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실감콘텐츠 데니태극기 영상과 독립운동가들의 얼굴을 디지털 기술로 복원한 모습, 100년전 금강산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17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 실감 전광판과 명동 신세계스퀘어에서 실감콘텐츠 ‘데니태극기’를 공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또 국사편찬위원회와 공동으로 광복 80주년 기념전시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을 개최한다. 한편, 국립수목원은 광복 80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조선시대 금강산의 자연과 식물을 담은 100년 전 사진을 국민들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과 신세계스퀘어에서 ‘데니태극기’ 콘텐츠 공개

국립중앙박물관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17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 실감 전광판과 명동 신세계스퀘어에서 실감콘텐츠 ‘데니태극기’를 공개했다. 가장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오래된 태극기가 디지털 애셋으로 구축돼 대형 전광판에서 다시 펄럭이는 영상에는 지난 1890년부터 135년간 이어진 우리의 역사와 눈부신 현재를 오롯이 담았다. 

데니태극기, 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데니태극기, 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데니태극기는 고종(재위 1863-1907)이 미국인 데니(1838-1900)에게 하사한 태극기로 지난 2021년 보물로 지정됐다. 데니는 1886년 조선 정부의 외교 고문으로 부임해 4년 동안 고종의 곁에서 외교, 법률, 경제 분야의 정책을 입안했고 조선의 주권을 주장한 외교관이다. 데니는 1890년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이때 고종이 이 태극기를 데니에게 하사한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남아있는 옛 태극기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며, 초창기 태극기의 형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지난 1981년 후손 윌리엄 랠스턴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대한제국을 선포하기 전 제작된 데니태극기는 자주독립 국가를 건설하고자 했던 고종 황제의 희망을 담고 있다.

신세계 스퀘어 데니태극기 콘텐츠. 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신세계 스퀘어 데니태극기 콘텐츠. 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대한의 상징이자 독립국가를 의미하는 데니태극기 영상은 지난 1890년 이전 흰색 광목 두 폭을 이어 바탕을 두고, 붉은색과 푸른색 천을 오려 태극을 만들고, 푸른색의 4괘를 바느질할 당시의 고결한 태극기에서 시작한다. 

이후 조선총독부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완전한 어둠에 휩싸이는 등 대한제국에 닥친 고난의 상징을 지나, 서광이 비추고 태극기는 다시 일어나 본래의 색을 찾아간다. 파도가 몰아치듯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태극과 힘차게 뻗는 건곤감리 4괘는 조화와 화합을 의미하며 펄럭이는 흰색 바탕은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역사를 보여준다. 해가 완전히 떠오르고 푸른 하늘을 되찾은 지금, 태극기는 우리 앞에서 힘차게 펄럭인다. 영상은 빛과 그림자, 직물의 거침과 부드러움, 카메라 각도와 속도를 달리하며 1분 동안 태극기의 서사를 담아낸다. 

특히 신세계스퀘어는 시점에 따라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설계된 아나모픽 일루전(Anamorphic Illusion) 기법을 적용해 초대형 데니태극기가 명동 하늘에 펄럭이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데니태극기 실물은 오는 10월 1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에서 열리는 전시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 실감 전광판에서는 전시 기간에 맞춰 10월 12일까지 콘텐츠 ‘데니태극기’를 상영한다. 신세계스퀘어에서는 오는 8월 15일까지 10분 간격으로 상영되며, 8월 15일 광복절에는 하루 종일 데니태극기 게양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다.

독립운동가의 얼굴을 다시 만나다 ⋯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 기념전시 포스터. 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 기념전시 포스터. 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국사편찬위원회와 공동으로 광복 80주년 기념전시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12일까지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에서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주요 독립운동 관련 자료와 함께 국사편찬위원회가 보존해 온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인물 카드’의 실물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또한,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순국한 안중근, 유관순, 이봉창, 윤봉길, 안창호 등 다섯 분의 독립운동가 얼굴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해 새로운 시대의 대한민국에서 환한 미소로 다시 마주할 수 있다. 

유관순 열사 수형 기록 카드. 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유관순 열사 수형 기록 카드. 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

이번 전시에서는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인물 카드’의 실물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이 카드는 일제가 독립운동가들의 신상 정보, 수감 상황, 수배 이력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해 제작한 신상 정보 자료로, 체포 직후 촬영됐거나 수집된 사진이 부착돼 있다. 

지난 1980년대 초 치안본부(현 경찰청)에서 우연히 발견된 6천264매의 카드는 현재 국사편찬위원회가 보존·관리하고 있다. 유관순, 안창호, 한용운 등 우리에게 익숙한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이름조차 잊힌 투사들의 얼굴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일제의 철저한 감시 기록은 이제 독립운동의 실상을 증언하는 소중한 사료가 됐고, 2018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중요 독립운동 자료와 일제 감시 대상 인물카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일제의 탄압에도 꺾이지 않았던 독립운동가의 마지막 기록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하얼빈에서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묵을 시작으로, 나석주 의사의 거사 준비 편지,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선서문 등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마지막 기록들이 소개된다. 

전시실 내에서는 안중근, 유관순, 이봉창, 윤봉길, 안창호 등 독립운동가 다섯 분을 AI 기술로 복원한 영상도 상영된다. 이 다섯 분은 모두 광복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기에 남아 있는 사진에서 우리는 이분들의 미소를 볼 수 없었다. 디지털 기술로 볼 수 있게 된 환한 미소는 그토록 바랐던 조국의 광복을 맞은 감동의 순간을 관람객에게 전할 것이다.

100년 전 금강산의 기억을 되살리다

금강산 구룡폭포. 이미지 국립수목원.
금강산 구룡폭포. 이미지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은 광복 80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조선시대 금강산의 자연과 식물을 담은 100년 전 사진을 국민들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립수목원이 이번에 공개하는 자료들은 지난 6월 하버드대학교 아놀드수목원과 LOI(의향서) 체결 후, 이를 바탕으로 본 사진 및 기록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사진 자료들은 일제강점기인 1917년과 1918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아놀드수목원의 식물탐험가 어니스트 헨리 윌슨(E.H. Wilson)이 금강산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조사하며 남긴 것으로, 당시 금강산의 식생과 경관은 물론, 사찰 등 문화재와 사진 속 인물의 모습까지 생생히 담고 있다. 

금강산 표훈사. 이미지 국립수목원.
금강산 표훈사. 이미지 국립수목원.

금강산 명소인 귀면암, 구룡폭포, 표훈사, 장안사 등을 촬영한 사진들은 오늘날 자유로운 접근이 어려운 북한 산림의 역사적 단면을 보여주는 소중한 사료로,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금강산의 가치를 더욱 뚜렷하게 증명해 준다.

특히, 당시 노트에서 윌슨은 “금강산은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이며, 이 멋진 풍경 속에 많은 사찰들이 있다. 식물군은 가파른 절벽에 소나무와 전나무가 박혀있다.” 등으로 기록하고 있어, 100년 전 금강산의 생태적 특징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이러한 취지 아래, 국립수목원은 △7월 30일까지 국민과 함께하는 자연유산 기억 확산을 목적으로 사진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8월 중 산림박물관에서는 당시의 한반도 식물 탐사 사진전 “우리 식물의 잃어버린 기록을 찾아서”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모전과 전시 정보는 국립수목원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