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사형수는 울었다' 공연 포스터. 이미지 예풍
창작 뮤지컬 '사형수는 울었다' 공연 포스터. 이미지 예풍

‘무등산 타잔 박흥숙’ 실화를 모티브로 한 창작 뮤지컬 ‘사형수는 울었다’(작 손윤필, 음악 스튜디오 물너울, 제작 예풍, 연출 박주은)가 2024년 창작 초연에 이어 올 9월 재연으로 돌아온다.

제작사 예풍은 오는 9월 13일~14일 양일간 서울성북미디어문화마을 4층  꿈빛극장 무대에 이 뮤지컬을 다시 올린다.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은 1977년 무등산 판자촌 강제 철거에 우발적으로 발생한 철거반원 살인 사건을 말한다. 흉기를 휘두른 박흥숙을 뉴스는 “무등산에 타잔이 살고 있다”로 보도했다.

창작진은 이 실화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을 만들었다. 인간으로서의 권리, 가난 그리고 반복되지 말아야 할 횡포 등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에서다.

손윤필 작가는 이 뮤지컬을 만든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올림픽, 전국체전, 월드컵. 축제가 있을 때마다 도시미화를 빌미로 수많은 빈민촌이 철거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축제지만 누군가에겐 잊을 수 없는 상처의 순간입니다.

50년전, 군부정권 당시 전국체전을 빌미로 판자촌이 강제로 철거되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서울 올림픽 때도 월드컵 때도 평창올림픽 때도 이 같은 비극은 반복되었습니다. 우리가 모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개개인이 이러한 사건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연을 통해서라도 우리가 관심 갖고 생각해 봐야 할 부분들을 관객에게 던져주고 싶었습니다. ‘가난’과 국가의 역할,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손윤필 작가는 “아무래도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아픔을 다루는 소재인 만큼 대사 하나하나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2020년에 대본을 완성하였으나 당시에는 제작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후일을 기약했다. 그러다 2023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제작을 시작해서 2024년 7월에 초연하였다.

뮤지컬 ‘사형수는 울었다’는 이렇게 구성된다.

유난히 춥던 77년 겨울. 시에서 보령산 판자촌 철거 명령이 내린다. 이유는 단 하나, 전국체전을 앞두고 대통령의 헬기 순방 경로에 이 판자촌이 걸려 있다는 것이다.  하루 벌어 하루 살기도 힘든 판자촌 사람들에게 일주일 안에 판자촌에서 나가라는 말은 죽으라는 말과 같았다.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 임시로 머무를 수 있는 곳이라도 마련해달라고 처절하게 외쳤지만, 시는 이를 외면한다.

판자집 청년 24살 박현석은 마을 사람들 대표해 시장을 찾아가는데, 하나의 시민으로 존중받지 못한 채 쫓겨난다. 설상가상으로 철거를 3일 안에 끝내라는 명령이 다시 떨어진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마을사람들은 분노한다. 이대로면 정말 모두 죽는다며 공무원 종환에게 처절하게 매달려 보는 마을사람들. 그러나 종환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급하면 땅굴이라도 파서 들어가요. 그건 모른 척해 줄 테니까”. 말도 안 되는 한마디지만 판자촌 사람들은 살기 위해 땅굴을 판다.

3일 뒤 철거 날. 철거반원이 들이닥친다. 철거로만 알고 있었던 마을 사람들의 터전에 불을 질러 흔적마저 없애려 하자 현석은 간신히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철거반원과 실랑이를 벌인다. 그러다 우발적으로 휘두른 흉기에 철거반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현석은 자수하였고, 재판에서 “가난한 자들도 하나의 국민이고 하나의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최후 진술한다. 법원은 현석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이번에 재연하는 뮤지컬 ‘사형수는 울었다’ 공연에서 주인공 현석 역에는 정승환 석우성, 민희 역에는 김소정 손설빈 배우가 캐스팅됐다. 금순 역은 김사랑, 병순아재 역은 전민혁, 복천 할배 역은 김태원, 시장 역은 정호윤이 맡아 열연한다. 종환 역에는 한재우 이동기가 더블 캐스팅됐으며, 성찬 역은 김상민, 김병철 역은 김무준이 맡았다.

공연은 9월 13일(토) 오후 3시 7시, 14일(일) 오후 3시 세 차례 무대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