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화 영 박사
1990년대 후반 중국 언론에서 “한류(韓流, Korean Wave)”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하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겨울연가’, ‘대장금’ 같은 드라마와 H.O.T와 보아 같은 K-팝 아티스트가 인기를 얻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한류는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여 <올드보이>,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영화가 주목을 받았고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같은 아이돌 그룹이 인기를 얻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한류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여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수상과 흥행을 했고 BTS, 블랙핑크의 K-팝이 글로벌 차트를 석권하면서 K-뷰티, K-푸드, 웹툰, 게임 산업도 동반해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의 등장은 신한류가 등장했음을 의미합니다. 기존 한류가 드라마, 영화, 아이돌 음악 중심의 실사 콘텐츠(현실 세계를 실제 카메라로 촬영해서 만든 콘텐츠)로 한국 문화를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라면 케데헌식 한류는 K-팝 아이돌 세계관과 판타지와 애니메이션이 융합된 IP(지적재산) 기반에 한국적 요소를 녹여 글로벌 보편 콘텐츠로 만들어 한국적이지만 동시에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융합 문화방식입니다.
<케데헌>의 특징은 융합으로 미국 넷플릭스의 자본과 일본 소니의 기술과 한국인 2세 제작진이 주축이 되어 자본, 기술, 제작이 융합된 작품이고 신화와 최신 대중문화의 융합, 가상신화와 문화관광의 융합, 다양한 비주류 문화의 융합, 한국의 영적 세계관을 반영한 에고와 영성의 융합, 이처럼 모든 것이 비빔밥처럼 융합되어 섞여 있으나 각자의 개성과 문화를 존중받으면서 하모니를 이루고 있습니다.
2025년 8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총 432만89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3만9237명)보다 77.5% 증가했습니다. 특히 2025년 8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외국 관람객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만 명 넘게 증가했는데 늘어난 인원의 80%가량인 8000여명이 7~8월 두 달 동안 집중됐습니다. 이것은 2025년 6월 20일 <케데헌> 공개 이후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고조된 결과입니다.
<케데헌>으로 촉발된 신한류로 한국의 영적 세계관과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그동안 세계 문화를 주도했던 영어권 문화에서 문화의 주도권이 대한민국으로 넘어온 문화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으로 볼 수 있을 만큼 큰 의미가 있습니다.
20세기가 과학, 기술, 산업, 문화가 각각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분화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서로 다른 영역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융합의 시대입니다. 지금은 물리적 세계, 디지털 세계, 생물학적 세계가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CT(문화기술)가 융합되어 스마트폰이 전화기 + 컴퓨터 + 카메라 + 네비게이션 + 결제 시스템 + 모바일 헬스케어 기능을 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컴퓨터공학이 기술적 토대를 제공하고, 뇌과학이 인간 지능의 생물학적 원리를 영감으로 주며, 철학이 “지능·의식·윤리” 같은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컴퓨터공학 + 뇌과학 + 철학이 융합되는 정신과 물질이 융합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정신과 물질이 융합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방향을 잘못 잡으면 인공지능의 남용으로 인류문명이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성(靈性)이 방향을 잡아주어야 하므로 영성, 정신, 물질이 융합되는 5차 산업혁명이 필요합니다. 영성이란 신(하느님)과 연결되려는 마음으로 신성(神性)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정신과 물질은 에고(Ego)에 속하므로 5차 산업혁명 시대는 에고와 신성이 융합되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의 시대가 됩니다.
5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영성이고 영성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 우리나라입니다. 개천절의 의미를 알면 영성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 우리나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행촌 이암 선생의 『단군세기』를 보면 “배달 신시 개천 1565(단기 원년, B.C. 2333)년 10월 3일에, 신인 왕검께서 오가(五加)의 우두머리로서 무리 8백 명을 거느리고 단목 터에 와서 백성과 더불어 삼신상제님께 천제를 지내셨다(至開天千五百六十五年上月三日하야 有神人王儉者가 五加之魁로 率徒八百하시고 來御于檀木之墟하사 與衆으로 奉祭于三神하시니)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것은 단군조선 건국 1565년 전에 환웅천왕이 홍익인간 정신으로 신시 개천을 했고 B.C. 2333년 10월 3일에 단군왕검이 이를 계승하여 홍익인간 정신을 건국이념으로 단군조선을 건국했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개천절은 환웅천왕의 개천절(開天節)이면서 단군왕검의 개국일(開國日)입니다.
개천은 ‘하늘을 연다’는 뜻입니다. 이때 하늘은 ‘눈에 보이는 하늘’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을 뜻하고 사람에게 있는 하늘마음이 열려서 신성(神性)을 회복한다는 의미입니다. 신성이 회복되면 양심이 밝아져서 홍익인간이 됩니다. 개천절은 신성을 회복하고 양심이 밝아진 날이고 개국일은 신성을 회복하고 양심이 밝아진 사람들이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건국 이념으로 국가를 세운 날입니다. 사람에게 혼(魂)이 있듯이 나라에는 국혼(國魂)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개천으로 신성을 회복하고 홍익인간 국혼으로 나라를 건국했습니다. 그러므로 개천의 시조(始祖)는 환웅천왕이고 개국의 국조(國祖)는 단군왕검입니다.
14∼16세기에 르네상스가 일어나고 뒤이어 산업혁명으로 과학문명이 시작되어 지금은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CT(문화기술)가 융합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습니다. 르네상스는 서양문명의 뿌리인 그리스·로마의 인간중심의 사상을 부활하여 인본주의 시대를 열었고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물질, 과학, 경제를 중심으로 과학 물질문명을 일으켜서 4차 산업혁명 시대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물질만능주의와 과학만능주의 사고, 이기주의와 환경파괴가 성행하게 되어 지금 인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인류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영성, 정신, 물질이 융합되는 5차 산업혁명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영성, 정신, 물질의 융합 시대를 열어갈 제2의 르네상스가 일어나야 하고 융합시대를 이끌어 가야 할 영성이 필요합니다. 융합의 영성으로 적합한 것이 바로 개천입니다. 개천은 하늘마음이 열려서 신성(神性)을 회복하고 양심이 밝아져서 홍익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산업혁명을 이끈 르네상스가 그리스 로마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5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제2의 르네상스는 신시개천과 단군조선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의 영성과 한국의 전통문화로부터 시작이 될 것입니다.
케데헌으로부터 시작된 신한류의 변화로 영화, 드라마, 음악이 영어권 문화에서 한국의 영성과 전통문화로 문화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하고 있음은 신시개천과 단군조선에 뿌리를 둔 제2의 르네상스가 일어나고 있는 조짐입니다. 문화적, 사회적, 영성적 맥락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개벽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제2의 르네상스가 개벽이고 개벽은 곧 개천입니다.
신시개천과 단군조선의 개국으로 의식의 진화를 통해 문명이 업그레이드되었듯이 지금 인류문명도 영성, 정신, 물질이 융합된 5차 산업혁명으로 의식이 진화되어 문명의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합니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가 “한국은 세계가 잃어버린 영혼을 가진 나라”라고 말한 것처럼 영성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 우리나라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개천절은 귀중한 가치가 있습니다. 단기 4358년 10월 3일 개천절을 맞이하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국조 단군왕검이 모셔져 있어 국혼이 살아 있고, K스피릿과 홍익인성교육의 전당인 국학원 현판식 장면을 보며 국학원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넘쳐나는 장면이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4358년 동안 세계가 잃어버린 영혼을 간직해온 우리나라에서 영성, 정신, 물질이 융합된 5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일어나 인류문명이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