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맞아 경기 평촌고등학교 강명옥 교사는 학생들과 허그를 하거나 두 손을 꼭 잡으며 각자 이름과 희망메시지를 적은 볼펜과 편지를 전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학교’에 대해 담론을 했다. 경기 안양서중 강선희 교사는 편지와 함께 1년 간 써 나갈 성장일기수첩과 비타민, 나비스티커를 담아 선물했다.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이 학생에게 감사 선물을 받는 게 당연하던 때부터, 오히려 스승의 꿈을 꾸게 해준 학생들에게 선물을 전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철학이 있는 스승이 되자’를 모토로 하는 홍익교원연합에서 활동하는 선생님들이다.

(시계방향으로)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경기 평촌고 강명옥 교사로부터 편지와 희망메시지 펜을 선물받은  학생들. 경기 안양서중 강선희 교사가 선물한 1년 성장일기수첩, 성장일기수첩과 비타민, 나비스티커를 학생별로 준비했다. [사진=홍익교원연합]
(시계방향으로)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경기 평촌고 강명옥 교사로부터 편지와 희망메시지 펜을 선물받은 학생들. 경기 안양서중 강선희 교사가 선물한 1년 성장일기수첩, 성장일기수첩과 비타민, 나비스티커를 학생별로 준비했다. [사진=홍익교원연합]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적용된 이래 두 번째 맞는 스승의 날. 교사를 주축으로 폐지청원까지 있는 스승의 날을 아이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으며, 인성교육의 날로 바꾸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서울 동원초등학교 3학년 교실, 아이들이 도서관 수업을 하는 동안 담임선생님인 김혜진 교사는 메시지를 담아 직접 만든 책갈피를 각 학생의 책상주변과 책꽂이, 신발주머니 등에 감췄다. 스승의 날을 맞아 아이들과 ‘내 마음의 보물찾기’를 하는 것이다.

15일 스승의 날, 김혜진 교사가 선물한 희망 메시지 책갈피를 찾는 '내 마음의 보물찾기' 미션을 마친 서울 동원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 [사진=김혜진 교사 제공]
15일 스승의 날, 김혜진 교사가 선물한 희망 메시지 책갈피를 찾는 '내 마음의 보물찾기' 미션을 마친 서울 동원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 [사진=김혜진 교사 제공]

아이들은 저마다 책갈피를 찾아 큰 소리로 문구를 읽고 흔들며 자랑했다. 두 개를 찾은 아이는 자기와 꼭 맞는 메시지를 갖고 하나를 친구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책갈피에는 “나는 내가 정말 원하는 일에는 아낌없이 마음을 쏟는 멋진 사람이야” “나는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라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야” “나는 내 주위에 나를 돕는 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않는다” 등 아이들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고, 용기를 북돋는 메시지가 적혀있다.

김혜진 교사는 “메시지는 홍익교원연합 온라인카페에서 많이 참고한다. 선생님들이 좋은 메시지를 찾아 매년 올려준다. 그 중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꼭 맞는 문구를 찾는다. 이런 책갈피 선물을 어린이날에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서울 동원초 김혜진 교사가 스승의 날 선물한 희망메시지 책갈피를 찾은 아이들이 저마다 자랑하는 모습과 칠판에 적어 선생님께 감사를 전한 모습. [사진=김혜진 교사 제공]
서울 동원초 김혜진 교사가 스승의 날 선물한 희망메시지 책갈피를 찾은 아이들이 저마다 자랑하는 모습과 칠판에 적어 선생님께 감사를 전한 모습. [사진=김혜진 교사 제공]

김 교사는 5월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을 연계해 소중한 경험을 학생들에게 선물한다.

“올해는 어린이날 10일 전에 부모님께 숙제를 내드렸다. “아이에게 주는 의미 있는 선물로 ‘편지’를 써 주세요.”라고 했고, 봉함된 편지를 아이 편에 받아 두었다. 어린이날에는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제가 아이를 가졌을 때부터 느낀 감정과 추억을 말해주고 ‘너희 부모님도 얼마나 소중하게 너희를 만났을까?’라고 했다. 아이들이 눈을 감고 조용히 명상을 하는 동안 부모님의 편지를 선물했더니, 아이들이 꺼내 읽으면서 엄청 많이 울었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이 진심을 다해 부모님께 답장을 썼다. 어버이날 꽃을 만들고 그 답장을 부모님께 선물하도록 했다.

