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표면'(Silent Surfaces) 전시 모습. 이미지 서울아트나우 갤러리
'침묵의 표면'(Silent Surfaces) 전시 모습. 이미지 서울아트나우 갤러리

서울아트나우 갤러리가 5월 10일 개막한 기획전 《침묵의 표면》(Silent Surfaces)은 한국 현대회화에서 중추적 위치를 차지하는 세 작가, 이배, 김근태, 이진우의 작품을 통해 회화의 물성과 시간, 그리고 내면의 사유가 만나는 ‘표면’을 조명한다.

이배 작가는 반복과 축적의 행위를 통해 시간의 밀도와 응시의 긴장을 화면 위에 고요히 쌓아낸다. 절제된 색감과 물질의 결을 통해 단순한 평면을 넘어선 사유의 깊이를 드러내며, 관람자에게 시지각의 새로운 층위를 제시한다.

김근태 작가는 자연에서 비롯된 재료를 활용하여 화면 위에 도자기처럼 펼쳐지는 결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물성의 흐름을 따르는 직관적인 조형 언어를 통해 동양적 사유와 한국적 정서를 응축하며, 시대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회화적으로 제안한다.

이진우 작가는 한지와 숯, 린넨을 반복적으로 덮고 갈아내는 노동집약적 방식으로, 자아의 해체와 속죄, 그리고 재생의 의미를 화면에 새긴다. 그의 작업은 반복과 침묵을 통해 물성과 감정의 흔적을 쌓아 올리며, 감각 너머의 응시를 유도한다.

'침묵의 표면'(Silent Surfaces) 전시 모습. 이미지 서울아트나우 갤러리
'침묵의 표면'(Silent Surfaces) 전시 모습. 이미지 서울아트나우 갤러리

 

《침묵의 표면》은 세 작가가 각자의 언어로 구현한 ‘표면’을 통해 회화의 본질과 그 너머의 시간성을 사유하는 자리다. 단순한 시각적 표현을 넘어서 감정, 수행, 존재의 층위가 겹겹이 중첩된 이들의 작업은 관람자에게 깊은 감응을 전하며,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말을 건다.

서울아트나우 갤러리는 감각적 기획과 섬세한 전시 공간 구성으로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회화가 지닌 물성과 감각의 다양성을 세 작가의 시선을 통해 조망하며, 회화적 사유의 또 다른 방향을 제안한다.

이배, 김근태, 이진우 3인전 《침묵의 표면》(Silent Surfaces)은 6월 10일까지 서울아트나우 갤러리(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24길 41-14 102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