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체망원경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밤하늘의 별자리 사진이나 별의 일주운동을 촬영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촬영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이를 단계별로 쉽게 할 수 있게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바로 《관측 천문학 첫걸음》(지명근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2025)이다. 이 책은 공주대학교에서 지구과학교육을 전공한 지명근 교사가 지구과학 교사가 되어 천체 관측 장비를 이용하여 천문학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과학동아리와 학생 탐구활동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관측 천문학 입문서이다. 저자는 어떻게 이 책을 쓰게 되었는가?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을 가르치던 지명근 교사는 어느 순간 ‘내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이 과거의 어느 학자가 현재 학교에 있는 천체망원경보다 성능이 떨어진 것을 이용하여 발견한 것이라면, 우리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점에 가서 판매되고 있는 전공 서적을 살펴보았지만 실망하는 데는 시간이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교사와 학생들이 과학을 탐구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적절한 실험 책은 거의 없었다. 출판된 대학 실험 책에는 많은 실험 주제와 문제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문제에 대한 설명과 정답, 실제 실험 과정을 서술한 내용은 거의 찾지 못했다.
지 교사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있고, 활발한 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지는 천문학 분야에 교사와 학생이 함께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효과적으로 성취하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정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마침내 탄생한 것이 《관측 천문학 첫걸음》이다. 이 책에 수록된 많은 탐구활동은 천문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발견을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함께 관측을 통해 알아보고자 도전한 과정의 산물이다.
경험자답게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탐구활동을 진행하며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배려를 해두었다.
첫째, 독자의 이해도를 고려하여 난이도를 별(★) 1~5개로 표시하였다. 별 1개는 쉽고, 별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어렵다.
둘째, 천체 사진 촬영, 엑셀 사용, 탐구활동을 진행할 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활동에 대해 별도의 학습 동영상을 만들었다. 이 동영상을 따라 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영상은 유튜브 채널 ‘관측 천문학 첫걸음’에 올려놓았다.
셋째, 궁금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은 경우 질문을 할 수 있는 패들렛 공간을 만들었다.
넷째, 이 책에 사용된 관측 사진 자료, 엑셀 자료, 소프트웨어는 모두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천체 사진 촬영에 관심 있는 독자를 위해 제1장에서 이를 다루었다.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촬영에서부터 DSLR 카메라, 스마트폰, ‘씨스타’를 이용하여 천체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과 절차 소개한다. 이 책을 읽고 ‘아니! 천체 사진 찍기가 이렇게 간단했어!’라고 한다면 저자의 친절한 설명 덕분이다. 제2장에서 엑셀 사용법을 다루는데, 천체 관측에도 엑셀을 쓴다. “우리가 관측한 자료를 분석하여 천체에 관한 물리량을 구하는 데에도 Excel이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제3장 탐구활동에서는 달의 각지름 구하기부터, 태양의 자전 주기 구하기, 빛의 속도 측정,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 측정하기, 우리은하 중심의 위치 알아내기, 허블의 법칙, 퀘이사의 미스터리까이 탐구활동 22개를 다룬다. 활동에 따라서는 ‘역사적 배경’ ‘이론적 배경’ ‘관측 방법’ ‘관측자료’ ‘탐구활동’ ‘결과 및 토의’으로 적절히 구성하여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다. 천체 관측이 쉽게 느껴지고 재미있어진다면 이러한 구성과 기술이 뒷받침하였기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탐구활동을 중시하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이는 저자가 ‘과학의 배움’을 “학생들 스스로 탐구 주제를 고민하고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쳐 실험 과정을 설계하며 실험 자료를 분석하여 결과를 알아내는 활동”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확한 결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실험에 실패하더라도 많은 시간 고민하고 노력한 학생들의 경험은 너무나도 소중하며, 러한 실패의 경험을 통해 뛰어난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연구를 하다 보면 자신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며, 실험 자료를 해석하기 위해 학교에서 배운 수학 지식 어떻게 활용되는지, 실험 결과를 해석하기 위해 과학지식뿐만 아니라 스스로 검색하거나 전공 서적을 통해 공부해야 할 내용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될 것이다.” 학생들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고 ‘과학하는 재미’를 느끼도록 《관측 천문학 첫걸음》은 안내한다.
별을 찍고 싶은가?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이 책 한 권이면, 천체를 이해하는 법까지 함께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