어린이날 아이들에게 ‘너희가 소중한 사람인데 뭘 사달라거나 뭘 해달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라고 물으면 아이들이 어린 듯해도 다 안다. 5월 가정의 달에는 한 달 내내 아이들이 가족과 교류하고, 사랑을 표현해보도록 한다. 엄마를 안아주거나 매일 가족 칭찬해주기 비밀 미션을 주고, 내가 한 말과 가족의 반응을 소감으로 적어서 어버이 날 함께 선물하도록 했다. 부모님들이 놀랍고 고맙다고 연락을 주셨다.”

서울 동원초 김혜진 교사는
서울 동원초 김혜진 교사는 "어린이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부모님과 아이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열어주는 가운데 신뢰가 싹트는 달"이라고 했다.

김 교사는 “매년 3, 4월이면 아이들도 ‘새학기 증후군’을 앓지만 선생님도 아이들과 맞추느라 많이 힘들다.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부모님들과 상담하면서 3, 4월을 보내고, 5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지나면서 아이들과 저 사이에 신뢰가 딱 자리 잡는다.”고 했다.

김혜진 교사는 하교시간 아이들에게 “오늘 선생님이 선물을 받고 싶어. 너희가 안아주면 행복할 것 같아”라고 했다. 아이들이 달려와 안기자 번쩍 들어 돌려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스승의 날은 아이들 마음속으로 제가 쏙 들어가고, 제 마음 속에 아이들이 쏙 들어오는 날”이라며 “5월은 의미 있는 한 달이다. 어린이날에는 아이들 자존감을 세워주고, 부모님과 아이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열어주는데 그 사이에서 부모님은 저를 신뢰하게 된다. 해년 마다 3, 4월 힘들어 하다가도 5월 이면 살아나는 기분”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교류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매월 홍익교원연합 교사들이 모임을 하며, 서로 경험을 교류한다. 매년 4월 말이면 5월 계획을 서로 논의하고, 좋은 사례를 공유한다.”고 했다.

경기 풍양초등학교 이영수 교사(오른쪽 위)는 자신이 직접 키운 선인장에서 한마디씩 떼어 미니화분에 옮겨심고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 편지와 함께 아이들에게 전했다. [사진=이영수 교사 제공]
경기 풍양초등학교 이영수 교사(오른쪽 위)는 자신이 직접 키운 선인장에서 한마디씩 떼어 미니화분에 옮겨심고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 편지와 함께 아이들에게 전했다. [사진=이영수 교사 제공]

또, 경기 풍양초등학교 이영수 교사는 자신이 9년 간 기른 게발 선인장에서 한 마디씩 떼어 가지고 있는 미니 화분에 하나씩 심어 편지와 함께 담임을 맡은 3학년 아이들에게 전했다. 그는 편지에 “너희 나이와 꼭 같은 9살 먹은 게발 선인장이야. 따로 떨어져 화분에 심어져 있지만 원래 연결된 하나” 라며 “지구에 살아가는 생명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단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어”라고 메시지를 담았다. 또한 올해 연말 꽃을 피울 거라는 정보와 물주는 법, 그리고 기분 좋은 말을 들려주는 관리법도 전했다. 아이들은 교실에서 자신이 키울 선인장에게 애칭을 붙여주며 행복해 했다.  

'철학이 있는 스승이 되자'는 모토로 홍익교육실천을 하는 교사들의 모임인 홍익교원연합 이미지. 15일 홍익교원연합은 아침 메시지로 '참스승의 기도'를 교사들에게 보냈다.
'철학이 있는 스승이 되자'는 모토로 홍익교육실천을 하는 교사들의 모임인 홍익교원연합 이미지. 15일 홍익교원연합은 아침 메시지로 '참스승의 기도'를 교사들에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