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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칼럼] 내가 새벽 공원으로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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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3  10:39:08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  k-spirit@naver.com
   
▲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나는 공원에서 시작했다. 37년 전, 서른의 청년이었던 나는 이른 새벽에 공원으로 나갔다. 잠들어 있는 어린 두 아들과 아내가 깨지 않도록 몸을 살짝 일으켜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공원으로 나갔다. 모악산에서 내려올 때는 내가 목숨을 걸고 얻은 깨달음을 전하기만 하면 사람들이 받아들일 것이고, 그러면 3개월이면 하늘과 약속한 비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그 깨달음을 실천하고 전하기 위해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깨달았다고 해서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주지도 않았다.

 

내가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했다.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했다. 그래서 새벽에 공원으로 나갔다. 나는 새벽 공원을 아무런 제약 없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고, 자연이 어우러진 기운이 맑은 곳이고, 무언가 자신에게 집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라 생각하고 선택했다. 우리가 사는 도시는 대부분 공간이 사유화되었지만, 공원은 그 가운데 아주 드문 공적인 공간이다. 더욱이 매일 새벽에 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희망을 안고 열심히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충현탑 공원! 나는 사람들을 만나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그곳으로 향했다. 어둠이 걷히면서 한 사람, 두 사람, 공원으로 오기 시작했고, 그들은 평소대로 그냥 걷거나 각자 하던 동작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뭐 도와드릴 것이 없을까요?” 하고 물었지만, 그들은 그냥 됐다며 손사래를 했다.

 

하는 수 없이 홀로 단전을 두드리며 운동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왔다. 그냥 봐도 몸이 아주 불편한 사람이었다. 그는 13년 전에 중풍에 걸렸다며 자기도 건강해질 수 있겠냐고 물었고 도움을 청했다. 그 중풍 환자는 처음으로 나와 민족과 인류를 구하겠다는 나의 꿈으로, 비전으로 초대된 사람이었다. 그가 건강해지도록 돕는 것이, 그의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것이 나에게는 나와 민족과 인류를 힐링하고 돕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내 깨달음이 세상과 만난 소중한 첫 인연이었다.

 

그 날을 시작으로 나는 5년 동안 새벽 공원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 정성을 다해 심신수련을 지도했고 홍익정신과 인간완성의 길을 전했다. 겨울이 다가와서 내년 봄을 기약하며 잠시 공원 새벽 수련을 쉴 때 사람들은 감사의 표시라며 트레이닝복 한 벌을 선물로 주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아무 걱정이 없었다. 센터 임대료를 걱정할 필요도, 제자들을 책임져야 하는 무게도 없었다.

 

37년 전에 내가 공원에서 시작한 작은 홍익의 실천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가 섰던 그 자리를 수천 명의 국학기공 강사들이 대신하고, 그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새벽의 공원을 깨우고 있다. 그들도 나처럼 자신의 깨달음을 실천하며 홍익인간으로 성장하는 자리로 공원을 선택한 것이다. 국학기공은 수십 년간 심신건강법으로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국민생활체육으로 당당하게 성장했고, 작년에는 대한체육회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10여 개국의 공원에서도 홍익의 실천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 국립공원청은 지난 7년간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명상 및 교육프로그램을 지도해 온 공로를 인정하여 나에게 <파이어니어 어워드>를 수여했다. 오는 10월에는 서울광장에서 전 세계 국학기공인들이 모여서 친목을 도모하고 지구시민의 홍익정신을 공유하고 실천을 약속하는 국제국학기공대회가 열린다.

 

나는 국학기공 강사들에게 늘 이야기 한다. “만약 여러분이 5년 동안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한결같이 공원에 나가 사람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전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지 할 수가 있습니다.” 나에게 공원에서의 5년은 지난 37년간 어떤 고난과 위기 속에서도 나와 민족과 인류를 살리는 이 길을 올 수 있었던 내공을 길러 준 시간이었다.

 

나에게 깨달음은 처음부터 함께 나눌 수 있고 실현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전달할 수 없는 깨달음, 함께 나눌 수 없는 진리는 그저 개인적인 환상일 뿐이다. 깨달음은 최종목적지가 아니라 단지 출발점에 불과하다. 신성은 이미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홍익은 인간의 본성이다. 중요한 것은 신성을 지닌 존재로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바로 보고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에 책임을 지는가이다.

깨달음이 선택이라면 그 깨달음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홍익이요, 홍익은 힐링이다. 깨달음을 증명할 방법은 실천 이외에는 없다. 깨달음의 가치는 건강과 행복과 평화의 실현에 있고, 인성회복과 자연회복에 있다. 그래서 깨달음은 나를 힐링하고 가족을 힐링하고 사회를 힐링하고 국가와 종교 간의 갈등을 힐링하고 인류를 힐링하고 지구를 힐링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오늘도 새벽 공원에서 밝고 환한 미소로 희망을 전하는 국학기공 강사들을 응원한다. 국학기공운동이 우리 사회를 힐링하고 나아가 인류를 힐링하고 지구를 힐링하는 1억 명이 참여하는 지구시민운동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ㆍ국제뇌교육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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