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주준형
이미지 주준형

반지하 오디오로그 ‘나는 은둔형 외톨이입니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1864년 작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원작으로, 배우의 독백과 바이올린 독주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식의 음악극이다. 사회적 고통과 자신에 대한 절망으로 지하로 숨어든 인물을 ‘반지하’라는 현대적 은유 공간 속에서 은둔형 외톨이의 초상으로 재해석했다.

이 공연은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지원하는 2025 경기예술지원 기초예술창작지원 ‘공연 초연’사업을 통해 제작되었다. 반지하 오디오로그 ‘나는 은둔형 외톨이입니다’는 오는 10월 30일(목)과 31일(금) 수원 가회당(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33)에서 공연한다.

무대 위에서 배우의 언어와 바이올린의 음향은 두 개의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처럼 충돌하고 반사되며, 원작의 길고 긴 독백을 새로운 감각으로 공명한다. 이는 ‘지하’의 고독을 동시대의 ‘반지하’로 옮겨오며, 존재의 불안과 자아의 균열을 사운드와 몸짓으로 풀어낸 시적 무대다.

연출을 맡은 작곡가 주준영은 서울대학교와 파리 국립음악원에서 작곡과 관현악법을 전공하였다. 민규동 감독의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래로 여러 영화의 작곡에 참여했고 안시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출품된 민성아 감독의 <보리야>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리퀴드사운드의 연희해체 프로젝트 ‘Kin’과 ‘Offon’의 음악을 만들었고, 무형유산원의 2025년 개막공연 ‘장인의 시간들:빛과 바람’의 음악을 맡았다. 다방면의 음악을 작업하며 서로 다른 장르의 충돌에서 오는 흥미로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으며 그 일환으로 2024년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음악극 ‘시선 si, Sonne!’의 음악과 예술감독을 맡았다. 작업마다 음악적 기술의 완성도와 더불어 다른 색깔을 실험하고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작곡가이다.

작곡가 주준영은 “도스토예프스키가 묘사한 인간의 내면은 16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이 공연은 문학적 독백을 소리와 공간, 신체로 재구성한 오디오로그 형태의 실험”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