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까지를 인생의 전반기, 그 후를 인생의 후반기라고 보면, 인생의 전반기에 인간이 걸어가는 길과 목적지는 비교적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성공은 인생의 전반기를 관통하는 가장 큰 패러다임이다. 먹고 살아야 하므로, 또는 더 잘 먹고 더 잘 살아야 하므로 모두 정신없이 그 길을 내달린다. 그리고 그 길은 오랜 역사를 통해 수많은 사람이 걸어갔기 때문에 널찍한 대로가 되었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은퇴와 함께 맞이하는 인생의 후반기에는 모두 따라갈 수 있는 명확한 대로가 나 있지 않다. 이것은 평균수명이 60~70세였을 때는 문제가 아니었지만, 평균수명 9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문젯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100세를 넘어 사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히 보게 될 것이다. 인생에서 30, 40년의 세월을 아무런 목적 없이 그냥 살기를 원하지 않는데도,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다면 개인에게나 인류 전체에게나 큰 불행일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전반기에 성공을 위해 달려가듯이, 인생의 후반기에 사람들이 갖고 살아야 할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길은 아직 나 있지 않다.  인생의 길이 절반까지만 나 있고 나머지 절반은 길이 없는 허허벌판이다. 그 허허벌판에서 자기만의 명확한 인생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인생 후반기, 인생 가운데 절반의 길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이 60세 이후의 삶을 흐지부지 보내다 가는 것이다.


이제 인간으로 태어나서 걷는 인생의 길이 완전해 져야 할 때가 왔다.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인생의 사이클에는 성공의 길밖에 나 있지 않았다. 그것은 사이클의 반 바퀴만 돌다 가는 불완전한 삶이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세상에 왔다가 정말로 찾아야 할 것을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갔겠는가?

지금 이 시대는 나머지 절반의 길을 개척하고 닦아야 할 때이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고, 내가 120살까지 살겠다고 선택하고 책을 집필한 이유이다.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한국어 출간에 이어, 미국과 일본에서까지 영어와 일어로 출간한 것은 이러한 시대적 필요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령사회나 초고령사회를 위한 준비는 정책이나 복지제도가 우선이 아니다. 노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주체적인 준비가 최우선이다. 자기 스스로 노년의 삶의 목적과 방향을 정하고 설계하는 것이 진정한 노후준비이고 노인복지의 시작일 것이다.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라는 책이 노년의 삶을 고민하고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벗이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나는 책에서 인생의 후반기에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완성이라고 제안했다. 그것은 사람은 태생적으로 완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유일하게 ‘나는 누구인가?’라고 질문하는 동물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질문하고, 삶의 목적과 의미를 알려고 하고 자기 존재의 근원을 찾으려고 한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 들어서면 결국 성공을 넘어 완성의 가치를 추구하게 되는 까닭은 우리가 필연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가 스스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고 완전함을 추구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인생의 후반기는 그 어느 때보다 나를 찾고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우리 자신을 완성의 삶으로 이끌어 주는 것은 내 안에 존재하는 변하지 않는 진정한 가치, 바로 참 나이다. 원래부터 자기 안에 있던 것이다. 그것을 찾고 느낄 수 있는 감각을 회복하면 된다. 나의 가치는 오로지 나 스스로 찾을 수 있고 나 스스로 창조할 수 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짜 나를 만나면서부터 완성을 향한 삶을 시작할 수 있다.  
 

완성이라는 것은 보이는 세계나 어떤 외형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면에서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이며 의식의 세계이다. 자긍심, 만족감, 합일감, 평화처럼 자신의 가슴을 가득 채우는 충만감이다. 죽음의 순간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내 삶에 더는 후회나 여한은 없다. 나는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을 살았고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만족감과 충만감 속에서 행복하고 평화롭게 눈을 감을 수 있는 삶이 바로 완성의 삶이다. 오직 자신의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만족감과 충만감의 정도에 따라 인생의 완성도가 결정된다.
 

성공기를 통해 우리가 얻고 받은 것들을 완성기에는 나누고 베풀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인생의 전 사이클이 완성된다. 성공과 완성의 차이점 중 하나는 완성을 추구하는 데는 경쟁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전리품인 물질적인 가치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나누면 몫이 작아지므로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완성을 위한 내면적인 가치는 무한함으로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도 내 몫이 작아지지 않는다. 내가 완성을 이룬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완성을 이룰 기회가 줄지 않는다.

 

그래서 완성기의 세상은 뿌린 씨앗만큼 거두고 수확하는 100% 정직한 논밭이다. 이 논밭에서는 다른 사람과 경쟁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품앗이하며 서로의 수확을 도우면 된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이 완성을 향해가는 인생 후반기의 이상적인 문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완성의 길을 따라 걸어갈 때 우리 각자의 인생은 비로소 완전해질 것이다. 이러한 노년의 문화가 퍼져 모두가 완성의 길을 걷는다면 이 사회와 인류의 미래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를 완성하고 인생을 완성하는 길, 이것이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생의 새로운 길이다. 이것이 인간이 인간으로서 걸어가야 할 진정한 길이다. 그래서 120세 인생을 꿈꾸고 선택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인생을 완성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