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평균수명은 2016년 현재 82세로 증가추세(통계청 자료). 그러나 질병이나 부상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64.9세로, 오히려 조금씩 감소추세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OECD(국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 삶의 만족도가 6.5인데 비해 한국은 평균 이하인 5.8에 머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국민의 건강한 삶을 설계하고 스포츠가 국민기본권이 되어가는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이 모였다.

지난 31일 충남 천안 국학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8 국학기공지도자 대회’에 전국 곳곳에서 생활체육 지도를 하는 국학기공 강사 중 3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대구 장미공원에서 수련지도하는 서명자 국학기공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대구 장미공원에서 수련지도하는 서명자 국학기공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대구 장미공원에서 수련 지도한 지 8년 차인 서명자(49) 강사. “보통 야외 공원에서 수련지도는 4월에 시작하는 데 좀 더 일찍 3월에 수련장을 열었다. 지금 회원이 15명 내외 출석하는 데 4월 중순이면 40~50명이 넘는다. 회원들이 수련을 하면서 ‘오십견이 나았다. 허리가 좋아졌다. 활기가 생겨서 사는 게 행복하다’ 하실 때마다 보람차고 기쁘다.”고 했다.

그럼 어려움은 없을까? 서 강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나가려면 약속도 잡을 수 없고, 가끔은 피치 못할 사유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도 매일 수련지도를 나가면 ‘내가 나를 이겨냈구나!’하는 쾌감을 느낀다.”며 “오늘 120세 강의를 들었다. 올해 공원에서 건강법은 물론 120세 철학도 전해서 사람들이 꿈을 품고 건강할 수 있도록 돕겠다.”로 다짐을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 보건소에서 국학기공 수련을 지도하는 정평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서울 동대문구 보건소에서 국학기공 수련을 지도하는 정평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서울지역 정평(47) 강사는 국학기공강사가 된지 2년 정도 되었다. “동대문구 보건소에서 40대부터 70대까지 주민을 대상으로 국학기공 강좌를 진행한다. 주로 60~70대 젊은 할머니들이 많은데, 갱년기 이후 나이가 들어가며 몸이 노쇠하여 아픈 것을 많이 걱정한다. 젊은 시절은 남편, 자식들을 위해 다 바치다 보니 자신을 돌볼 틈이 없다가 이제는 스스로 몸을 돌봐야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몸이 아프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생활에 여유가 있어도 소용이 없으니까 몸을 챙기게 된다고들 한다.”

그에게 보람찬 순간을 묻자 “우리 국학기공 수련법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행복해하고 얼굴이 환해졌을 때이다. 얼굴 표정에 다 나타난다. 수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며 손에 살며시 사탕하나라도 쥐어주려 하실 때마다 정말 감사하다.”며 울컥 눈물이 맺혔다.

올해부터 경로당과 보건소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취약계층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건강 체조교실에서 수련지도를 더 하게 되었다는 정 강사는 “어르신을 지도할 때는 그 분들의 컨디션을 계속 살피면서 맞춤체조를 하게 된다. 즐겁고 편하게 하려고 유도한다.”고 했다.

그는 “결혼 전에는 판매 영업을 하다가 결혼하고 세 아이를 열심히 키우며 평범한 주부로 살았다. 경력이 단절된 셈인데 강사로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건강을 책임진다는 게 보람차다.”고 했다.

 

전북 익산에서 활약하는 박순철 국학기공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전북 익산에서 활약하는 박순철 국학기공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전북 익산에서 온 박순철(70) 국학기공강사는 배산노인종합복지관 남자기공반과 동아리반 두 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수련지도 하는 반에 80여 명의 주민들이 참여한다.”는 그는 3년 전만해도 복지관에서 수련 받는 교육생이었다. 6개월 정도 수련을 받다 강사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으로 정기수련을 하며 강사 과정을 밟아 1년 전부터 수련지도를 하고 있다.

박 강사는 “내가 원래는 환자였다. 갑상선 항증진, 우울증, 천식 등 종합병원이었다.”며 “강사에 도전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계속 밀어붙여서 결국은 강사가 되었다.(웃음) 강사가 되어보니 책임감도 느끼고, 단순한 건강법뿐만 아니라 우리 철학을 전하게 된 게 달라진 점”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은 더 좋아졌고 활력이 넘친다. 앞으로도 계속 강사로 활동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강사는 복지관 회원들과 함께 전북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해 금상도 받고 작년 6월에는 제주에서 열린 생활체육대축전 전국국학기공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한창 때 사회활동을 할 때는 가정과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던 사람들도 정년퇴직 후에는 그냥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버린다. 국학기공 강사가 되어 사람들에게 늙었다는 허무감을 없애주고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선택하면 이루어진다.’고 용기를 줄 수 있어 나이 들어서도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인 것 같다.”

박 강사는 “오늘 심화수련도 좋았지만 국학기공 철학 강연과 120세 강연이 감명 깊었다. 내가 바로 120세 인생의 생생한 모델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국학기공지도자 대회에 참석 소감을 밝혔다.

지난 31일 열린 '2018 상반기 국학기공지도자 대회'에 참석한 국학기공 강사들. [사진=강나리 기자]
지난 31일 열린 '2018 상반기 국학기공지도자 대회'에 참석한 국학기공 강사들. [사진=강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