽이 건강하면 하루가 건강해지고, 하루가 건강하면 평생 건강해진다. 새벽마다 다른 사람의 건강을 위해 집을 나서는 김의식, 박화길 강사 부부 그리고 자신의 건강에서 가족 건강이 비롯된다는 마음으로 집을 나서는 황성공원 동호회원! 그들처럼 한다면 우리 사회의 건강과 행복은 걱정이 없을 것이다.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비결? 참 쉽습니다. 아침공원에서 40분 국학기공이면 충분합니다.” 강사 부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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