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진선이 5월 22일부터 김서울, 김수진, 손서현 3인전 《가시적 풍경Visible Landscape》을 열고 있다. 전시 제목 속 ‘가시적’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서, 그 이면에 담긴 작가의 시선과 감정까지 드러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판화 기반의 설치 작업으로 식물의 구조와 에너지를 조형화한 김서울, 선인장의 형상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변형하고 재구성하는 김수진, 가상 공간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심리적 풍경을 그려온 손서현이 참여한다.
김서울은 판화를 기반으로 실크스크린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가는 작가다. 평면에서 시작된 작가의 이미지는 투명한 아크릴 위에 인쇄되고, 겹쳐지고, 조립되며 입체적 조형 언어로 펼쳐진다. 식물은 작가에게 좋은 에너지의 상징이자, 유년 시절의 낙원을 상기하는 매개다. 김서울의 작업은 유연하게 반응하는 식물처럼, 사회적 변화와 개인적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작가는 작업 속 자연이 정적인 재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시각적 생명체로 관객 앞에 놓이길 소망한다.

김수진 작가는 선인장의 덩어리진 형태에서 자연의 파장을 감지한다. 그의 작업은 선인장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복, 콜라주, 왜곡, 진동 등의 시각적 장치를 활용해 위트 있는 화면으로 재해석한다. 작가는 선인장을 처음 마주했을 때 느낀 낯섦과 설렘, 그리고 이국적이고 단단한 그 식물의 물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러한 감각은 겹겹이 쌓이는 형상으로 화면에 구현된다. 관객은 이 작업을 통해 작가가 느꼈던 생경하면서도 강렬한 감각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작가는 선인장을 통해 장엄하고 경이로운 동시에 흥미롭고 새로운 자연의 얼굴을 관객이 마주하길 바란다.

손서현은 ‘심리적 풍경’을 그리는 작가다. 그의 작업은 현실에서 벗어난 가상의 정원을 가꾸듯, 감정의 묘목을 심고 시간을 쌓아가는 명상의 과정이다. 픽셀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시리즈는 게임의 배경처럼 보이지만, 실은 위로와 회피, 욕망이 스며든 내면의 풍경이다. 도심 속에서 자라며 관조의 대상으로만 존재했던 자연은, 이제 작가의 기억 속에서 재구성된 환상으로 되살아난다. 작가의 풍경은 낯익으면서도 생경하며, 관객에게 일상 너머의 감정을 환기한다.
김서울, 김수진, 손서현 3인전 《가시적 풍경Visible Landscape》은 6월 14일까지 갤러리진선(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59 2층)에서 열린다.